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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언더거탑 - 이것이 국방이다 (샌즈)

정의망치거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2.10 18: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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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빵빵빵 빵빠라빵빵 빵빵빵 빵빵빵~ 빠라바라바라방~

기상나팔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의 몸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후임들이 기상해 침구류를 정리해도, 아침 점호 준비를 해도 그는 마치 송장과 같이 자고 있다.

샌즈, 그는 자랑스러운 국군의 말년병장이었다.

"어어, 다인아, 샌즈 병장님 안 일어나시는데 점호 어떡, 어떡하지?"

얼타는 목소리로 알피스 상병이 동기 언다인 상병에게 물어보고 있다.

이미 익숙한 언 상병과는 다르게 알 상병은 소대에 있는 시간이 적어 샌즈의 모습에 덜 익숙하다.

"아, 신경쓰지 마. 저러다가 점호끝나면 알아서 일어나."

"그, 그렇구나, 그,근데 점회 열외사유는 뭐라고.."

"기상 시의 충격으로 인한 둔부 탈골이라고 하지 뭐."

"뭐,뭐? 그래도 돼?"

"아무도 신경 안 쓴다니까. 얘도 참.. 야, 프리스크. 어제 샌즈 아침점호 열외사유 뭐였냐?"

"기상 시 충격으로 인한 척추 탈골이었슴다."

"어저께는?"

"기상 시 충격으로 인한 두부 파손이었슴다."

"역시 우리 에이스답다. 봤지? 아무도 신경 안 써. 슬슬 나가자."

점호준비를 마친 장병들이 밖으로 나가고 생활관이 조용해지자 샌즈는 스르륵 일어나 기지개를 편다.

"아~ 국방부 시계는 뒤집어도 간다더니 진짜 존나게 안 가는구먼..어으으으"

너덜너덜한 노란 깔깔이는 그의 짬밥을 증명하는 듯 한 구린내 그 자체를 형상화한 빛을 내고 있었다.

등짝에 유성매직으로 선명히 새겨진, 그림 잘 그리는 후임이 새긴 간지폭풍 해골 마크는 그의 존재감을 강렬히 어필하고 있었다.

샌즈는 적당히 침상을 구겨 정리하고 리모콘을 꺼내들어 티비를 틀었다.

씨끄러운 광고 사이로 쿡 티비를 조작, 그의 목표는 여 아이돌이 사정없이 흔들어제끼는 뮤비가 가득한 유저ucc였다.

"아이고 꿍디 복스러운거 봐라.. 요즘 걸그룹들이 갈수록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화한다니까."

침상에 자빠져 팔로 목을 지탱한 채 입은 건지 벗은 건지 알 수 없는 아이돌들이 흔드는 영상을 한참 보고 있다가

모닝담배 생각이 나 일어서니 언다인의 인솔에 따라 애들이 복귀하고 있었다.

샌즈는 주머니에 손을 꼽은 채로 언다인을 불러세웠다.

"야, 오늘 뭐 귀찮은 거 할 거 같냐?"

"아니,오늘은 딱히 별 거 없을 것 같은데."

개말년인 샌즈는 이미 자기가 짬찌때부터 아끼던 소대 실세 언다인에게 말을 놓게 허락한 상태였다.

어차피 나가면 다 친구 형 동생 아니겠는가.

"그래? 오늘도 후임들 방해 안 되게 열심히 찌그러져 있어야겠군."

"그러던가."

"야, 모닝빵 태우러 가자."

"미친놈아 나 담배 끊은거 알면서"

"지랄은.. 그거 나 집에 갈때까지나 가나 보자."

최근 금연을 결심한 언다인을 비웃으며 샌즈는 중대 흡연장으로 향했다.

이미 중대 흡연장은 몇 명의 흡연자들이 자리를 잡고 모닝빵을 태우고 있었다.

"아이고 샌 뱀은 이제 일어났습니까?"

프리스크가 반갑게 아침인사를 날렸다. 일말 프리스크와는 신병 초 애매하고도 좋지 않은 관계였으나 몇주간 그를 지켜본 샌즈는

A급임을 감지하고 서로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여 털털한 관계가 되었다.

"그래 이제 일어났다 임마. 담배 좀 줘라."

돌부처 프리스크가 일례의 -_-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어 한 개피를 내밀었다.

