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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언더거탑 - 이것이 국방이다 (신병)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9899&page=4&exception_mode=recommend
공포의 언더거탑 - 이것이 국방이다 (당직과 별과 차라의 전설)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2637&page=1&search_pos=&s_type=search_name&s_keyword=정의망치거슨
공포의 언더거탑 - 이것이 국방이다 (족구 上)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6673&page=2&exception_mode=recom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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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글은 현실 군대와 관련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의 몸은 짬으로 되어 있다.
피는 똥국이며 마음은 냉동
수 많은 구장을 넘어서도 불패
단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단 한 번도 헛발을 날리지 않는다
그 자는 항상 홀로 짬의 언덕에서 승리에 취하며
따라서 그 생애에 패배는 없으니,
그 몸은 틀림없이, 짬으로 되어 있다.
프리스크 일병은 마치 이등병 때, 첫 체력 측정을 할 때처럼 미친듯이 달려서 생활관에 도착했다.
커튼까지 쳐져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생활관에서는 '그'의 거친 코고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프리스크 일병은 그 패기에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시간이 열한시.. 근무 취침 들어간 지 이제 길어봐야 세 시간.. 꼬장 강도는 심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의 관물대를 열어, 그가 좋아하는 싸제 담배를 꺼낸다. 회심의 말보X 라이트.
기존의 말보X 레드에 비해서 덜 독하지만, 그만큼 무난한 맛을 자랑하는 프리스크의 필살기였다.
우선, 말보X 한 갑을 뜯어 향이 흐르도록 했다. 마치 맹수를 유인하듯.
지금 샌즈 병장의 상태는 맹수 이상으로 위험한 상태였으니, 능수능란 짬이 차기 시작한 프리스크 일병의 등에도 식은 땀이 났다.
적당히 향이 퍼지도록 한 후, 프리스크 일병은 샌즈 병장의 귓가, 그러니까 침낭 이 부분 쯔음엔 귀가 있겠다 싶은 부분에 말했다.
"샌즈 병장님, 샌즈 병장님."
일순간, 침낭이 꿈틀거렸다.
프리스크는 식은땀을 닦고 말보X의 향을 조금 더 풍겼다.
'제발 곱게 일어나라!'
"샌즈 병장ㄴ..."
프리스크의 불안한 단말마는 메아리가 되었다.
"아 씨발! 뭔데! 왜! 내가 저녁때까지 깨우지 말랬지!"
침낭이 확 들쳐지더니 푸른 빛에 감싸인 왼손이 하늘로 향했다가 땅으로 꽂혔다.
동시에 프리스크의 몸도 파랗게 질리더니 침상에 꽂혔다.
"으켁!"
"BAD TIME 들어간다 새끼야!"
생할관 사방으로 프리스크를 꽂아버리던 샌즈는 12회쯤 상하좌우로 팔을 휘두르고 나자 손을 멈추고
누런 깔깔이 속으로 오른손을 집어넣어 등을 긁으며 말했다.
"니가 들고 있는 그건 말보X 라이트. 맞지?"
"쿨럭, 예, 그렇슴다."
"그런 것까지 동원해서 날 깨울 정도로 뭔가 상황이 안 좋은가 보네."
"예 상황이 정말 안 좋슴다. 샌즈 병장님의 능력이 필요함다."
"하.. 일단 나가서 한 대 피우면서 듣자."
"그러면 너무 늦슴다. 일 해결되면 아예 한 갑 통째로 드릴테니 바로 와주시면 안됨까?"
샌즈 병장으로썬 그 돌부처 프리스크 일병이 이렇게까지 사정하는 것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호기심이 생긴 샌즈 병장은 등을 한번 쓱 긁고 나서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목을 두어바퀴 돌린 후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누런 깔깔이가 햇빛 후광을 받아 더 지저분하게 빛났다.
"까짓거, 가자. 앞장서라."
말년답게 샌즈 병장은 절차도 초고속이었다.
