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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해피엔딩 이후의 해피엔딩 5

ㅇㅇ(61.98) 2016.06.07 23:20:10
조회 1410 추천 16 댓글 4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91614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99716

3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515965

4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532924



캐붕주의

설정붕괴주의













부엌에 도착한 샌즈가 처음으로 본 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파이를 막 꺼내는 토리엘의 뒷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은 해골은 남은 한 괴물과 한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1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파피루스겠군. 그의 추측을 증명하듯 계단 뒤편에 빨간 스카프가 눈에 띄었다.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부엌에 도착한 파피루스는 샌즈의 맞은편에 앉았다.


‘분명 처음엔 내가 파피루스와 앉고, 맞은편에 꼬맹이와 토리엘이 앉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 …그 배치가 완전히 바뀐 지도 한 두 달은 지났군.’


깨작거리며 파이를 먹던 프리스크가 조용히 샌즈의 옆을 고수하기 시작했던 것이 두 달 전쯤이었다. 어쩐지 자리가 바뀌고 그나마 잘 먹는다 했더니 시간이 갈수록 먹는 양이 다시 줄었었다. 샌즈는 또 찾은 퍼즐조각에 짧게 숨을 내뱉었다. 하얀 안광이 고요한 계단으로 향했다. 오늘도 아침을 굶으려고 저러는 건가? 계단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들려오지 않았다.


“오늘도 아가는 아침을 거르려고 하는 걸까요…?”


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질문이 부엌의 공기를 울렸다. 샌즈는 계단 쪽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김이 나는 파이가 담긴 접시로 시선을 돌렸다. 버터스카치 파이를 바라보던 해골의 두 눈이 감사 인사와 함께 식사의 시작을 기다리는 동생에게 향했다가 다시 계단에 닿았다. 왠지 내려올 것 같았던 느낌이 시선을 떼기 힘들게 만들었다.


달칵, 끼익-.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부엌의 세 괴물의 눈이 계단을 향했다. 갈색머리의 소녀가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와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어젯밤은 잘 잤니?”


화색이 도는 얼굴의 토리엘이 프리스크에게 아침 인사를 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토리엘의 목소리 뒤로 달각거리는 접시 소리가 들렸다. 멋쩍게 웃으며 샌즈 옆에 앉는 소녀의 앞에 버터스카치 파이 조각이 놓였다. 프리스크는 따뜻한 파이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를 발견한 프리스크가 눈에 띄게 움찔거렸다. 파피루스가 흔들리는 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인간, 왜 그래?”

“어머, 내가 불을 끄는 걸 깜빡했구나!”


소녀의 시선 끝에는 아직 타오르고 있는 불꽃이 자리하고 있었다. 토리엘이 손을 휘저어 마법을 거두어들이자 불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와 함께 모두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프리스크 또한 애써 포크를 들어 파이를 잘게 쪼겠다. 그럼에도 소녀의 몸을 감싸는 작은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식탁 아래에 떨어져 있는 왼손이 공기 사이에서 허우적댔다. 샌즈는 소녀를 힐끗 보고는 파이를 먹던 한 손을 내려 움직이던 손을 살짝 잡았다. 손가락의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진정된 눈동자가 해골의 하얀 안광과 맞닿았다. 올라가있지만 굳어있는 것 같은 입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괜찮아.’


고요한 속삭임에 프리스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고는 오른손을 움직여 파이를 먹기 시작했다. 떨림이 잦아들고 샌즈는 쥐던 손을 놓았다. 그는 이어서 파이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 소녀는 파이를 먹으며 애써 한 두 마디 말을 꺼냈다. 토리엘과 파피루스는 기쁘게 그녀의 말에 대답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샌즈는 간간히 뼈개그를 던졌다. 평범해 보이는 아침 식사 시간이 지나갔다.



-



프리스크는 소파에 앉아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토리엘이 간식으로 먹으라며 구워준 쿠키가 탁자에 놓여 있었다. 소녀는 쿠키를 깨작거리며 먹다가 접시에 내려놓았다. 쿠키를 으적거리며 방송을 보는 것은 시간 때우기에 정말 좋은 일이었다. 급박했던 대사의 일도 최근 몇 년은 과거에 비해 훨씬 느긋해졌기에 프리스크는 나갈 일이 없으면 집에서 여유를 즐기곤 했다. 괴물과 인간이 함께 나와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면 자신이 한 일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그랬던 것도 몇 달 전까지의 이야기였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프리스크는 소파 한 쪽이 폭 파이는 것을 느끼며 현실로 돌아왔다. 쿠키를 가져가는 뼈다귀를 보며 프리스크는 방금 소파에 앉은 괴물이 샌즈임을 알아챘다.


“파피루스 요리 배우러 가는 게 오늘이었나?”

