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 출처 및 원 아이디어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89301 (언갤럼 양봉핫산)
상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96377&page=1&search_pos=&s_type=search_name&s_keyword=...
중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96384&page=1&search_pos=&s_type=search_name&s_keyword=...
"나왔다!"
"안녕."
양손 가득 상자를 들고 온 언다인과 알피스가 펜션 안으로 들어왔다.
"어서 와."
"녜헤헤헤! 너희가 마지막이라고!"
"어서 와요."
"요, 언다인! 오랜만이에요!"
"우리가 마지막이라니? 아직 메타톤도, 아스고어도 안 왔잖아!"
언다인이 항의하듯 말하자, 알피스가 언다인에게 둘은 일이 바빠서 못 올 수도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해줬다.
파피루스는 어떻게 알았냐고 알피스에게 물어봤고, 알피스는 SNS로 토리엘과 미리 대화를 나누었다고 답했다.
언다인은 상자를 부엌에 내려놓고 와서 어떻게 10번째로 지상에서 맞이하는 새해에 빠질 수가 있냐고 투덜거렸다.
토리엘이 웃으면서 일단 다들 배고플 텐데 준비한 음식부터 먹자고 했고,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식탁을 준비했다.
토리엘의 파이를 시작으로 샌즈의 핫도그, 파피루스의 스파게티 등 온갖 식탁에 가득 쌓였다.
알피스는 언다인이 들고온 상자에서 와인을 꺼냈고, 모두의 잔에 한 잔씩 따라주었다.
"야, 키드. 너 술 마셔도 되냐?"
"헤헤, 저도 이제 다 컸다고요, 언다인."
언다인은 그래도 아직 애라면서 웃고는 와인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음식을 먹고 있는 중간에 아스고어가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후식은 아스고어가 사 들고 온 거미도넛과 그릴비네 감자튀김으로 정해졌다.
그 많던 음식들이 전부 사라지고, 와인병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기 시작하면서 술에 취하거나 지친 괴물들이 하나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샌즈는 잠든 파피루스와 키드를 들고 비어있는 방에 옮긴 다음 이불을 덮어주고 나왔다.
그리곤 거실 소파에 앉아 남은 감자튀김에 케첩을 잔뜩 뿌리고는 하나 집어 입안에 집어넣었다.
"하, 다들 벌써 들어가 버렸네."
샌즈의 옆에 언다인이 중얼거리며 털썩 앉았다.
그리곤 손을 뻗어 샌즈가 먹고 있던 감자튀김을 세 개 집어 입안에 던져넣고 우물거렸다.
"벌써 눅눅해졌네."
"헤, 스파게티 옆에 있어서 '습하게' 된 거 아냐?"
언다인은 샌즈의 농담에 피식 웃고는 와인을 한 잔 더 따라서 마셨다.
"...샌즈."
"왜."
술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은 언다인이 샌즈를 불렀다.
그리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몇 번 입술을 움직이다가 다시 술을 따라 마셨다.
"프리스크는 어디에 있을까."
"..."
샌즈는 대답 대신 케첩을 입안에 짜 넣었다.
시큼한 케첩의 맛이 입안을 감돌았고, 샌즈는 케첩에 절여진 감자튀김을 집었다.
언다인은 다시 한 번 잔에 와인을 따르려다가 병째로 입에 대고 꿀꺽꿀꺽 삼켰다.
병에 든 와인을 다 마신 언다인은 병을 대충 내려놓고 감자튀김이 든 그릇을 집어 입에다가 남은 감자튀김을 전부 털어 넣었다.
천장에는 하얀 조명이 켜져 있었지만, 천장이 너무 높아서인지, 아니면 조명이 너무 어두운 것인지 거실은 조금 어두운 느낌이었다.
"사실 난 아직도 프리스크가 나오는 꿈을 꿔."
그릇을 식탁 위에 집어 던지듯 내려놓은 언다인이 말했다.
"정말 다양하게도 꾸지. 내가 프리스크를 들고 바다를 달리거나, 프리스크랑 같이 요리를 만들거나, 프리스크랑 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가끔은 프리스크와 싸우는 꿈도 꿔. 내가 창을 집어 던지면 그걸 당연하다는 듯 튕겨내기도 하고, 내 창에 꿰뚫리기도 하고."
"헤..."