잠시 소대장이 화장실 간 틈에 당직인 알피스 상병에게 말해놓으라고 지시하고,
지휘통제실에서는 충성 한 마디로 들어가서 충성 한 마디로 나오는 패기를 보였다.
샌즈 병장은 살짝 빠르게 걸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니네들이 도고네 애들이랑 냉동빵 족구를 했는데, 지금 지게 생겼다고?"
"예, 그렇슴다."
"그래서 비대칭전력인 나를 끌어들였고?"
"예, 바로 그검다. 샌즈 병장님 뽈 진짜 기가 막히게 차시지 않슴까."
프리스크 일병은 최대한 샌즈 병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기면 슈넬 한 봉지 통째로 달라고 해야겠다."
샌즈 병장은 입맛을 다셨다.
"빨리 가야 될 것 같슴다. 지금 졌을수도 있슴다."
"하.. 근무 서다 우리 행보관 출근하는 움직임 보고 놀라서 공포탄 허공에 쏘는 바람에 영창 갈 뻔한 짬찌 도고 새끼가 많이 컸나보네.
알았다. 특별히 뛰어주마."
놀랍게도 샌즈 병장은 말년 병장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는 달리기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마치 묵은 집오리가 날아오르듯, 그렇게 샌즈 병장은 뛰었다. 프리스크 일병과 함께.
"프리스크 이 새끼 언제 오는 거야!"
13:0, 실점의 순간이 다가오자 언다인 상병은 비명을 질렀다.
메타톤 상병은 혹시라도 뭔가 보이지 않을까 대대쪽을 주시했다.
프리스크의 공백은 생각보다 무시무시했다. 냅스타 이병을 없는 인력으로 취급하여 더 빡세게 버틴 덕분에 실점은 막고 있었지만..
"무모한 도전의 대가는 언제나 큰 법. 우리 애들은 치킨 아니면 안 먹는다. 알지?"
"왕!왕왕!"
"개새끼들.."
개껌에 불을 붙여 피우며 중얼거리는 도고를 바라보며, 언다인은 분노가 차올랐다.
그 와중에 메타톤 상병이 큰 소리를 질렀다.
"저기..저기..! 노란 깔깔이가 보입니다!"
"뭐? 드디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슴다!"
노란 깔깔이는 평소의 그의 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세...세상에.. 샌즈 병장님 뛰고 있슴다!"
"뭐 시발? 그 새끼가 돌았나? 아니 시발 구세주지 구세주. 구세주는 돌아도 돼!"
언다인 상병은 환호성을 지르며 크게 타임을 외쳤다.
개껌을 피우던 도고 병장은 연기를 뿜어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씨발 또 왜?"
"선수 교체다! 선수 교체!"
"호오.. 또 뭐 발악할 놈이라도.. 아니 저놈은..?"
샌즈 병장은 선수 교체 타이밍에 정확히 도착했다.
오랜만의 뜀박질이 신선했는지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그가 말했다.
"이야.. 오랜만이다 도고야. 니가 실성했다는 이야기는 잘 들었다."
"어허허, 누굴 불러오나 했더니만. 예전에 날리던 샌즈구만. 햐.. 이거 옛날 생각 나네."
냅스타 이병과 교대한 샌즈 병장은 코트에서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렸다.
"정말.. 아름다운 날이야.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만발하고.. 오늘 같은 날에, 너희 같은 댕댕이들은..."
타임이 끝나고 다시 인게임 상태가 되어, 댕댕이 소대 쪽에서 서브가 날아왔다.
서브의 목표는 노골적으로 샌즈 병장을 향했다.
그 순간, 샌즈 병장은 왼쪽 눈을 크게 뜨며 공을 향해 발을 날렸다.
"짬통에서 썩고 있어야 하는데."
콰앙- 하고, 우레탄 코트에 공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공은 마치 중력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궤도를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마구 흔들리더니 댕댕이 소대 쪽 코트로 꽂혔다.
"1..14:1.. 입니다!"
냅스타 이병은 깜짝 놀랐지만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칫, 역시 소싯적에 날렸던 실력이구만."