“헤, 아직 요일 감각은 멀쩡하네, 꼬맹아.”

“날짜는 몰라도 요일 정도는 알 수 있지.”


프리스크는 기가 찬다는 듯 웃고는 텔레비전에 다시 시선을 돌렸다. 소녀는 예능 프로그램에 다시 시선을 고정했다. 손은 아무 것도 쥐지 않은 채로 소파 위에 놓여 있었다. 샌즈는 손에 쥐고 있던 쿠키를 우물거리다가 먹다 만 쿠키를 바라보았다.


“너 이거 되게 좋아하지 않았냐, 꼬맹아?”

“……그랬지.”


샌즈의 물음에 프리스크는 눈동자를 굴리다가 대답했다. 해골은 의아한 얼굴로 쿠키와 소녀의 얼굴을 번갈아 본 뒤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두개골 안에서 조각들이 뒤죽박죽 섞였다. 노을, 불꽃, 파이와 쿠키? 잡힐 듯 말 듯한 느낌에 샌즈는 미간이 있었을 부분을 찌푸렸다. 어렴풋이 내용이 그려지긴 하는데…. 해골은 골이 지끈거리는 느낌에 텔레비전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요리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다.


“!!”

“…?!”


가스레인지에 불을 키는 장면이 나오고, 타오르는 불꽃이 클로즈업되자 프리스크는 소파에 밀착하며 널브러져 있던 담요를 움켜쥐었다. 하얗게 질린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음…꼬맹아. …꼬맹아? 정신 차려봐. 괜찮아. 그 장면 지나갔으니 고개 들어봐.”


프리스크는 감고 있던 눈을 꽉 눌러 감았다가 조심스레 떴다. 어느새 소녀 앞에 서있는 해골이 그녀를 살펴보았다. 아, 그래.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건지 알 것 같다.


“지금 네가 무서워하는 게 불 때문인 거 맞니, 꼬맹아?”

“….”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샌즈는 그녀 옆에 다시 털썩 앉았다. 프리스크는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가 다시 들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요리를 함께 나누어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한결 진정된 소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 날아오는 불덩어리들에 맞았던 게 나도 모르게 떠올라서….”

“불덩어리를 쓰는 괴물이라면…아.”


샌즈는 아스고어를 먼저 떠올렸다가 요리를 하는 토리엘의 모습을 떠올리고 말을 멈췄다. 맞아, 토리엘은 요리할 때 주로 화염마법을 써서 했었지. 맞아가는 조각들에 해골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프리스크는 탁자를 바라보던 시선을 끌어올려 샌즈를 바라보다가 다시 텔레비전에 고정시켰다. 샌즈는 골치 아프다는 얼굴로 쿠키가 담긴 접시를 응시했다. 그가 저명한 심리상담가가 아닌 이상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 그럼 네가 생각하기에 쿠키에 손이 잘 안 가는 이유가 뭔 것 같아?”

“음…”

“너를 해치려 했던 토리엘의 모습이 떠올라서? 아니면 쿠키를 만들 때에는 불이 필요하니까?”


프리스크는 끄으…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꽤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던 텔레비전은 공허한 소리만을 뱉어낼 뿐이었다. 소녀는 입술을 오물거리고는 말을 이었다.


“…글쎄. 쿠키를 본다고 그걸 만들 때 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떠오르진 않는 걸 보니 굳이 따지면 전자 같긴 한데….”


말소리가 잦아들었다. 샌즈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 같은 그녀의 옆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


“쿠키를 볼 때 토리엘이 던지던 불덩이들이 떠오른다기보다는 그 때의 토리엘의 얼굴이 떠올라.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그 때의 표정을 떠올리면 믿음이 져버린 기분이 들어.”

“…….”

“설명을 잘 못 하겠어. 그냥 나를 지켜줄 거라던 믿음이 믿고 싶던 기대일 뿐이었구나, 라는 느낌? 음…아이가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샌즈는 소녀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는 프리스크의 심정에 공감해보려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다. 엄마…라. 샌즈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 괴물을 떠올렸다. 엄마와는 거리가 멀긴 하다만 그를 대입하고 문장을 조금 손보니 어느 느낌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동안 애정을 바탕으로 믿어왔던 것이 본인만이 생각하던 헛된 기대, 상상일 뿐이었다는 것에 대한 충격과 그럼에도 믿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슬픔…같은 건가.’


자신이 이해한 것과 비스무리한 색으로 울려 퍼지는 소녀의 감정을 문장으로 다듬는 것은 태생적으로 이과 성향인 해골에게 꽤나 어려운 문제였다. 샌즈는 어떤 느낌인지 감은 오지만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고 멋쩍게 말했다. 프리스크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웃었다. 처음 말을 꺼낸 나도 표현이 잘 안 되는걸. 소녀의 목소리에 샌즈는 어쩔 수가 없다는 듯 웃어버렸다.


