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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버터스카치 11 (부제 : 정의의 아이)

흐븜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4.10 02:13:38
조회 1923 추천 45 댓글 14
														

1편 당신이 샌즈랑 아침에 일어나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64609
2편 순수하게 샌즈가 바지를 안 입은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67071
3편 샌즈한테 문자오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68080
4편 토리엘이 가정방문 하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70822
5편 메사장이 돈지랄 하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71767
6편 알피스가 휴대폰 바꿔주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73849
7편 샌즈가 햄버거에 코 박고 자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186998
8편 프리스크 괴롭히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15709
9편 플라위가 꽃잎을 집어 던지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37342
9편의 번외 떨어진 아이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40356
10편 샌즈가 머리 감겨 주는 글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60919




수속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간 밤에 방문 너머로 토리엘 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샌즈가 당신의 이름을 몇 번 언급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는 금방 잠잠해 졌다. 그 다음날의 아침은 어제와 같았다. 암막 커튼은 틈을 비집고 쏟아지는 햇빛을 잡아두지 못했고, 침대 시트는 눅눅했으며, 샌즈는 없었다. 당신이 오늘부터 새로운 반으로 등교하면 된다는 사실은 아침을 차리고 있던 파피루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토리엘 선생님의 목소리가 꿈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오늘의 아침은 버터스카치 파이였고, 어쩐지 향이 덜했다. 파피루스는 당신이 권하기도 전에 오늘은 꼭 샌즈를 도우러 가봐야 해서 당신을 데려다 주지 못한다며 당신에게 새로운 교실의 약도를 쥐어주곤 집을 나섰고, 당신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뒤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한 당신은 늘 지나 들던 건물을 지나쳐 오른쪽 건물로 향했다. 인간들의 반을 모아놓은 곳에서 괴물들의 반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괴물들의 반은 왼쪽 건물, 인간 아이들과 괴물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특별 반은 중앙 건물 안 교무실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었다. 중앙을 통해서만 각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오늘은 정문에서도, 교무실 근처에서도 토리엘 선생님을 볼 수 없었다. 교실 문을 열어 젖히자 인간 아이들이 의자에 앉아 각자 책을 한 권씩 펼쳐놓고 읽고 있었고, 책을 베개 삼아 잠에 빠진 아이들도 있다. 당신은 약도에 적힌 책상 번호를 확인한 뒤 당신의 자리를 찾아갔지만, 당신의 자리에는 이미 낯선 누군가가 책도 없이 엎드려 있다.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모자를 눌러쓴 녀석이었다. 당신이 녀석의 앞에서 서성거리자 인기척을 느꼈는지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

"
, 너구나. 미안해. 오늘 안 올 줄 알았거든
."

당신은, 이 학교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인간인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다. 하물며 상대방이 그다지 잘못한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인간 아이는 자리를 비켜주었고 당신은 괜찮다고 말하며 자리에 앉는다. 잠시 후 교사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고 수업이 시작된다
.

오늘 하루 종일 수업이 진행되면서 남들에게는 굉장히 평범한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있어서는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아침에 보았던 이상한 모자를 쓴 녀석이 다가왔다
.

"
, 괴물들의 대사지
?"

당신은 진짜 괴롭힘이 방과 후에 시작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당신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앞에서 쏟아질 비난의 목소리를 준비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당신의 앞에선 친절한 물음이 날아올 뿐이다
.

"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법을 몰라
?"

고개를 들자 아이는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당신은 게으른 뼈다귀와의 첫 만남을 기억해낸다. 당신은 손을 뻗어 아이가 건네는 악수에 답했고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그대로 당신의 손을 부여잡고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한다
.

"
다른 녀석들도 만나러 가자. 뿔뿔이 흩어져 있거든
."


*


당신과 모자 쓴 아이는 학교를 벗어나 당신이 처음 보는 길을 따라 걷고 있다
.

"
, 전에 있던 교실에서 따돌림을 당했지
?"

모자 쓴 아이가 자꾸만 앞으로 흘러내리는 모자를 고쳐 쓰며 묻는다
.

"
오늘 널 건드리지 않은 이유는 내가 너한테 말을 걸었기 때문이야. 아이들은 날 무서워하거든
."

당신은 모자 쓴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이 그를 무서워하는 이유를 묻는다
.

"
전에 있던 학교에서 누군가를 죽인 적이 있었어
."