"넌 프리스크가 나오는 꿈 꾼 적 없어?"
"...있지. 어제만 해도 내 꿈에 꼬맹이가 나왔어."
샌즈는 속으로 별로 좋은 꿈은 아니었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언다인은 샌즈의 말을 듣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프리스크를 한창 찾아다닐 때에는 거의 매일 이런 꿈을 꿨었는데, 이젠 정말 가끔, 잊혀져 갈 때쯤에나 프리스크가 나와.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가끔은 프리스크가 있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리고 살 때가 있어."
언다인은 왼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그리곤 짧은 한숨을 뱉고 자신의 안대를 덮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겼다.
"이 모든 게 프리스크가 만들어 준 행복인데도 말이지."
"헤..."
샌즈는 언다인에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냐 물어보려다가 대신 케첩 통을 집어 입안에 짜넣었다.
케첩통은 마지막 케첩을 뱉으며 푸르륵푸르륵 거리는 소리를 냈고, 샌즈는 다 먹은 케첩 통을 식탁 위에 던졌다.
빈 케첩 통이 몇 번 튕기며 속이 빈 울림소리를 내었고, 샌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본'격적으로 잠이 몰려와서. 이만 자러 가볼게."
"그래, 난 여기서 자련다."
"잘 자."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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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소리를 들은 샌즈는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봤다.
역설적이게도, 밝은 빛 때문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프리스크의 모습인 것 같았다.
샌즈가 서 있는 쪽으로 다가오던 프리스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발걸음을 멈췄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 서 있는 형체를 발견했다.
키가 작은, 후드가 달린 점퍼를 입은 해골의 실루엣.
샌즈는 프리스크의 길을 막아섰다.
종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밝은 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샌즈는 그 밝은 빛 때문에 서로 마주 본 둘의 모습이 검게 보일 지경이었다.
뭐, 드디어 왔네.
"뭐, 드디어 왔네."
샌즈는 자신과 똑같은 말을 하는 인간을 바라봤다.
샌즈보다도 키가 훨씬 커버린 프리스크는 창을 등지고 서서 샌즈를 바라봤다.
프리스크는 오랫동안 기다린 듯, 샌즈에게 말했지만 샌즈는 프리스크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샌즈는 계속해서 프리스크에게 말했다.
"네 여정의 끝이 코앞이야. 잠시 후면, 왕을 만나게 될 거야. 함께...이 세상의 미래를 결정짓게 되는 거지."
세상의 미래라... 너무 가혹한 얘기야. 이 작은 아이에게 너무 큰 짐을 지어주는 거 아니야?
"그건 그때고."
그건 이 아이 얘기고.
"자. 넌 심판을 받게 될 거야."
자, 너에 대한 심판을 시작해 보자.
프리스크는 샌즈의 말에 몸을 긴장시켰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말에 긴장한 체 프리스크를 바라봤다.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마. 샌즈.
프리스크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샌즈는 프리스크가 미소를 짓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네가 한 모든 행동에 대한 심판이잖아?
샌즈는 프리스크의 EXP와 LOVE에 대해 심판해 주기 전에 그것들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샌즈의 말이 끝나자 잘 들었지? 라고 물어봤다.
뭐, 난 너처럼 EXP나 LOVE를 보지 못하니까, 그것에 대해 심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하지만 너. 네 LOVE는 올라가지 않았어."
그래도 뭐, 네 LOVE가 올라갔을 거 같진 않네.
"물론, 네가 완전히 깨끗하고 순수하단 뜻은 아니겠지."
당연히, 네가 깨끗하고 순수하진 않겠지만 말이야.
"그냥 네가 마음속에 친절을 지니고는 있단 말이야."
그저 넌 책임을 질 생각이 없었던 거잖아?
"넌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 부닥쳐도..."
넌 어떤 고난과 역경을 만나든지 간에...
"옳은 일을 하려 애썼어."
그것을 피하려고 애썼어.
"누구도 다치게 하려 하지 않았지."
그 어떤 상처도 받으려 하지 않았지.
"도망가야 할 때도, 너는 애써 웃었어."
네가 책임져야 할 때도, 너는 애써 외면했어.
"네 LOVE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넌 사랑을 얻었어."
네 LOVE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넌 사랑도 얻지 못했어.
"말이 되나?"