“헤, 좀 왜곡하자면 실연당한 느낌인건가, 꼬맹아?”

“…좀 많이 왜곡된 것 같지만…그래, 뭐. 보답 받지 못하는 믿음이나 애정 같은 느낌은 비슷하겠네.”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는 프리스크를 하얀 안광이 바라보았다. 어쨌든 믿음의 문제인 거군. 샌즈는 어렴풋한 핵심을 되뇌었다. 믿음, 믿음이라니, 하필…. 젠장.


‘내게도 참 ’골‘칫거리인데, 그건.’


당장 옆의 꼬맹이를 제대로 믿을 수 있게 된 것도, 믿기 시작한 것도 얼마 전인데 근의 공식이 하필 믿음이라니.

샌즈는 지끈거리는 두개골에 한숨을 쉬었다. 어느새 화면을 바라보던 프리스크가 한숨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냐는 소녀의 물음에 해골은 힘없이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아무 것도 아냐, 꼬맹아.



-



보고 있던 프로그램이 끝나자 프리스크는 리모컨을 몇 번 누르며 채널을 바꿔댔다. 잠시 메타톤의 방송이 나왔다. 소녀는 흠칫거리며 채널을 돌려버렸다. 샌즈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의 행동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소녀의 공포는 토리엘과 파피루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해보였다. 프리스크가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방영되는 채널이 나오자, 그녀는 이어지던 채널 변경을 멈추고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먹다 만 쿠키가 소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프리스크는 잠시 고민하더니 쿠키를 집어 들었다. 조그맣게 입에 베어 물자 오독, 하는 소리와 함께 쿠키가 더욱 작아졌다. 소녀는 쿠키 조각을 접시에 내려놓았다. 샌즈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


“음, 꼬맹아. 너는 요리 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 그치?”

“응. 그래서 부엌도 밥을 먹을 때에나 가는 걸.”

“헤, 그렇다면 쿠키 같은 간식거리를 만드는 데에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는 건 잘 모르겠군.”


샌즈의 뜬금없는 말에 프리스크는 고개를 돌렸다. 의미를 모르겠단 갈색 눈동자가 샌즈를 곧게 바라보았다.


“물론 마트에서 파는 ‘버터 쿠키 만들기’, ‘초코 쿠키 만들기’ 그런 걸 쓰면 그나마 낫다만…직접 만들 땐 밀가루와 코코아 가루, 물의 양 같은 것부터 일일이 비율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 그리곤 반죽을 한 뒤 기다리고, 구우면서 또 기다려야 하지.”

“….”

“토리엘은 매번 장을 볼 때마다 쿠키 만들 재료는 항상 사오더라고. 그것도 마트에서 파는 믹스 같은 것 말고 직접 만들 때 쓰는 재료들로. 예전에 ‘시중에 팔기도 하는데 직접 반죽해서 만들기 힘들지 않냐’고 물어본 적도 있었어.”


프리스크는 입술을 비죽였다. 헤, 대답이 궁금하단 표정이네. 샌즈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을 이었다. 요 며칠 사이에 몇 달 치 할 말을 다 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파피루스와 장을 볼 때 한 번 사다가 쿠키를 만들어 준 적이 있었는데, 꼬맹이 네가 웃으면서 ‘엄마가 직접 만들어 준 게 더 맛있어요!’라고 했었다고 하더라고. 이야기를 들으니 기억이 날 것 같더라.”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것 같은 부분에서 온화하던 프리스크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졌으나 곧 돌아왔다. 소녀는 고요함 속에서 잊혀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맞아, 그랬던 것 같아.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프리스크는 속으로 생각했으나 샌즈는 그것을 읽어낸 것 같았다. 샌즈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리고 이 집에 쿠키를 잘 먹는 사람이나 괴물이 얼마나 될까? 토리엘은 쿠키를 며칠 마다 구워낼까? …헤, 한 번 생각해봐, 꼬맹아. 믿음은 생각보다 작은 것에서부터 쌓이기 시작하거든.”


샌즈는 한 손으로 프리스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갈색 머리카락이 손가락뼈 사이로 헝클어졌다. 소녀는 미묘한 얼굴로 쿠키가 담긴 접시를 바라보았다. 복잡한 생각에 잠긴 것 같은 표정에, 해골은 기척 없이 손을 뗀 후 쿠키를 하나 더 가져다가 깨물었다. 바삭한 쿠키가 씹히는 소리가 텔레비전의 소리에 묻혔다. 샌즈는 프리스크가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녀는 그가 자리를 뜨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샌즈는 일부러 지름길을 쓰지 않고 냉장고로 향했다.


