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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다른 날과 그리 다르지도 않은 날이었어.
나는 평소처럼, 내 친구들과 과자를 먹으며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있었지.
평소처럼 말이야...
늘 그렇듯이, 일하며 지나가는 마을 청년들에게 인사를 건넸어.
그런데 돌아온건 대답 대신 차가운 시선과 경멸하는 표정뿐이었어.
항상 친절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던 친구들이었는데 말이지.
그냥 기분이 많이 안좋았나 하고 넘길수도 있었겠지.
맥주를 엎었거나, 곡식이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그런데 그럴수가 없었어, 알고 지내던 인간들 모두가, 그런 태도를 보이는거야.
그런날이 하루... 이틀... 얼마나 반복됬는지는 모르지만.
인간들이 갑자기 우리를 공격했어.
마을 여관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잔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친구가 퍽 소리와 먼지로 사라졌지.
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청년들이 우리를 내려보고 있는거야.
낫, 삼지발, 삽을 각자 손에 쥔 채...
내 옆에 있던 불쌍한 자식에 얼굴에 삼지발이 꽂히는걸 보고서야 그들이 우릴 죽이려 한다는걸 깨달았지.
왜? 어째서?
가족, 친구같이 지내던 얼굴들이, 이젠 우리를 죽이려 으르렁 거리는거야.
그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지.
우리는 살려고 싸웠어.
인간들이 수가 많기는 했지만...
지금은 좀 쇠하긴 했어도, 그때의 우리들은 실력있는 전사였거든.
농기구를 든 청년 서넛을 죽여가면서 마을을 빠져나왔지.
물론 아는 사람이었지, 한명은 나랑 꽤나 친했었어.
우리야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마을에 있던 어린 괴물들과 아녀자들이 어떻게 됬을지는 네가 생각해봐.
죄책감에 미쳐 버릴것 같았지, 어린 괴물들과 놀아주던 기억이 나고, 청년들과 밤새 이야기하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야...
나는 그들을 구하지 못했어, 내가 그들을 죽였어.
가슴 깊은 곳에 죄책감은 투지로,
투지는 타오르는 증오로 바뀌었지.
그 다음은 뭔지 너도 알잖아?
"인간들과 괴물 사이에 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굉장한 전쟁이었지.
셀수없이 많은 생명이 꺼져갔어.
수없이 많은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아들이 죽었지.
우리들이 한 일이야.
증오심에 불타면서 동료들과 많은 인간들을 죽였지.
마음이 약해질때마다 그날, 마을에서 죽어간 괴물들을 생각하며 독기를 채웠어.
그런데... 전황이 불리해져서 조금씩 후퇴하던 때였어.
부상당한 인간이, 어디론가 필사적으로 기어가는거였어.
별 감흥 없이, 등에 칼을 꽂아넣었지.
등 뒤에서 재촉하는 동료들을 무시하고 말이야.
그가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는 곧 알게 되었어.
죽어가던 인간 아이를 구하려던 거였지.
불타는 마을을 보면서...
나는 그때의 일이 생각났어, 그때 그 마을에서 괴물들을 죽이며 환호하던 그들과, 무엇이 다르지?
죄책감에 수없이 많은 말들을 해봤지.
그건 고의가 아니었어.
나는 그러려던게 아니었어...
그럴 때마다, 괴물 아이가 나와서 속삭이지.
'거짓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지. 아무것도 모르는 동료들은 점점 잔인해지고 미쳐갔지만
나는 그럴수가 없었어.
꼬맹이가 옷자락을 잡는거 같았거든.
완전히 수세에 몰려서, 에봇산 중턱에서 마지막 대결을 벌일 때야.
그때는 정말... 한명 한명이 절실할 정도로 절박했어.
그래도 나는 싸울수 없었어.
동료들의 지원 요청을 무시하고 에봇산 안으로 틀어박혔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고함소리...
눈물을 흘리면서 무시했지.
나만은 제정신을 유지하고 싶었어.
그 다음은 네가 더 잘 알잖아?
패배했고, 결계로 둘러싸였고...
동료들은 완전히 미쳐버리고...
한때의 친구들이 미쳐버린걸 보는게 썩 유쾌하진 않아.
그때 내가 그들을 도왔다면, 미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해.
나는 친구들을 배신하고, 넘기지 말아야 할 선을 몇개 안 남겼지만...
속죄하면서 살아가는게, 그렇게 싫지는 않아.
진짜로 미칠 거 같을 때엔, 꼬맹이가 잡아주거든...
음?
이름이 뭐냐고?
음, 자기소개를 안했네.
"안녕, 난 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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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갤에서 본 테미 참전용사설 보고 써옴
밥새끼 피돌이래요! 개새끼 호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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