개밥맛이 달아난 도고는 개껌을 뱉어 버렸다.
"끔찍한 시간을 보낼 준비는 됐냐?"
깔깔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샌즈가 왼쪽 눈을 크게 떴다.
"야! 그레이터! 막아!"
공이 날아오자 도고 병장이 개껌을 떨어뜨리며 외쳤다.
그는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몰리고 있었다.
"왕왕!왕!"
거대한 덩치의 그레이터 도그 일병이 뛰었지만 공은 마치 자아를 가진 듯 위아래로 흔들리더니 약올리듯 반대쪽 코트로 톡 떨어졌다.
"14:14..입니다!"
샌즈 병장이 가세한 팀은 댕댕이 소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샌즈 병장은 깊은 짬에서 나오는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과 킥에, 단 1실점도 허락하지 않고 3세트를 따냈고,
4세트에서는 팀원들의 체력저하로 (샌즈 포함) 인한 수비력 저하가 왔지만 그래도 공격으로 동률까지 쫓아왔다.
중간중간 체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예비 선수로 돌린 메타톤을 교대하거나 말거나 하며, 필사적으로 버텼다.
"씨발.. 이게 아닌데.."
도고 병장은 침중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뛰고 싶었지만 자신의 전력이 가장 떨어졌기에 지금 교대한다면 오히려 패배로 연결될 것이었다.
병장이라는 계급은 많은 것을 가져간다. 적극성, 체력..
문득 도고 병장은 물어뜯거나 태울 개껌이 없는 것을 깨달았다.
"하.. 오랜만에 뛰니까 기분도 상쾌하고 좋구만. 냉동 쏠 준비는 됐냐?"
깔깔이도 벗고 나시 차림으로 폼을 잡으며 샌즈 병장이 말했다.
"아직.. 아직 동률이야 새끼들아. 엉? 아직 모른다고. 듀스 있는 거 알지?"
도가미 상병이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듯 말했다.
애써 사기를 회복하려 하지만 순식간에 몰아친 공격에 댕댕이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졌다.
"으쌰! 새끼들아, 승리가 눈 앞에 보인다! 조금만 더 힘내자!"
땀이 줄줄 흐르는 언다인이 기세좋게 상의를 벗어던지며 외쳤다.
흐르는 땀에 맑은 날의 뜨거운 햇빛이 반사되며 무지개빛으로 부서졌다.
그 말에 다른 소대원들이 크게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야, 야! 아직 안 졌어. 새끼들아!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우리가 이긴다! 화이팅!"
"왕!왕!"
"아우우우우우-!"
더 이상 기세 싸움에서 지면 승산이 없다는 깨달은 도고 병장도 응원에 가세했다.
냉동을 두고, 10명 가량의 군인(성인)들이 마치 인생일대의 결전처럼 소리를 지르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결코 처량하다고 느껴지는 광경은 아니었다.
주사위가 던져지듯, 공은 다시 차였다.
그레이터 도그 일병이 찬 공은 언다인 상병에게로 향했다.
운동으로 땀을 좀 흘렸지만 여전히 여유 있어 보이는 언다인 상병은 여유있게 공을 받아 넘겼다.
넘기고 나자 또 다시 언다인 상병에게 공이 향했다.
언다인 상병은 다시 한 번 공을 받아 넘겼다.
그런 교환이, 몇 번을 넘어 열 번이 넘어가고 스무번을 향해 갔다.
"헉..헉..뭐야 시발.. 공이 나한테만 오는 것 같은데.."
언다인 상병은 진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전의 부드럽던 태양은 어느새 오후의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문득 샌즈 병장을 데리러 격렬한 뜀박질까지 한 데다 꼬장까지 받은 프리스크 일병이 결국 퍼져서
메타톤 상병과 교대하는 모습을 보며, 아스리엘 일병은 깨닫는다.
'이 새끼들.. 언다인 상병님을 지치게 만드는 건가!
샌즈 병장은 이미 말년화된 체력으로 평균적인 기량밖에 못 낼 정도로 지쳤고,
메타톤은 상병은 지치진 않았지만 원래 고만고만한 실력이고, 자신 또한 그렇다. 남은 건 언다인 상병.