모자 쓴 아이는 품에서 권총 한 자루를 꺼내 든다. 아이는 당신을 향해 총구를 겨눴고, 입으로 총성을 흉내 내며 당신을 향해 방아쇠를 몇 번 당기더니, 다시 총을 거두고는 이건 장난감 총이라며 저 혼자 킥킥댄다
.

"
넌 정의(justice)가 뭐라고 생각해
?"

아이가 품에 장난감 권총을 집어넣으며 묻는다. 당신은 정의의 사전적 의미를 읊으려다, 모자 쓴 아이가 정말로 그걸 물으려는 건 아닌 것 같아 대답을 멈춘다
.

"
전에 있던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던 친구가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어
."

당신은 모자 쓴 아이에게 그가 한 일이냐고 묻는다
.

"
아니야. 난 정의를 실현하고 싶었어. 그 때 나에겐 진짜 권총 한 자루가 있었고 내 친구를 그렇게 만든 녀석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때 괴물 하나가 뛰어들어왔어
."

당신은 키드를 떠올린다
.

"
아이들은 총성에, 또 괴물의 등장에 놀라 도망쳤고 그 괴물은
..."

그리고 키드를 떠올리는 일을 그만둔다
.

"
총에 맞아 바닥에 엎어져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어. 난 녀석을 부축한 채 도움을 요청하러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지
."

모자 쓴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

"
그래, 내가 죽인 건 괴물이야. 녀석은 내 어깨 위에서 먼지로 변해버렸어
."

당신은 모자 쓴 아이의 손 끝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발견한다
.

"
녀석은 숨이 꺼져가면서 내게 말했어. 죽지도, 죽이지도 마
."

당신은 폐허를 지키고 있는 작은 노란 꽃과, 당신의 털복숭이 친구를 떠올린다
.

"
난 그 후로 직접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내 손에 들린 먼지를 보고도 장난치지 말라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어
."

아이는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하나 꺼내 든다. 안에는 새하얀 먼지가 소복하게 담겨있다. 뚜껑에는 목에 걸 수 있게끔 줄이 달려있다
.

"
내 얘기를 들어주고 다독여준 건 토리엘 선생님이야. 날 보고 예전에 만났던 어떤 아이가 떠오른다고 하셨어
."

아이가 작은 병에 달린 줄을 목에 건 뒤 병은 옷 안으로 집어 넣는다
.

"
그리고 내가 원해서 이 학교로 오게 되었어. 사실 난 학교의 보안관이야. 어떤 곳에선 다르게 부르기도 하지만... 나한테 걸리면 벌점을 받으니까 아이들이 널 건드리지 않은 거야
."

아이가 당신의 어깨에 친근하게 팔을 얹는다
.

"
정의는 단순히 되갚아 주는 게 아니야
."

모자 쓴 아이가 당신을 바라본다. 확신에 찬 눈빛이 당신의 의지를 가득 채운다
.

"
네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거지, 친구야
?"

아이는 당신에게 '친구'라고 부른다. 당신이 이 학교에 와서, 정확히는 지상에 올라오고 나서 처음으로 사귄 인간 친구다. 당신은 에봇산 꼭대기에서 떨어지기 전에도 이렇다 할 친구가 없었다
.

당신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마도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문자가 와있다
.

'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나 보네, 꼬맹아
.'

샌즈가 보낸 이 문자는 당신이 학교의 정문을 나설 때 도착한 것으로 이미 받은 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의 것이었다. 당신이 확인하지 못한 문자를 인지한 메타폰의 'mtt 서비스'가 친절하게 한번 더 알림음을 울려주었을 뿐이다. 당신은 오늘 샌즈가 당신을 데리러 오기로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답장을 보내기 위해 휴대폰 자판을 빠르게 두드리는 도중에 문자가 하나 더 도착한다
.

'
지금쯤 답장을 하고 있다면, 괜찮아. 축하해. 나중에 보자고
.'

당신이 핸드폰을 붙들고 집에 혼자 돌아갔을 뼈다귀에게 불편한 미안함을 느끼는 사이, 모자 쓴 아이는 길을 걷다 갑자기 멈추었고 그의 팔을 어깨에 얹고 있던 당신은 거의 넘어질 뻔 했다
.

"
다 왔어. 여기야
."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길가에 위치한 햄버그 같은 일반식을 파는 흔한 레스토랑이다
.

"나말고
널 보고 싶다는 친구가 또 있어. 요리도 잘하고 또
..."

모자 쓴 아이가 당신의 어깨에서 팔을 치우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모자를 고쳐 쓰며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

"
아주 친절한 녀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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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도 짧은데 늦어서 미안...


6영혼 오마주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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