말이 되나?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될 리가 없지만.
프리스크는 샌즈의 말이 끝나자 긴장을 풀고 미소 지었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말이 끝나자 경직된 얼굴로 침을 삼켰다.
호흡을 가다듬은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마지막 조언을 시작했다.
샌즈가 호흡을 가다듬는 걸 기다린 프리스크는 마지막 선언을 시작했다.
"이제. 넌 이 여정에서 가장 큰 도전에 맞서게 될 거야."
이제, 넌 너의 삶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만 할 거야.
"여기서의 네 행동이..."
이제까지의 네 행동이...
"모든 세상의 운명을 결정지어."
너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린 거지.
"네가 싸우는 걸 거부하면..."
네가 책임지는 걸 거부하면...
"아스고어가 네 영혼을 가져간 다음 인류를 멸망시킬 거야."
나는 내 의지를 가지고 네가 책임을 져야만 할 시간으로 되돌아갈 거야.
"하지만 네가 아스고어를 죽이고 집으로 돌아간다면..."
하지만, 네가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
"괴물들은 계속 지하에 갇혀 잇게 되겠지."
넌 아마, 차라리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지겠지.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야?
프리스크는 대답 대신 샌즈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샌즈는 대답하지 못하고 프리스크를 바라봤다.
샌즈는 그 미소를 보며, 이 아이는 역시 자신이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했다.
샌즈는 프리스크를 보며, 이 인간은 역시 지나치게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뭐, 만약 내가 너였다면, 지금쯤 포기했을 거야."
뭐, 너라면 당연히, 포기하는 쪽을 택하겠지.
"근데 넌 여기까지 오면서 포기하진 않았잖아, 그렇지?"
왜냐면 넌 여태까지 포기하는 쪽만 택해왔잖아. 그렇지?
"맞아."
그래.
"넌 의지라 불리는 걸 가지고 있으니까."
넌 무언갈 바꾸려는 의지 자체가 없으니까.
"네가 그걸 가지고 있는 한은..."
그래도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풀게.
"네가 네 마음속에 있는 행동을 하는 한은..."
내가 자비를 베푸는 한은...
"네가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
네가 날 찾아올 거라고 믿으니까.
"좋아."
좋아.
"너만 믿고 있을게 꼬맹아."
기다리고 있을게 샌즈.
"행운을 빌어."
행운을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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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가 사라진 지 7년이 되는 해.
정말로 오랜만에 프리스크가 나오는 꿈을 꾼 샌즈는 침대에서 일어나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직도 잠에서 덜 깼냐고 물어보는 형제를 바라보던 샌즈는, 오늘부터 한동안 늦게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동생은 샌즈의 말에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 뒤 샌즈는 집을 나와 이젠 10년도 더 전에 살던 지하의 집으로 향했다.
먼지 쌓인 집을 대충 치운 샌즈는 그날부터 지하세계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미 한참 전에, 프리스크가 사라졌을 때 찾아봤었지만 샌즈는 프리스크와 관련된 것이 지하에 있을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샌즈가 지하에 돌아온 지 사흘째 되던 날.
샌즈는 워터폴을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있었다.
혹시라도 프리스크가 메아리꽃에 무언갈 남기진 않았을까 꽃의 말을 하나하나 다 들으며 길을 걷던 샌즈의 앞에 강이 나타났다.
샌즈는 강을 건너려다가 문득, 자신이 오래전에 키슈를 내려놓았던 벤치가 생각났다.
주변에 있는 꽃들을 들어 강물 위에 띄운 샌즈는 꽃들을 밟고 벤치로 향했다.
샌즈가 벽을 막 돌았을 때, 그는 달콤한 꽃향기를 맡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냄새에 놀란 샌즈의 눈에 분홍색 꽃이 잔뜩 핀, 언젠가 보았던 개나리를 닮은 나무가 보였다.
나무로 다가간 샌즈는 나무의 끝에 묶여있는 종이를 발견하곤 종이를 풀었다.
쪽지모양으로 접힌 종이의 꼬리부분에는 '샌즈에게.' 라고 적혀있었다.
샌즈는 그 쪽지를 펴고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안녕, 샌즈.
네가 만약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내가 너희 곁을 떠났다는 것이겠지.
