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전서현 기자 =한적한 자연과 깊은 역사 속에서 진짜 쉼을 찾고 싶을 때, 강화도는 언제나 매력적인 선택지다. 인천에서 차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이 섬은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마음의 속도를 늦추기에 제격이다. 특히 강화도의 대표 명소인 전등사를 중심으로 한 여행은 단순한 풍경 감상이 아닌, 내면을 정돈하고 위로받는 힐링의 여정이 된다.
강화도 정족산 자락에 자리한 전등사는 삼국시대 고구려 소수림왕 11년(381년)에 창건된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고찰이다. 천년을 넘긴 시간의 흔적은 대웅보전, 범종각, 적멸보궁 같은 전각들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전등사의 고즈넉한 경내를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지고, 마음 한켠의 복잡함이 가라앉는다. 산사의 명상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면, 번잡한 일상에서 한 발 떨어져 오롯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전등사에서 차로 10분 남짓 거리에는 강화도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고려산이 있다. 봄이면 산 전체가 진달래로 물들어 장관을 이루지만, 그 외 계절에도 산행의 즐거움은 충분하다. 해발 436m의 높이는 부담 없이 오르기에 좋고, 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와 강화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감탄을 자아낸다. 굽이치는 산길과 청명한 하늘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정리된다.
강화읍 내로 내려오면 조용한 골목 사이로 강화읍성의 성곽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강화로 천도하면서 축성된 읍성은 지금도 동문과 일부 담장이 보존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고려궁지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궁궐의 기단만 남은 터지만, 그 위를 걷다 보면 고려 39년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서해 바다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초지진과 광성보 같은 역사 유적지도 만날 수 있다. 병자호란과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격동의 시기를 지나온 이곳들은 과거 국방의 요충지였다. 특히 광성보는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을 물리친 승전지로, 양헌수 장군 동상과 승전비가 전시되어 있어 의미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이곳에서 바다 건너 붉게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면, 고요한 풍경 속에서 오래된 이야기들이 속삭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강화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전등사의 천년 고찰에서, 고려산의 푸른 능선에서, 그리고 조용한 성곽과 병영 유적지에서 우리는 진짜 쉼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그러나 깊고 단단하게 나를 돌보고 싶은 여행자에게 강화도는 언제나 좋은 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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