하지만 언다인 상병은 이렇게 햇빛이 내리쬐는 상황에서 오래 뛰는 것에 약하다.
곧 기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었다.
방금도 결정구를 꽂았을 순간에 받아내는 게 고작이었을 정도니 언다인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게 눈에 보였다.
땀이 흥건하게 우레탄 코트에 흘렀다.
"큭..씨발.."
모두들 눈치채고 언다인 상병을 주변으로 공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개들의 '사냥'은 꽤나 집요했다.
"윽, 빌어먹을..."
결국 언다인 상병은 자신이 흘린 땀을 밟고 미끄러져 그대로 뻗어버렸다.
공은 그 옆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
"14:15입니다.."
냅스타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하.. 개새끼들, 머리 좀 쓰는구만. 제법이야 아주."
샌즈 병장이 눈을 파랗게 뜨고 이죽거렸다.
메타톤 상병은 넘어진 언다인 상병을 그늘로 부축한 후 생수통을 열어 그대로 물을 머리 위에 부었다.
평소라면 엄청난 무례였겠지만 지금 언다인 상병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습기였고,
언다인 상병 자신도 그 조치가 필요한 걸 알았기에 내버려 두었다.
"푸하아.. 죽는 줄 알았네. 고맙다 메타톤."
물을 붓던 생수통을 언다인 상병에게 건네고, 메타톤 상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뛰실 수 있겠슴까?"
"뛰어야지. 저 개새끼들이 감히 날 마크해. 다 조져 버려야.."
분기에 일어나던 언다인 상병이 휘청했다. 아직 충분히 체온이 내려가지 않은 듯 했다.
"큭..빌어먹을."
그 모습을 보던 도고 병장은 미소를 되찾았다.
"그럼 그렇지.. 언다인이 저 놈은 햇살 내려오는 날 가장 빨리 지치는 타입이란 말씀이야.
행군할 때 빌빌대는 걸 기억해내서 다행이군.. 이제 남은 건 지친 샌즈와 나머지 찌끄래기뿐이니 이 게임은 우리가 이겼다."
메타톤 상병은 언다인 상병을 말리며 말했다.
"안 될 것 같슴다. 지면 냉동값은 저희가 뿜빠이할테니 쉬셔야 할 것 같슴다."
"큭..."
언다인 상병은 우레탄이 파이도록 땅바닥을 움켜쥐었지만 지금의 자신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어떻게든 해봐야 하는데."
"어쩔 수 없.."
"공 차던 사람들 집에 갔냐? 빨리빨리 하자!"
도고 병장이 신이 나서 떠드는 소리에 메타톤 상병의 말이 끊겼다.
메타톤 상병은 굳어진 표정으로 언다인 상병을 뒤로 했다.
"프리스크야, 언다인 상병님을 부탁한다."
"예, 알겠습니다."
샌즈 병장이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결국 언다인이는 아웃인가, 프리스크도 퍼졌으니, 그러면 저기 냅스타라도 불러다 쓰는게 나을텐데."
"그래야 할 것 같슴다. 불러오겠슴다."
아스리엘 일병은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냅스타를 게임에 합류시켰다.
냅스타 이병은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납득한 듯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하.. 아그들아. 어째 진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해 봐야 알지 않겠슴까?"
샌즈 병장은 그 말을 듣고는 씩 웃은 후, 마지막까지 의지를 불태우는 메타톤의 일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메타톤. 의지를 가지거라."
냅스타는 그런 상황을 지켜보며 자신도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다시 공이 날아오고, 샌즈 병장의 임기응변으로 다시 1점을 만회했다. 15:15. 다시 동률.
도고 병장이 소리를 쳤다.
"야, 쟤들은 지금 중심 축이 없어! 샌즈한테만 차지 마!"
개들도 상당히 지쳐서 혀를 내밀고 있었지만 마지막 한 게임이라는 마음으로 공을 차고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자동적으로 가장 약한 상대, 냅스타 이병에게 쏠렸다.