담뱃갑이 피엑스에서는 볼 수 없는 색깔로 빛나는 걸 보니..

"야 이 새끼 정기 나가더니 그새 싸제 들여왔네? 니 짬에 그거 피우게 되어있냐?"

"그래서 나눠드리지 않슴까. 저 팔 빠짐다."

"그래 새끼야 어디 맛이나 좀 보자."

표정이야 늘 궂은상이지만 이렇게 센스있게 선임을 챙기는 것을 보면 샌즈가 아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 이 맛이지. 피엑스 거랑은 수준이 달라요 수준이."

"샌 뱀 요즘 디플만 피우던 것 같은데 한 갑 분양해드림까?"

"야, 미친놈아 말은 고마운데 그거 다른새끼가 보면 나 내무부조리로 찔려"

"에이 지금 샌뱀 소대에서 신경쓰는 사람이 누가 있다 그럼까. 있다 일과 끝나고 찔러드리겠슴다."

"곧 갈 사람한테 너무 챙겨주는거 아니냐.. 고맙다 새끼야."

그렇게 한창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문득 프리스크 일병이 뭔가 기억났다는 듯 샌즈에게 말했다.

"어 참, 소식 들으셨슴까?"

"뭐?뭔데?"

"오늘 저희 소대 신병 온답니다."

"그래? 시발 언다인 이새낀 귀가 막혔나 그런 소식이 들렸으면 진작 말을 해야지."

어느새 담배가 다 타서 재가 되자 샌즈는 꽁초를 땅바닥에 버리고 두어번 밟아주었다.

"너거들도 얼른 태우고 아침 청소하러 들어와라."

"예."

샌즈는 온 몸에 담배향을 풍기며 세면도구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휴가에서 들고온 각종 세면도구들이 자신의 피부를 베이비 페이스로 관리해줄 것을 알기의 그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귀찮긴 해도 아침에 관리를 착! 해 줘야지 이게 사회까지 피부가 유지가 되는 거거든."

이나수뿌리 클렌징을 얼굴에 쭉 펴바르며 샌즈가 중얼거렸다.





세면을 마치고 돌아오니 다들 청소 후 환복하고 아침 식사 하러 갈 준비를 하는지 적당히 씨끌벅적했다.

간부가 씨끄럽다고 뭐라고 하지도 않을 수위면서, 말이 쏙 쏙 잘 들리는 정도의 데시벨?

'하여간 언다인 이 놈이 애들 교육은 참 잘 해요.'

샌즈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당장 생각나는 놈 한 명을 불렀다.

"야, 중2왕.. 아니 아스리엘아, 오늘 아침 메뉴가 뭐냐.."

"예, 오늘 아침은 그.. 해물비빔소스랑..김이랑.."

"오케이 거기까지. 씨발 누가 군대 아니랄까봐 밥경찰 출동하는거 봐라. 오늘 아침은 패스."

이미 미각까지 사회인화가 완료된 샌즈의 혀에 해물비빔소스는 미각폭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샌즈는 관물대에 꼬불쳐 둔 라면과 사랑을 나누기로 다짐했다.

"넌 시발 아침부터 라면질이냐?"

"니도 내 짬 되봐라 그게 입에 들어가나. 시발 그릴비 또 빡쳤겠네."

본부중대 취사병 소속이자 취사분대 왕고인 그릴비 상병은 자신의 손이 타지 않는 즉석식품형 요리를 매우 싫어하는 특이한 병사였다.

사회에서 바를 운영하다 늦게 군대에 왔는데, 그러다보니 제법 요리에도 일견식이 있어서 쓰레기같은 재료로도 먹을 만한 맛을 내지만

이런 캔으로 나오는 소스 같은 경우는 그릴비가 손 쓸 도리가 없어서 매우 싫어하는 것이었다.

"그새끼 빡치면 부식 안 빼주는데, 시발.. 짜증나네."

물론 정기적인 부식 불출이 아니라 불출한 후 남아서 꿍쳐놓고 몰래 빼먹는 건빵 같은 거 얘기하는 것이다.

다른 중대 아저씨여도 오래 있으니 제법 친해져서 이래저래 상부상조하는 사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그릴비도 반나절 정도는 투덜거리기에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야, 우리 밥먹으러 갓다올게."

언다인이 말했다.

"어엉, 얼른 가라. 뭘 보고까지 하고 있냐."

