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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쌍둥이 별이 떠오르는 밤 (귀농테일)앱에서 작성

흐븜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4.25 00:47:53
조회 2507 추천 4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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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에 맑고 예쁜 별 두 쌍이 떠올랐다. 대동은 하늘이 맑은 날에는 늘 마을 안에선 보이질 않았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온 몸에 풀을 묻히곤 어기적어기적 나타나곤 했다.

아이들은 쌍둥이 별이 뜨는 날 밤엔 문방구에서 파는 장난감 망원경을 하나씩 들고 밭둑을 뛰어다녔다. 몇 장 안되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싸구려 망원경이었지만 렌즈를 통해 올려다 본 하늘은 바로 앞에 별님을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아 참 예뻤다.

뼈다귀 형제는 그 날 만큼은 하던 일을 멈추고 새참을 바리바리 싸들고 마을 회관으로 모였다. 쌍둥이 별이 뜨는 날 밤은 마을 사람들에게 암묵적인 휴식이자 축제와 같았다. 풍족하진 않지만 필요한 만큼만 뿌리고, 또 그만큼만 거두는 농촌의 삶은 따뜻했다.

마을 회관에 주민들이 하나둘씩 들어차고, 뛰어 놀던 아이들까지 시원한 마루바닥에 엉덩이를 붙히고 나면 늘 그렇듯이 사소한 이야기 꽃이 피어 올랐다. 특별한 기사거리는 없었지만 누구네 앞마당에 석류가 예쁘게 익었고, 뒷산에서 구한 귀한 버섯으로 담근 술이 맛있게 익어 명절이면 베풀겠다는 얘기들이 즐거웠다.

무르익는 분위기 속에 마을 이장님과 도리애 선생님도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각 아빠, 엄마의 옆에서 조잘거리던 아이들은 그 때만큼은 해골 삼촌에게로 슬금슬금 기어가 어른들이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 물으며 둘을 응원했다.

마을의 토박이이자 최고령 어르신인 고손영감은 주민들과 한잔씩 주고받던 막걸리가 입에 맞아 결국 술이 거하게 오르면 전쟁 당시의 영웅담을 늘어놓곤 했다. 늘 같은 데서 시작하고 또 끝나는 얘기였지만 영감의 입담 덕에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심마니는 늘 한 박자 늦게 도착하곤 했다. 쌍둥이 별이 뜨는 날엔 심이 더 잘보인다고 하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늘 실패하는 심찾기도 그 날 만큼은 한 뿌리 두 뿌리를 해와 술을 담그는 주민에게 선물했다.

도시에서 온지 얼마 안 된 허수아비 청년은 -정말로 밭에서 새를 쫓는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따라주는 술을 못이겨 모임이 끝나갈 때면 늘 바닥에 널부러져 있곤 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서야 모습을 드러낸 대동이 그를 자신이 운영하는 민박집으로 데려가 재우곤 했다.

도리애는 주민들과 나누고 남은 음식을 싸서 초롱이에게 주었다. 초롱이는 승리와 숙구, 기득이를 데리고 밤이지만 별이 떠 밝은 뒷산을 올랐다. 아이들이 돌아올 때면 싸가지고 간 음식은 텅 비어 있었고, 손에는 농촌에서는 보기 힘든 수입 과자나 사탕, 아니면 컵라면이 한개씩 들려 있었다.

별이 뜨고 진 다음 날에는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갔다. 작은 마을에서 서로가 돕고 나누고 보듬었다. 세상은 돕거나 도움 받거나야. 도리애가 늘 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다음 쌍둥이 별이 떠오를 때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기쁜 마음으로 모일 수 있도록 주민들은 작은 농촌을 가꿔가며 마을을 정으로 가득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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