공이 날아들 때마다 냅스타 이병은 웅크리거나 소심하게 발차기를 뻗었고, 공은 가까스로 맞아서 넘어가거나
다른 선임들이 와서 처리해 주는 것으로 버티고 있었다.
냅스타 이병은 지금의 상황이 두려웠다.
날아드는 공이 마치 거대한 포환처럼 보였고, 지면 쏟아질 선임들의 질책은 공포 그 자체였다.
'오.....정말..어떡하면 좋지.. 난 정말 형편없어....."
울적해져서 쪼그라든 냅스타 이병의 옆으로 또다시 공이 날아왔다.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된 메타톤 상병이 공을 받아쳤다.
냅스타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메타톤 상병의 무표정이 자신을 질책하는 것만 같아서 다시 몸이 움츠러들었다.
물을 마시고 정신이 돌아온 언다인 상병이 그런 냅스타를 보고 소리쳤다.
그는 냅스타 이병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비난할 바에는 차라리 응원을 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땅한 응원 문구가 떠오르지 않았고, 고심하던 언다인은 연등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내셔날 지오그래픽에서 별을 보던 그의 모습..
"야 냅스타야, 정신 차려라! 니는, 우리 소대의 별, 스타 아니냐!"
언다인 상병의 비난이 날아올 줄 알았던 냅스타 이병은 몸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나 못하는데, 그 언다인 상병님께서 날 스타라고 말씀해주셨어.'
'겉은 거칠지만 정말 친절한 사람이구나. 아무것도 못하고 칭찬받은적은 처음이야..'
냅스타 이병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그 눈물은 보였고 언다인 상병은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하고는 이마를 갈겼다.
"이런, 젠장."
냅스타 이병은 문득, 입대 후 처음 본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친구가 이야기해주던 것을 떠올렸다.
'저 하늘의 별은 참 아름답지 않나요? 별은 왜 떠있는 걸까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죽일 수 있을까요? 무슨 뜻일까요?
별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즐겁답니다. 가끔은 별이 저에게 속삭여요. 네 앞에 길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라고.
냅스타블룩, 당신은 너무 겁이 많아요. 별빛이 저렇게 당신의 앞을 비추고 있는데 무엇을 망설이나요? 앞으로 나아간다면 당신의 음악을 듣고
모두들 당신에게 엄지를 치켜들며 최고라고 말할 거에요. 음악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발걸음은 별빛의 축복을 받은 발걸음, 나아간다면 승리 뿐일 거에요.'
군대 가기 전 두려움에 빠진 자신을 격려하던 친구의 목소리.
그리고 네샤날 지오그래픽에서 본 아름다운 별의 속삭임.
문득, 냅스타 이병은 밝은 태양 아래에서 별빛의 길을 보았다. 별빛은 자신이 세 걸음 앞으로 나가길 바라고 있었다.
공은 마치 유성처럼 냅스타의 머리 앞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냅스타 이병은 앞으로 3발자국 걸어나가며 눈을 질끈 감고 머리에 힘을 주었다.
'오........난..할 수.. 있어..!'
퉁-
공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높게 튀어올랐다.
하늘 높이 치솟은 공은 낙하지점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느렸고, 대번에 봐도 아웃인 것 같았기에
도고 병장은 지친 댕댕이들을 정지시킨 채 미소를 지었다.
반대 쪽에서는 샌즈 병장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드러눕고 있었다.
퉁-툭..툭..투툭..
이윽고 공이 댕댕의 팀의 방향으로 툭 떨어졌다.
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각형 틀 안에 떨어져, 자신이 인(in)임을 선명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그 순간, 구장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열기에 휩싸였다.
"어라, 샌즈 병장님 오셨습니까? 아후후후~"
피엑스병인 머펫 상병이 웃으며 샌즈 병장 일행을 맞았다.
침중한 표정의 댕댕이들과 다르게 의기양양한 표정의 샌즈 일행들은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샌즈 병장은 도고 병장에게서 뜯은 카드를 가볍게 튕기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납셨다. 지금 치킨 냉동 얼마나 남았냐?"
