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는 '황무지 이야기'
원작에서 해결 안한 떡밥들 나름대로 수거해보는 이야기 (동인해석 있음 주의)
불살엔딩 이후 3년~3년 반 정도 된 시점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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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샌즈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주변부터 둘러보고, 창문까지 열어본 샌즈는 주변 풍경이 어젯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꿈...?"
속으로 중얼거린 샌즈는 모든 것이 허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다시 창문을 닫고 몇발짝 터벅터벅 걸었다.
침대는 자면서 밤새 몸부림을 쳤는지 이불이 구겨져있고 베개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샌즈는 베개를 주워 침대위로 올린 뒤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 침실 밖으로 나왔다.
지금으로부터 햇수로 4년 전, 에봇산의 결계가 깨졌다.
산의 입구는 열렸고, 괴물들은 햇빛을 보았다.
괴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즐거워하며, 지하생활이 청산된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장벽이 없어졌다 해서 괴물들이 바로 지상에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었다.
괴물과 인간간의 전쟁이 일어나고 난 뒤로 많은 세월이 흘러있었다.
샌즈는 처음 괴물들을 본 사람의 반응을 기억했다.
파피루스는 인간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겠다며 득의양양했다.
사람들은 파피루스를 보고 호기심에 찼다.
악수를 청한 파피루스에게 무슨 이벤트냐며 낄낄 대면서 같이 악수를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경찰서에 가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상의 인간들은 괴물을 괴물로 인식하지 못했다. 자신들의 좁은 시야의 일부, 자신들과 같은, 그저 잿빛 세상의 한조각으로만 보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행인들은 일반인보다 키가 큰 편인 파피루스를 위 아래로 흝어보고는 그냥 지나갔다.
파피루스는 처음엔 프리스크와 같은 생김새를 가진 인간들이 신기했지만, 곧 이어진 인간들의 반응에 실망했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인간들은 파피루스와 그 주변의 괴물들을 잠깐의 흥밋거리나 말상대로만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파피루스는 인간들에게서 진실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언제나 활기차고 긍정적인 그의 어깨에 힘이 조금 빠졌다.
그들은 분명 파피루스를 정교하게 만들어진 로봇이나, 잘 재현한 코스튬 플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파피루스는 엄연한 인격체였다.
샌즈는 그것을 알기에 실망한 파피루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일단 왕에게 맡기자고 하면서 파피루스를 다시 에봇산으로 데려왔다.
언다인의 보고를 들은 아스고어는 괴물들을 세상으로 보내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판단했다.
인간이나 괴물이나, 서로에게 준비가 필요한 것은 자명해보였다.
왕은 괴물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되 언제든지 나갈 수 있게 준비 하라고 다시 지시를 내렸다. 몇몇 항의하는 괴물도 있었지만,
왕이 인간들은 상호작용할 때 탄환을 던지지 않는다고 설명하자 금세 이해하고 돌아갔다.
산 밖으로 나가는 것은 어려웠지만 낮에 햇빛을 보거나 밤에 별을 헤는 것은 가능했다.
먼저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결계가 깨졌다는 소식을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
수천년 동안 괴물들이 봉인되어 있었던 에봇산은 12개의 폴리스 중 7번 가 정중앙에 있는 도시 명물이었다.
산이 포함된 지역은 나라에서 지정한 그린벨트였고, 에봇시청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당신은 목적지는 바로 이 에봇시청이라고 모두에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해명해줄 유일한 인간, 프리스크와 함께 갈 괴물 인사 몇명이 필요했다.
가장 먼저 파피루스가 손을 들었다. 샌즈는 파피루스가 손을 들자 같이 손을 들었는데,
그 옆에서 언다인이 무시무시한 눈길로 쏘아보고 있었지만 손을 내리기는 커녕 뻔뻔스러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결국 아스고어와 언다인은 지하에 남아 괴물들을 안돈시키기로 하고,
해골 형제가 프리스크를 따라가기로 했다.
토리엘은 프리스크가 친구들과 함께여서 기뻐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프리스크의 작은 하트가 의지로 차오르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스고어에게 자신이 모든 괴물의 대표로 인간과 접촉할 것을 자청했다.
다들 난색을 표했지만 토리엘의 의지는 분명했다.
괴물의 존재를 그저 전설이나 소설 속 존재로만 치부하고 있었던 인간들은, 자신과는 다른 새로운 종족인 괴물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따뜻한 종류의 관심이었다. 전쟁을 일으킨 세대는 전부 늙거나 병들어 죽었고, 또 오랜시간이 흘러 그 후대가, 또 그 후대
의 후대가 남아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괴물들이 지하에서 분투하는 동안 이미 인간의 세계는 시대가 몇번이고 바뀌었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서 나쁜 감정을 품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것이었다.
교류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전쟁을 하는 것은 왕이었지만, 화친을 청하는 것은 여왕에게 있었다."
괴물들은 이런 속담까지 만들며 자신들이 지하생활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했다.
지하의 스노우딘을 떠난 두 형제가 새로 살게 된 집은 아담한 사이즈의 연립주택이었다.
방 두개짜리 집들은 이미 다른 가족들에게 양보해서 침실로 쓸 수 있는 방은 한개 밖에 없었다.
에봇시청의 직원은 양해를 구했고 해골형제들은 그다지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예전집보다 쓸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 것은 사실이었기에 이삿짐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밖에 없었다.
파피루스는 지상에서 살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은 것 같았고, 샌즈는 파피루스와 방을 같이 쓴다는 것을 조금 어색해했다.
새 집은 지하와 비교하면 굉장히 쾌적한 곳이어서, 해골형제는 새 집에 금방 익숙해졌다.
다만 샌즈는 파피루스 앞에서는 양말을 꼬박꼬박 치워야 했고,
이불도 털어서 얌전하게 개켜놓아야 했기 때문에 조금 귀찮다고 생각했다.
왕실 과학자에서 '괴물 대사관 과학자'로 직함이 바뀐 알피스는
코어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만 끝나면 지하의 일반인(괴물 포함) 출입제한이 풀릴거라고 했다.
샌즈는 지하에 자신의 연구실을 두고 온 것이 못내 찝찝했다.
그래서 그릴비의 도움으로 매일 연구실을 돌아볼 수 있는 일자리를 구했다.
그리고 오늘이 처음으로 출근하는 날이었다.
샌즈는 파피루스가 해준 계란 프라이와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물론 스파게티는 저 멀리 밀어두고)
홍차에 슈가 밀크를 잔뜩 들이부은 뒤 입에 털어넣은 뒤, 왜 스파게티를 안먹냐는 파피루스의 물음을 못들은 척 하면서 집을 나왔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5분정도 걷자니, 멀리서 언다인이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샌즈는 10시 출근이었지만 언다인은 에봇시의 괴물 대사관까지 9시 반 출근이었다. 아마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샌즈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버스를 기다리는 언다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신세를 지게 한다면 널 죽여버릴거야."
샌즈는 '지름길' 로 언다인을 데려다 준 뒤 언다인의 솔직하지 못한 감사표현을 들으며 다시 직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자신과 다르게 인간들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했다.
인간들은 자동차나 자전거가 없으면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는 것을 꽤 어려워했다.
지하에서는 쓸모없는 줄 알았던 공간이동 능력이지만 지상에서는 유용하게 쓰였다.
샌즈는 휘파람을 불면서 느릿하게 걸어갔고, 어느새 직장에 도착했다.

"아후후후! 오랜만이야, 미스터 뼈다귀!"
샌즈는 막 개장을 앞둔 거미소녀 머펫의 제과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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