한편, 프리스크는 해골의 물음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샌즈는 왜 그런 질문을 내게 한 걸까?’


이 집에서 쿠키를 가장 잘 먹는 사람 혹은 괴물을 꼽자면 프리스크였다. 토리엘은 군것질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으며 차를 마실 때 쿠키를 한두 개 집어 먹는 정도였다. 샌즈는 쿠키를 먹을 시간에 케첩을 먹는 편이었고, 파피루스는 쿠키를 먹을 시간에 스파게티를 해먹는 편이었다. 그래, 쿠키가 있으면 그 중 80퍼센트 정도는 내가 먹을 거야, 아마. 프리스크는 본인의 군것질 습관에 대해 ‘뼈’ 저리게 되돌아봤다. 그리고 토리엘은…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쿠키를 굽지, 아마.’


한창 좋아라했을 때는 이틀에 한 번도 구워줬던 것 같아. 프리스크는 밑바닥에 박혀 있던 기억을 끌어 올렸다. 아무리 방학 기간이었다지만 이틀에 한 번은 힘들었을 거야. 소녀는 요리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본인의 성격을 떠올리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에 깊이 공감했다.


‘그렇다면 토리엘은…거의 나만을 위해서 그 고생을 하며 쿠키를 구워줬던 걸까?’


샌즈가 했던 말이 프리스크의 머릿속에 울리고 있었다. ‘엄마가 해준 게 제일 맛있다’는 말에 직접 재료들을 섞어서 반죽을 하고 쿠키를 만든다는 그 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소녀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마음속에 가라앉았다.


“…….”


입 안에서 나오지 않는 생각이 맴돌았다. 믿어도…되는 걸까?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던 걸까? 이런 걸로 고민하는 스스로가 참으로 작아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프리스크는 말없이 접시 위 허공을 바라보았다. 모아지는 시선이 쿠키 조각에 향했다. 소녀는 스스럼없이 조각을 집어 먹었다. 으적거리는 식감이 기분 좋게 입에 감겼다.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기도 한 마음에, 프리스크는 입 안의 쿠키를 삼키고 다른 하나를 집어 들었다.


“…!”


케첩을 가지고 소파 쪽으로 향하던 샌즈는 예전처럼 으적거리며 쿠키를 먹는 프리스크의 모습을 보며 헤, 하고 웃었다. 딱딱하고도 부드러운 손길이 갈색 머리카락을 작게 헝클어뜨렸다. 소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다른 편이 다시 방영되고 있었다. 샌즈는 마저 재밌게 보라며 말을 건네곤 케첩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



샌즈는 자신의 방에서 케첩을 마시며 본인이 소녀에게 했던 말을 곱씹었다.


“‘믿음은 생각보다 작은 것에서부터 쌓이기 시작 한다’…라.”


헤ㅡ. 샌즈는 허탈하게 소리 내며 웃었다. 당장 의지가 사라지고 나서야 꼬맹이를 제대로 믿을 수 있었던 내가 할 말이었을까. 해골은 큭큭거리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후우ㅡ하고 긴 숨을 내뱉는 두개골이 멍했다. 책임을 질 준비가 안 된 지 너무 오래 돼서인지 작은 것도 무겁게 다가왔다. 이 쯤 되면 꼬맹이보단 내가 더 난제인 것 같은데. 샌즈는 소리 없이 웃었다. 올라간 채 고정된 입꼬리가 씁쓸했다. 그는 케첩을 내려놓고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뼈’ 아프게 어렵군.”


안광마저 없앤 해골이 중얼거렸다.

그는 막다른 골목길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을 겨우 내디뎠다.

그가 앞으로 걸어 나갈 발걸음 중에서도 손꼽히도록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물론 이걸로 토리엘에 대한 게 전부 풀린 건 당연히 아님

전개가 안 떠올라서 개인 경험을 살짝 스깠는데 캐붕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시발 이거 어디로 흘러가는거지.....치유 잘 해낼 수 있을까.....

끄으으 글이 늘어지는걸 고쳐야 하는데 잘 안 되네 오늘 분량 조절도 망하고 ㅁㅊ

논술 때도 글에 군더더기 많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었는데 시불쟝

사실 늘어지는걸 쳐내려면 퇴고를 해야 하는데 쓰면서 슥 읽는 거 빼고는 그없이라;

부담 안 갖고 자기만족으로 쓰려고 노력하는데 장편은 이게 생각보다 힘드네


역시 해야 할 일 하기 싫으니까 딴짓으로 글을 쓰게 된다 이젠 진짜 당분간은 작작 써야 하는데;;;;

그리고 감기 뒤졌으면 ㄹㅇ

그럼 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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