"오늘 소식 듣고 제가 따로 몇 봉지 빼 놨습니다~ 아후후후~"
"역시 눈치가 아주 일품이라니까."
다른 사람의 카드를 든 샌즈 병장의 구매는 여유가 넘쳤다.
옆에서 도고 병장이 식은땀을 흘리며 "야, 야, 2만원 상한선 그어. 야 봐줘라 좀.." 등의 애원을 시전하고 있었지만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었다.
"일단 치킨 삼 종 세트에.. 만두 고르고.. 야, 아스리엘아. 너 이 냉동 스파게티 데워서 소대장님 가져다 드려라.
그리고 넌 뭐 먹고 싶어? 오늘의 영웅."
샌즈 병장은 능글능글 미소지으며 냅스타 이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운이던 아니던간에 오늘의 결정구는 냅스타 이병이 꽂았으니 그만한 대접을 해 줄 생각이었다.
냅스타 이병은 부끄러움에 움츠러들어 말했다.
"저...저는....이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렴하고 양 많은 만두를 고른 냅스타 이병이었다.
비싼 것을 고르길 원했지만 이 정도도 냅스타 이병이 큰 용기를 낸 것을 알기에 샌즈 병장은 타박하거나 하진 않았다.
"뭐, 니 마음이니까. 야, 머펫아. 냉잘알인 네가 생각하기에 난 뭘 먹을 것 같냐?"
"아후후후~ 당연히 샌즈 병장님은 누들 그라탕에 슈넬 치킨, 후식으로 새콤한 케밥 아닙니까?"
"역시.. 네 재능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어. 대단해."
샌즈 병장은 그의 센스에 박수를 쳐 주었다.
피엑스 구석, 전자레인지 옆 자리에는 이미 냉동을 돌리고 있는 프리스크 일병과 음료수를 세팅하는 아스리엘 일병,
그리고 앉아서 기다리는 메타톤 상병과 언다인 상병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야, 치킨 조심해서 돌려. 만두 속까지 잘 데우고. 차가운 거 먹으면 배탈난다."
"탄산 흘리지 마 아스리엘!"
겉으로는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엿지만 상병 둘은 일병들의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샌즈 병장이 쇼핑을 마치고 카드를 댕댕이들에게 돌려주고, 냉동을 한 아름 안아든 채 다가오고 있었다.
치킨 삼신기와 누들 그라탕, 크림우동 등을 가득 안아든 샌즈의 모습은 마치 신처럼 보였다.
"야, 받아서 돌려라."
"역시 샌즈구만. 거를 타선이 없네."
"야, 내 냉동 경력만 일 년이 되어가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
곧 고소한 면류의 냄새가 피엑스를 채웠다.
대충 냉동이 다 익자 샌즈 일행은 탁자에 돌려앉아 종이컵에 탄산을 따랐다.
사회의 술자리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자리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래 보고 있을 사람들과 둘러앉아 즐겁게 먹는 냉동은
회식에 꿀리지 않는 좋은 자리였다.
냉동을 다 돌려 비닐을 깐 후 샌즈 병장이 젓가락을 들고 냉동들을 찔러보며 말했다.
"야, 이거 다 익었어 얘들아. 먹어."
샌즈 병장은 곧 신나게 냉동을 먹기 시작했다.
눈치를 보던 일병들과 기다리던 상병들도 맛나게 냉동을 먹기 시작했다.
고향만두와 아마치킨, 슈넬치킨과 카라치킨 등이 게눈 감추듯 줄어들고 부대원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걸렸다.
아스리엘의 민망한 필살기 이름부터 언다인의 근육, 샌즈의 볼배합 등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사회에서는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 냉동식품은 이렇듯 군인들에게는 아주 좋은 만찬거리인 것이다.
글을 쓰며 들은 것인데.. 누들 그라탕이 단종이라고 한다..
참으로 비보가 아닐 수 없다.
누 고들 그라탕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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