언다인이 나가자 샌즈는 투덜거리며 관물대에서 라면을 꺼내 뜯고 정수기로 가 뜨거운 물을 받았다.

"스프 먼저 밑에 깔고 뜨거운 물 붓고... 애들한테 시키면 이 맛을 못 내요. 하여간 등신새끼들."

그 프리스크조차 물조절의 미세함은 실패하고 말기에 샌즈의 입맛에는 못 미치는 것이었다.

"어? 뭐야 샌즈! 넌 아침부터 라면이야?"

"어 충성, 소대장님 왔슴까. 좀 나눠드림까?"

짬찌 소위 파피루스가 생활관에 얼굴을 내밀었다.

출근하고 잠시 들른 모양이다.

"됐어 임마, 이런거 자주 먹으면 몸 버려. 가끔은 밥 먹어. 뭣하면 요리라도 해 줄까?"

"소대장님 요리는 제발 애들한테나 주십쇼. 갈 사람이 먹기에는 과분한 요림다."

파피루스는 샌즈가 후임들에게 영광스러운 기회를 양보한다고 생각했는지 미소를 지었다.

"빼기는, 참 샌즈, 소식 들었냐?"

"신병 말임까?"

"어어, 그래, 신병 오면 잘해주고. 괴롭히지 말고."

'니나 신병이나 나한텐 별로 다를 것도 없다 새끼야.'

샌즈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라면을 한 젓가락 떠 입에 넣었다.

"걱정 마십쇼, 미쳤다고 갈 날 늦어지게 건들겠슴까."

"그래 그래,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지. 아, 나 간다!"

"수고하십쇼."

소대장을 돌려보내고 라면을 하나 흡입하고 나니 소대원들이 밥을 먹고 돌아왔다.

샌즈는 라면봉지를 치우고 생활관 침상 끝 빈자리로 몸을 구겨넣으며 언다인에게 말했다.

"야, 밥 먹고 오면서 별거 없었지?"

"엉, 그래도 오늘은 몸좀 더 사려라. 행정반에서 행보관 또 소리지르고 난리났던데."

"아 씨발 그새끼는 대체 뭐가 불만이야. 진짜 내가 씨발 이 짬 먹으면서 그새끼 같은 또라이는 본 적이 없어요"

행보관 상사 테미.

평소에는 귀척으로 사람들 속을 뒤집다가 뭔가 맘에 안 들면 (주로 청소) 소리를 지르며 테미 플레이크(색종이 조각)을 박스째로 들이부으며

샤우팅을 날리는 마성의 필살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샌즈는 그의 악랄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후임을 받을 때 청소 교육만은 착실하게 시켰던 것이다.

"또 테미 플레이크 지랄하면서 뭐 뿌렸냐?"

"그전에 토리맘이 말리더라. 그나마 다행이지."

중대장 토리엘 대위는 평소의 대인배스러움과 어머니의 사랑 같은 중대 운영으로 토리맘이라는 별칭을 얻은 (좋은 의미로)

좋은 중대장이었기에 샌즈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아 시발 귀찮아.. 아아아아 좆같아..또 스트레스 받아서 피부 일어나겠네."

"떼미가 도와ㅈ주까?"

"?"

기묘하게 신경을 찌르는 목소리가 샌즈의 귓가에 울렸다.

샌즈가 잊을 수가 없는 악마의 목소리.

행정보급관 상사 테미의 목소리였다.

"충성! 행정보급관님 오셨습니까."

샌즈는 번개처럼 일어나 경례를 붙였다.

"샌 병ㅈ짱..군쌩활..존나..편하지? 웅? 그렇지 않ㄱ고서야..일과쉬간에...응?깔까리 쳐입구..자빠져 있슬리가..없자놔.."

"아, 아닙니다. 늘 후임들 생각하느라 편할 날이 없슴돠."

"됐고..오늘..대대 풀들 다 예초해야대!..떼미랑 같이 작업할러 가ㅈ자!"

"아,아이고 보급관님 저 갑자기 팔에 격렬한 통증이.. 엉치뼈도 막 아프고 아이고.."

"닥치고 나와, 빌어먹을 말년 뼈다귀 새끼야."

샌즈는 울상을 지으며 행보관에게 납치당해 작업복장으로 끌려나갔다.

"역시 말년 잡는덴 행보관이 짱이네."

언다인이 중얼거렸다.

모두가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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