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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전쟁 -07-

김유식 2003.04.02 14:34:04
조회 2434 추천 0 댓글 0
1999년 11월 18일. 수요일. 오후 10시. 공주 그랜드호텔 지하1층 단란주점. "우하하핫! 그게 사실이냐?" "그렇다니까요! 저도 놀랐지요." 이광혁이 크게 웃으며 앉아있는 테이블 양옆으로는 열 명 정도의 사내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같은 수의 아가씨들이 접대를 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이광혁의 출소일로 먼저 출소한 동생들과 친구들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이광혁이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기는요. 교통 정리해 보니까 답이 딱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순서를 정했죠."   대답한 사내는 응진이었다.   김응진. 원래 그는 깡패가 아니었지만 6년 전부터 전주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다찌를 봐주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 합기도, 유도를 비롯하여 권투까지 했었던 그는 서울 태생이었으나 태권도 도장의 사범이 되어 전주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태권도 사범이라지만 직접 운영하는 도장의 사범이 아니었고 나이도 많지 않아 받는 급료는 겨우 먹고사는 것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돈을 벌어볼까 하는 욕심에 나이트 클럽의 기도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되어 밤의 생활에 뛰어들었다. 하루에 세 시간씩 밖에 자지 않아도 멀쩡할 정도로 김응진은 체력이 좋았으며 성격 또한 싹싹했다.   클럽에서 일한 지 일 년쯤 지난 어느 날, 김응진이 나이트 클럽의 술 취한 손님과 시비가 붙었다가 그 손님에게 조금 무례하게 대했던 것이 발단이 되었다. 마침 클럽에 영업 부장의 동생이라는 사람이 놀러와 있었는데 이 사람으로부터 예의 없다고 면박을 당했던 것이었다.   김응진도 화가 났다. 무례한 것은 무례한 것이지만 영업 부장도 아닌 영업 부장의 동생이 와서 자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중하게 싸움을 신청하고 클럽 뒤의 주차장으로 와서 붙었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늘씬하게 얻어터졌다.   한 대도 때리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는 자신보다 확실히 한 수 위의 실력이었다.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무도를 배운 것은 아니었으나 힘이 좋고 각도도 예리했다. 김응진이 깨끗하게 졌음을 인정하자 그 사람은 악수를 청하며 통성명이나 하자고 했다. 그가 바로 이광혁이었다.   이광혁은 김응진을 동생으로 삼았으나 신목포파 직계는 아니었다. 이광혁은 조직원들이 대부분 구속된 상태에서 도망 다니던 중이라 김응진과는 형과 동생으로 지내는 것뿐이었고, 김응진을 신목포파 두목인 유정후에게 인사시킨 적도, 다른 조직원들에게 소개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김응진은 스스로 자신을 신목포파의 일원으로 알고 이광혁의 출소를 기다려왔다. "이런 양아치 같은 자식들아! 그래 할 일 없어서 그런 짓들이나 하고 다녔냐?"   이광혁이 무섭게 말하자 술 마시던 열 명의 사내들 중 두 사람의 어깨가 찔끔 움츠러들었다.   그 중에서 얼굴에 아직도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김근태였다. 그는 열흘 전 알고 지내던 카페 마담의 부탁으로 신목포파에서 가장 친한 이승영과 함께 서울로 올라갔었다. 우여곡절 끝에 김응진을 만나 싸우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김응진은 자신이 깍듯하게 모시는 행동대장 이광혁의 동생이라지 않는가? 맞은 것은 억울했지만 저런 싸움꾼이 "같은 편" 이라는 데 억울한 마음은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런 생각은 이승영도 마찬가지였다.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 빚 독촉을 하러 서울로 나들이 갔다가 한 대 맞은 그도, 김응진이 광혁 형님의 동생이라고 나서는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다시 그와 싸울 일이 없게 된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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