
6회때 장난스럽게 시작한 리뷰가 10회까지 왔네.
산이의 마음은 이제 너무 한없이 투명하여... 유리같은 것...어후...ㅋㅋㅋ
10회. 붉어지는 끝동과 단단해지는 산이의 마음
덕임을 끌어안은 산은 여전히 모르겠어.
덕임의 눈빛과 몸짓은, 분명 자신이 덕임을 향하는 그 눈빛과 몸짓과 닮아있어.
너와 나의 마음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같은 빛을 띄고 있을진데.
너조차 너의 그 마음의 빛깔이 아직 무엇인지 모르는 건지,
아니면 그 빛이 혹여 새어나가 내가 알게될까 두려워 꼭꼭 감춰두는 건지.
덕임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든, 설령 감추고 있는 것이든,
덕임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과 같을 수도 있다는 열망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산은 두려워서 차마 닿을 수 없었던 덕임의 얼굴을 주저함 없이 쓰다듬지.
"깨어날 때까지 지켜주겠노라 약속했어."
하지만, 이 밤, 네가 다시 눈을 뜰 때까지 지켜주겠다는 약조는 처음부터 지키기 힘든 약속이었지. 지금 내 차림새가 익위사라해서, 내가 그저 필부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나의 자리는, 태어났을 때 하늘의 뜻이 내려와 이미 정해져 있어.
돌아가셔야 한다는 덕로의 말은 사실 틀린게 하나 없지. 지금 이 순간, 산이 "있어
야"할 곳은 덕임의 곁이 아니야. 수어청의 군사들을 통솔하고, 역모를 일으킨 작당을 색출해내는 것이 마땅히 자신이 해야할 일, 그것이 하늘이 내린 숙명.
그리고, 애초에 내가 바랐던 건, 너의 얼굴을 한 번만 더 마주하는 것 아니었나.
너의 무사를, 나를 향한 너의 충정을, 알듯말듯한 너의 내심을 이제 나도 느꼈으니.
더는 욕심을 내지 말고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걸음은 쉬이 떨어지지 않지.
"설마 여인 하나 지키는 것으로 족하다, 그리 말씀 하실 작정이십니까."
하지만, 이제 산은 더 이상 덕로 앞에서도 마음을 감추지 않아.
내가 아닌 누군가, 너를 한낱 미천한 궁녀라 칭하는 것이 싫어.
내가 너를 귀히 여기는 그 마음처럼, 너를 누구도 함부로 대하게 하고싶지 않아.
그냥 취하고, 하룻밤 젊은 날의 열기로 치부하자는 덕로의 말을 다신 '그녀'에 대한내 마음을 니 멋대로 평하지 말라 일갈해버리지.
하지만 본심을 감추지 않는 것은 덕로도 마찬가지지. 덕로가 느끼는 위협을, 산도 알
고 있어. 가뜩이나 위태로운 세손의 삶에, 덕임은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야.
그건 이미.. 좀 더 어렸던 봄날의 계례식날 깨달은 사실 아니었던가.
영조에게 호부를 빼앗기고, 의심을 사고, 이궁까지 당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산의 마음은 한층 더 어지러워.
목숨을 잃을 뻔 했는데, 할아버지는 간신의 새치 혀에 나를 의심하고, 새할머니는.그런 할아버지 편을 들고,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은 어머니마저 그런 할아버지의 미움을 살까 제발 웃는 낯을 하라며 전전긍긍하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사람들이면서, 오직 나 하나 잘되길 바란다면서도 내심 자신이 제일 먼저인거야.
누구 하나 어디 상한데는 없느냐, 무서웠겠다 해주는 이가 없어.
산은 그 불안함 속에서도, 몰아내지 못한 역적 잔당 무리가 머무를 동궁이 안전한 장소가 아닐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모든 소용돌이 속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서고로 로 덕임을 보내지.
혹여나 자신을 걱정하고 있진 않을까. 여유가 생겨 한 걸음에 달려간 서고의 따뜻한 볕 아래... 네가 잠들어 있어.
덕임아, 너는 어찌 그리 태평할까. 하지만 자신의 비호 아래, 소중한 추억이 깃든 이 서고에서, 그 옛날 생각시였던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는 그 풍경이 산은 싫지 않아. 되려 미소가 나올 정도야.
"아까.. 졸면서 하품을 해서..."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을 물으며 한걸음 다가서지만, 너는 또 본심을 감추며 두 걸음 물러서지. 상으로 천리경을 써보고 싶다는 둥, 일생의 소원이었다는 둥, 구경만 해야 하는 사람의 심정을 아냐는 둥 말을 돌리지만...
'보고싶어' 라고.. 눈물을 흘릴 만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네가,
꿈에까지 나올만큼, 그리 간절하게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네가,
천리경을 통해 아닌 척, 세세하게 뜯어가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찌 산이가 더는 아닌척 마음을 숨길 수가 있겠어.
천리경 사이로 감추려 하는 덕임의 마음이, 그 밝은 빛이 자꾸 새어 나오는데.
하지만, 덕임은 또다시 산이의 마음을 막아 서.
그 마음이 듣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적어도 지금은... 들을 때가 아니라는듯이.
"저하께서 무사히 보위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날까지.. 다른 생각은 마옵소서."
덕임아.
너의 마음은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
너의 그 애매모호한 마음은, 나의 연모와 길고 긴 평행선을 달리다가
이제, 어느 한 점에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오직 보위에 오르는 것이 너의 소원이라 말하는 것은,
보위에 오른 이후에, 다시 한번 너의 마음을 들여다보겠다는 약조와도 같은 것이냐.
"저하께서도 부디.. 부디 무탈하시옵소서."
등 뒤에서 조용히 울리는 그 말에 담겨있는 수만가지 감정에,
이미 덕임의 뜻을 존중하기로 해놓고도 산은 뒤돌아 덕임에게 다가갈 수 밖에 없어.
나의 할아버지도, 어미도 들여다보고 걱정하지 않으려 하는, 나의 가장 여리고 약한 마음까지 안아주는 너.
나를 위해서는 연모의 정마저, 기꺼이 충정으로 바칠 수 있다 하는 너.
산이 덕임의 이마에 남긴 키스는, 차마 말로 전하지 못한 산의 다짐이었을 거야.
덕임아.
네가 너무 소중하기에, 너의 마음에 단 하나의 생채기도 허하지 않을테다.
그러니 너의 선택이 없이는, 나의 권력과 의지만으로 너를 취할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덕임아.
위태롭고, 또 한없이 위태로운 나는... 나를 지키겠단 너만큼도 단단하지 못한 나는
이제 지키지 못할 약조를 해줄 수가 없다.
허나 나는 반드시, 너의 소원대로 무탈하게 훌륭한 주군이 되겠다.
그리하여, 너에게 오늘 미처 하지 못한 밀을 마저 다 해주리라. 그 때는 너도 나의 마음을 지금처럼 막아설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까지 내가 없더라도 잘 지내거라.
사랑한다, 덕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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