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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뷰북동의] 사람에 관한 이야기

ㅇㅇ(218.233) 2022.01.10 19:32:20
조회 3350 추천 166 댓글 27
														

지금도 여기서 맴돌고 있는거 보면


우리 드라마에 꽂힌 부분이 사실 한 둘이 아니라는거지


그 중에 산덕 서사나 연기 같은 것은 이미 입이 아프게 얘기했으니


잠시 다른 걸 앓고 싶음 ㅇㅇ


바로 이 드라마가 '왕'과 '궁녀'의 사랑이야기라고는 하였지만


사실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다는거야


이렇게 과몰입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많이 곱씹어 봤어


배우들 연기가 거의 환생이나 빙의 수준으로 찰떡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왜진 수준으로 이 모든게 역피셜이라는 게 참 드라마틱하기도 했지


그런데 막상 내가 연기존잘에 역피셜 사랑이야기를 다루면 다 좋아했나?


그건 아니거든


흔히 사극에는 어느정도 설정이 몰빵된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 주인공을 방해하는 세력이 등장해


근데 나는 그런 구조에서 매력을 느끼기가 어려웠어


왜 주인공만 항상 옳아?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


너무 멋있지만 동시에 엄청난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지


그런 사람은 실재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런데 이 드라마는 '사람'에 집중함으로써


저 멀리 있던 멋진 왕을 내 눈 앞의 '사람'으로 데려다 놓는데에 성공한 것 같아


사실 왕으로서 정조는 너무도 드라마틱하여 이미 대중매체에서


수없이 다루어서 굉장히 친숙한 왕이야


비극적인 가족사, 그 것을 뛰어 넘은 엄청나게 뛰어난 업적.


그가 죽고 난 이후 급격하게 쇠퇴한 조선 왕조.


그러다 보니 그의 죽음에 대해서도 온갖 의혹도 있었지


사실 그 의혹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철저히


왕으로서의 정조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었나 싶어


더 오래 살아남아 '왕으로서' 역할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만약에'라는 마음.


'저렇게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고도 아버지에게도, 할아버지에게도


끝까지 효를 다한 효심있는 훌륭한 아들이었대'


'그 당시 조선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정책들을 펼친 혁신적인 왕이었대'


라고 평가만 했지,


한번도 인간 정조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런데 혜경궁과 킹산의 대화에서 처음으로 둥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더라


"세상 그 누구도 주상에게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라 말하지 않아요


주상이 임금이기만 하면, 모두가 만족할겁니다."


나 또한, 정조가 가족사로 얼마나 가슴 아팠을지, 힘들었지는 관심이 없었어


그냥 훌륭한 왕으로서, 오래 했기를 바랬을 뿐이지.


이런 내가 처음으로 정조, 아니 이산이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더라


그동안 비극이라고 느꼈던 그의 죽음마저 어쩌면,


인간 이산에게는 그동안의 힘든 짐을 내려 놓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야


이런 과몰입은 사실 작가가 촘촘히 쌓은 감정선과 서사 덕분이겠지


그냥 저 멀리 환상 속에 있는 멋진 극중 인물이 아니라


정말 내 눈 앞에서 화내고, 갈등하고, 고민하고, 눈물 흘리고, 두려워하는


살아있는 '사람'


그동안 궁녀가 승은을 입고 정1품 빈이 되어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세자가 되면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던 시선을 궁녀의 입장에서 본 것이 원작의 특색이었다면


그 궁녀말고도 궁 안의 사람들을 '사람으로' 조명한 것.


원작에 비해 각색을 잘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바로 그런 부분들이었던 것 같아


그저 악녀로만 그려지거나 늘 의뭉스럽기만 하게 그려지던 정순왕후를


처음으로 산이의 조력자이지만 견제자로, 동시에 궁 안에 갇혀


답답해하는 다양한 마음이 있는 사람으로 그려내었고.


무섭게만 그려지던 영조를 때론 다정하고 때론 위트있고


사랑도 하였지만 동시에 매정하고 끊임없이 후회하기도 하는 사람으로,


그저 비극적인 세자빈, 혹은 정치적으로 아들을 위해 지아비를 버린 냉정한 여인으로 그려지던


혜경궁을 가족사 앞에서 감정적으로 메마를 수 밖에 없었지만


과거를 후회하기도 하고 ,동시에 아들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담이지만 혜경궁 본체분 연기가 정형적이지 않아서 호불호가 있던 것으로 아는데

나는 첫 등장 때부터 한번도 본적 없는 혜경궁이 있다면 저 사람이다! 싶을 정도로 소름이었던 것 같아

혜경궁이라면 저렇게 감정적으로 메말랐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그 외, 야망에 눈이 멀었지만 누구보다 왕을 위했던 사람 덕로,


남들이 보기엔 역적이어도 사실은 평범한 아들로서 어머니를 아꼈던 정승지....


나열하자니 끝도 없다


유난히 '빌런'들의 최후가 특히 사람 냄새가 났는데,


악을 쓰고, 발버둥을 치는 최후가 아니라


더 신선하고 그럴듯했어


그냥 악독하기만 한게 아니라


그냥 저 사람 입장에서는 저런 욕심을 품을 수 있겠구나


스스로 갈등도 하고, 후회도 하고,


이미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순순히 인정하고 사약을 받기도 하고말이야


이렇게 조연한테 서사를 주는게 자칫하면 주연 서사를 망치기도 하고


조연 닥빙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작가가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밸런스를 잘 맞춘 것 같아


이토록 완벽한 주연서사몰빵 드라마에서 조연 캐릭 하나 하나 생동감을 주는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거든


동시에 연출도 연기도 너무 훌륭했기에 가능했겠지


그래서 더 내가 산덕임에 과몰입했던 것 같아


산과 덕임이 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너무


그저 캐릭터가 아니라


내 눈 앞에 실재하는 진짜 '사람' 같았기 때문에


역피셜이 아니었어도,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이 둘의 이야기가 진짜 같았어.


그냥 그럴듯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그러한 것 같이 느껴지는 이야기.


문학에서 '핍진성'이라고 하는 것이 완전히 느껴지는 이야기였어


그래서 세상을 떠난 정조에게


더 남아 조선을 위해 애쓰셨으면....이 아니라


애쓰셨습니다. 이제 편히 쉬소서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의빈과 아들 딸과 만나 순간이 영원하길 빌게 되었고.


의빈과 문효세자의 묘가 일제에 의해 강제 이장되어 떨어진 것에


분노하게 된 거겠지?



그래서 이제 약간 밈화 되었긴 하지만


혜경궁의


"산아 행복해지렴" 이라는 대사가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


이젠 정말 그들이 행복해졌기를...






글을 짧게 쓰는 재주가 없어서

앓다보니 구구절절 매번 길어지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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