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는 전성기가 지난 선수일까? 아니면 이제 쇠락하기 시작한 선수일까? 25세의 젊은이를 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충분히 거론할 수 있는 이슈다.

축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루니는 25세라기보다는 30세에 더 가깝다. 괴상하게 들리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진실이다. 루니가 세상을 뒤흔들며 축구판에 등장했던 것은 2002년, 그의 나의 16세 때였다.

아직도 그날이 기억난다. 에버튼에 대단한 꼬마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래봤자 뭐 대단한 게 있겠어?’라며 신통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챔피언 아스날은 시즌 내내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에버튼 원정에서 패했다. 그때 아스날을 무너뜨린 주인공이 바로 루니였다. 루니는 경기 막판에 30미터 중거리슛을 골대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구디슨 파크를 흥분시켰다. 이후 루니는 리즈전에서도 엄청난 골을 만들어내며 순식간에 스타로 떠올랐다.

놀라웠던 점은 16세의 소년이 전혀 16세로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시의 그는 다 자란 성인에 가까웠다. 얼굴뿐 아니라 전체적인 체형과 근육도 완전한 성장을 마친 상태였다. 보통의 16세 소년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며 차근차근 성인의 몸을 갖게 되지만 루니는 이미 16세에 모든 성장을 끝마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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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의 신체적인 스타일을 보면 긱스만큼 오래 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긱스는 여전히 날렵하고 홀쭉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데, 15년 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루니는 다르다. 내가 자란 블랙번은 루니의 동네와 멀지 않은 곳이라 영국 북부 사람들 특유의 체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딱 봐도 루니는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서 축구를 그만두면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루니가 더 다부지기는 하지만 나도 비슷한 체질이라 잘 안다!)

이런 체질이라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하기가 어렵다. 루니의 신체가 실제 나이보다 노쇠한 원인은 선천적인 체질과 일찍 시작했던 커리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재의 루니는 몇 년 전의 그 선수가 아니다. 여전히 좋은 스트라이커지만 앞으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몇 년 뒤 우리는 더 느려지고 활동량이 적은 루니를 마주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에 나온 오버헤드킥과 첼시전의 득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팬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기량을 보면 루니는 예전에 우리가 알던 그 선수가 아니고 그의 전성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칼럼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