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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샌즈프리 반전소설

ㅇㅇ(121.178) 2016.04.30 14:04:25
조회 4200 추천 32 댓글 4
														


샌즈프리 반전소설


아이는 죽어가고 있다.

세상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때로는 절대 일어날 리 없다고 믿었던 일들도 일어나곤 한다. 프리스크가 죽어가는 것 또한 그런 일 중 하나였다.


병인지, 사고인지, 혹은 그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시시콜콜 나열하지는 않겠다. 그것은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은 병실엔 꺼져 가는 생명을 붙잡아두기 위해 인류와 괴물이 할 수 있는 모든 기술과 마법이 동원되었다.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실의 기계는 하나둘 늘어났고 그에 반비례하듯 아이의 생명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3일째 먹지도 마시지도 자지도 않고 병실을 지키던 샌즈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목과 허리뼈들이 우두둑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든 샌즈는 병실 안에 프리스크와 자신을 빼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확실히, 너무 오래 안 자기는 했다.

창 밖은 아직 어둑어둑했다. 아이와 연결된 기계의 삐삐 소리만이 그가 아직 생명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샌즈...?"


건조한 기계음 사이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샌즈는 벌떡 일어날 뻔했다. ...사실, 그렇게 했다.


"꼬맹이? 정신이 들어?"


다급히 침상으로 다가간 샌즈는 프리스크의 입가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희미한 말소리가 이어졌다.


"...거기 있어?"


"그래, 여기 있어. 좀 어때? 괜찮아? 아니면 내가..."


"부탁이, 있어."


당장 끊어질 듯 위태로운 말소리. 애써 문장을 이루려 노력하는 프리스크의 의지와 반대로 점점 희미해져 가는 목소리에 샌즈는 애가 탔다. 


"내가 죽으면......"


있지도 않은 샌즈의 심장이 내려앉는다. 아직 꼬맹이가 죽는다는 것은 그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영혼을, 샌즈가 가져가 줄 수 있어?"


샌즈는 잠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영혼을?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꼬맹이. 넌 죽지 않을 거야."


턱없이 진부한 소리다.


"...부탁이야."


"안 돼."


프리스크는 뭐라고 다시 말하려다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찡그리며 작게 신음을 내뱉는다. 고통이 그의 몸을 잠식한다.

프리스크가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부탁이야, 난... 난 무서워. 죽으면 어떻게 될지 무서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샌즈의 텅 빈 눈구멍에선 아무런 빛도 느껴지지 않는다.


"부탁이야, 아직 헤어지고 싶지 않아......"


프리스크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아이는 지하에서 나온 뒤 의지와 세이브의 힘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 아이의 힘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둘 사이엔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다. 해가 떠오르기 몇 분밖에 남지 않은 때 샌즈의 눈에도 희미한 빛이 돌아왔다.

샌즈는 뼈밖에 없는 희고 앙상한 손을 프리스크의 이마 위에 올린다. 프리스크는 차가운 감각에 눈을 뜨고 샌즈를 바라본다.

샌즈의 표정은 지금까지 프리스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이다. 샌즈가 작게 말했다.


"미안하다, 꼬맹아."


프리스크는 그 말이 거절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프리스크의 입술이 작게 올라간다.


"고마워..."


창문 사이로 환한 빛이 스며들더니 순식간에 방 안을 가득 채우며 환히 빛난다. 아이의 숨이 점점 줄어들고, 잦아들더니...




꺼졌다.



아이와 연결되어 있던 기계가 시끄럽게 삐 하고 길게 울린다. 샌즈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듯이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콰직.


이제 기계는 조용해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 하하하..."


그는 웃는다. 처음엔 작게, 다음엔 좀 크게.


"하하하. 드디어."


샌즈의 눈에 빛이 돌아온다. 그 빛은 흰색이나 파란색이 아니다. 붉은색이다.


"정말 오래 걸렸어."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지만 샌즈는 입을 연다. 아니, 이제 그는 샌즈가 아니다.


"멍청하긴. 설마 정말로 끝났다고 생각한 거야? 내가 그렇게 순순히 포기할 줄 알았어?"


샌즈가 아닌 것의 목소리가 더 신랄해졌다. 그것은 뼈다귀를 하나 꺼내들고는 아주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본다.


"사실, 훨씬 더 오래 걸릴 줄 알았어. 삼십 년? 오십 년? 네가 이렇게 빨리 죽어 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곧 흥미가 사라졌는지 뼈다귀를 아무 데로다 대충 던져 버린 그것, 차라는 등 뒤의 후드를 뒤집어쓴다.


"괴물의 몸은 이걸로 두 번째네. 육체는 허약하지만 LOVE를 좀 올리면 되겠지. 무엇보다... 이 파괴력."


차라는 블래스터를 꺼내든다. 블래스터의 눈 또한 붉은 빛으로 밝게 빛난다.


"아스리엘보다 훨씬 나아. 안 그래, 프리..."


블래스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샌즈의 몸이 비틀거린다. 그러면서도 차라는 낄낄 웃는다.


"그래, 이것 또한 예상하던 바야. 아스리엘도 그랬지. 하지만 말이야..."


'너, 무슨 짓을...!'


"프리스크는 의지가 강해. 나보다 말이야. 너 같은 게으른 해골 따위는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놔두진 않아!'


샌즈의 한쪽 다리가 멋대로 움직이더니 중심을 잃는다. 딱딱한 뼈가 바닥에 부딪치며 둔탁한 소리를 낸다.


"이... 이 해골 자식이..."


'손쉽게 내어주진 않겠어.'


"그냥 포기해! 네가 잘 하는 일이잖아!"


'그럴 순 없어. 의지를......'


"집어치워!"


'의지를...'


"너, 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의지를... 가져야...'





"맙소사."


언다인은 들고 있던 꽃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문은 반쯤 부서져 삐걱대며 열려 있고, 창문은 깨져 유리조각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병실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던 거대한 의료기구들은 모조리 박살나 쓰레기장의 고철더미만도 못하게 변해 버렸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샌즈였던 것' 이 서 있었다.


"새... 샌즈?"


기묘하게 늘어난 머리와 팔다리가 언다인을 향한다. 언다인은 주춤대며 그에게 다가갔다.


"대... 대체 무슨 일이야? 너 그건..."


샌즈는 몸을 흔들며 언다인이 알던 그 어떤 샌즈의 목소리와도 다른 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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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유 와나 해브 어 뺏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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