너희에겐 갑작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사실 꽤 오래 고민했어. 너도 알고 있겠지만, 사실 내가 있으면 모두가 진짜로 행복해 질 순 없잖아?
그러고 싶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돌아가게 되더라고. 그러다 보니 깨달았어. 사실 난 너희를 친구로서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다는 걸.
그래서 돌아가는 걸 그만뒀어. 처음엔 많이 고민됐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점점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더라고.
그렇게 하고 나니 그제야 내가 알지 못했던 너희들의 모습이 보이더라. 그리고 내가 생각지도 않던 일들을 겪다 보니 더욱 즐거워졌어.
그제야 내가 진짜 너희들과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어느 날, 괴물들이 지하에서 나온 지 4년이 되던 해. 그때 너와 대화하다가, 아직 날 불편해하는 널 보고 깨달았어.
내 존재만으로도 불안해 할 수 있다는 걸. 너희들이 진짜로 행복해지려면, 내가 떠나야 한다는 걸.
하지만 그걸 깨달았어도, 너희들을 떠날 수가 없었어. 몇 번이고 의지를 다졌지만, 떠나려고 할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더라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난 마침내 결심했어. 일 년만 더 남자고. 그때까지 기다려서 우리가 진짜 친구가 되면, 그땐 친구로 곁에 있어주자고.
그래서 그날 너에게 만나자고 한 거야. 일종의 시험이었지.
미안해. 너에게 마지막까지 상처를 줘서. 좀 더 일찍, 혼자서 결정해야 했는데, 그러기엔 내 의지가 부족했나 봐.
그래도 난 너희들 덕분에 정말로 즐거웠어. 그러니까, 이제 불안해 하지 마. 모두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고마웠어. 샌즈.
너의 친구 프리스크가.
추신. 그리고 미선나무의 꽃말 말인데,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야.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꽃말이지? 이 나무에 꼭 분홍색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편지를 읽은 샌즈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분홍색 꽃이 잔뜩 핀 나무를 바라봤다.
그제야 샌즈는 프리스크가 생각 날 때마다, 자신의 등 뒤를 타고 오르던 감정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편지를 쥔 샌즈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샌즈는 이를 악다물고 주먹을 쥐며 손에 힘을 주었고, 편지가 구겨지며 작은 소리를 내었다.
나무를 바라보며 이를 갈던 샌즈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에 들린 편지를 바라봤다.
편지는 일부만 주먹 안으로 들어가 있고, 나머지 부분은 밖으로 삐져나와 손을 덮고 있었다.
샌즈는 반대쪽 손으로 그 삐져나온 편지를 잡아 뜯었고, 그 뜯겨진 편지를 마구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이어 말아쥔 주먹에 있는 편지의 나머지 부분까지 입안에 집어넣은 샌즈는 양손으로 입을 막고 종이를 마구 씹어대기 시작했다.
종이의 미끈거리면서도 거친 식감에 샌즈는 금방 삼키지 못하고 몇 번이고 씹어대며 헛구역질을 했지만 그래도 입안에 든 편지를 갈기갈기 찢어 삼켰다.
편지를 다 삼킨 샌즈는 그 자리에 무릎 꿇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이어서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마구 때려대기 시작했다.
주먹이 가슴을 칠 때 마다 샌즈의 몸이 크게 떨렸지만, 그는 입을 크게 벌린 채 더욱 세게 자신의 가슴을 후려쳤다.
하지만 그의 절규는 가슴속에서만 맴돌 뿐, 결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한참을 자신의 가슴만 두들기던 샌즈는 자신의 가슴을 치는 걸 그만두고 땅을 기어 나무로 다가갔다.
자신의 팔뼈보다도 얇은 나무를 두 손으로 잡은 샌즈는 그 나무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프리스크...미안해...프리스크..."
꽃잎들이 샌즈의 얼굴과 옷에 떨어졌지만, 샌즈는 나무를 껴안고 계속해서 프리스크의 이름을 부르며 사과를 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었고 나무는 너무나도 아름답게, 프리스크의 얼굴처럼 따뜻한 분홍색의 작은 손들을 흔들었다.
꽃잎들과 잠깐 어울려 춤을 춘 바람은 샌즈에게 다가와 프리스크의 몸에서 나던 향기로운 냄새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꽃은, 너무나도 일찍 피었고, 그걸 알아차리기도 전에 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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