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데이빗 듀코브니의 <캘리포니케이션> 선정성 논란</H2>
유럽의 시청자들은 다른 지역의 시청자들보다 TV의 성적 표현에 대해서 관대할까? <빅 브라더>에 열광하고 누드비치가 흔한 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X-파일>의 주역이었던 데이빗 듀코브니가 출연하고 있는 쇼타임의 문제작 <캘리포니케이션>에 한해서라면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8월 13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이 12부작 시리즈는 한때 잘 나가던 작가였던 행크 무디(데이빗 듀코브니)를 앞세워, 방탕한 여성편력을 자랑하던 그가 마주하게 된 중년의 위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결혼하지 않고 지내는 애인 카렌의 갑작스러운 결혼 선언과 사춘기에 접어든 열두 살 된 딸 베카를 앞에 둔 행크 무디가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캘리포니케이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 영화의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표현과 묘사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H3>“살인이나 미신보다 차라리 섹스가 낫다”</H3>
| 카렌, 베카, 미아(위로부터) |
|
이 작품에는 미아라는 열여섯 살짜리 소녀를 통해 미성년과의 성관계나 행크 무디의 꿈에서 수녀와의 성적 판타지가 등장하기도 하고, 때때로 대마초나 환각제 등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호주의 종교단체를 비롯한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를 방영하는 네트워크10을 비롯해 광고를 제공한 광고사들의 제품을 보이콧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 외의 몇몇 국가에서는 장면이 삭제되기도 했지만, 영국과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는 아무런 제한이나 삭제 조치가 없이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시리즈를 방송 중인 영국의 채널5는 “<캘리포니캐이션>은 영민하고 재치있는 시리즈”라고 언급했고 아일랜드의 TV3를 비롯해 스웨덴의 TV4, 덴마크의 TV2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리즈의 제작자인 톰 카피노스는 “미국의 시리즈들 중 대부분은 살인과 미신에 대한 이야기들이고, 이런 시리즈에는 시체들도 흔하게 등장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적인 문제들이야말로 우리를 확 돌게 만드는 문제라는 걸 알고 있는 시청자라면 이 시리즈로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캘리포니케이션>은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카피노스는 해외에서 거센 항의를 받았을 당시에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다.
물론 이것은 TV를 통해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으며 그 영역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그리고 이런 논쟁들은 TV가 현대 대중문화의 중심이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같은 지역에서 <캘리포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하지만 TV든 영화든 소설이든 간에 정작 중요한 것은 성적인 표현과 자극적인 설정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파생된 맥락이다. <캘리포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유럽의 시청자들은 성적인 묘사를 포함한 작품이라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호의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케이션>은 미국 쇼타임 채널을 통해 방영 중이며, 호주의 네트워크 10, 영국의 채널5, 캐나다의 TMN, 아르헨티나의 채널N, 브라질의 워너채널, 아일랜드의 TV3 등을 통해 유럽 전역과 남미 지역에 방영 중이다.
(글) 차우진 lazicat@t-fac.com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