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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순 암행기 38

루비(101.140) 2016.11.15 05:18:56
조회 501 추천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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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향이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듣게된 이순은, 옥정이를 구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초향이의 요구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

얼마 후, 초향이의 시중을 드는 시동의 뒤를 따라 이순이 안내되어진 

곳은, 안 뜰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연화각이라는 별채였다.

이순은 그 별채 앞에 도착해서도 한 동안 뒷짐을 쥔 체, 서성거려야 

했다.

초향이란 기생이 은밀하게 건네 온 조건으로 인해, 생각지 못한

고심에 빠져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옥정이의 안위가 달린 시급한 일이기에, 한시 한 때를 

지체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옥정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초향이라는 기생의 요구조차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순은, 옥정이를 떠올리며, 굳게 마음을 

다져야 했다.

그곳에는 이미 초향이가 기다리고 있었던지, 방안에서 흘러 나오는 

불빛에, 여색의 그림자가 여릿하게 아른 거렸다.

잠시 후, 이순은, 작은 헛기침소리로, 겨우나마 그 방안으로 들어섰다.

이순이 들어서자 마자, 초향이는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갑게 이순을 맞아 들었다.


“어서 오시지요. 소녀, 나으리께서 소녀의 소원을 꼭 들어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사옵니다.”


“흠…………사람 속을 어찌 알아서, 그리 단정 지어 이야기를 

하시는 게요.”


“소녀 남정네를 보는 눈 하나는, 남다르지 않게 타고 났던지라, 

이제 껏 제 스스로 안기고 싶은 남정네를 본 것은, 나으리가 처음

인듯 합니다. 더구나, 나으리께서는 나으리의 소중한 이를 위해서

라면, 어떻게든 움직이실 것으로 보였기에……………” 


“허면, 우선 그대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은데……………어찌 된 

일인 것인지……………”


“그 이야기는 이제부터 천천히 해 올리겠사오니, 우선 소녀의 잔을 

한잔 받아 주시지요.” 


초향이는 술 한잔을 따라 이순에게 올리고는, 무언가 상기되었던지, 

한손으로 연신 머리와 옷자락을 다듬어 내렸다.

이순은 술잔에 입에 대었다가 떼내는 순간 조차도, 초향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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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이 상황의 전모를 먼저 듣고 싶은 안달감에, 입술마저 바짝 

타오르는 듯 했다.

이순이 초향이의 술 시중을 들고 있을 즈음, 명구는 별채 밖에서 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여치 형님의 처소에서 돌아 온 이순은, 주막 그 어디에도 옥정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일시에 얼굴이 굳어져 갔다.

명구는 그런 이순을 지켜보며, 잠시 시전에라도 나갔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 보았지만, 이순은 좀처럼 받아 들이질 않았다.

춘봉이라는 자가 옥정이의 주변에 얼쩡거리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했던 이순은, 마침내, 주모로부터 전해 들은 소식에, 지체할 것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에는, 검계 무리에게 끌려 가고 말았다는 옥정이로 인해, 기생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순을, 명구는 묵묵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바깥에서 서성이고 있던 명구는, 또 다시 여치 형님의 일이 마음에 

걸려왔다. 

그동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여치 형님이였지만, 이렇게 또 다시 만나고 

보니, 무척이나 감회가 새로웠다.

그것은 여치 형님으로부터, 장돌 던지기나, 목검을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어찌보면, 스승같은 형님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 무슨 일을 겪었길레, 저토록 사람이 변해버린 것인지……………

자신이 알고있는 여치 형님은, 결코 저렇게 작은 어깨를 보이지 않았던, 

사내 중에 사내였음을 명구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었다.

명구가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근처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리더니, 

이내 몇몇 기생들이 연화각 쪽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초향이가 오늘 밤 일을 치룰까. 그동안 그 많던 사내를 울리면서

까지 눈 한번 까닥하질 않더니, 기어이 오늘은 머리를 올리고 마는 

겐가?”


“머리를 올리면 뭐한답니까, 그래봐야 하루 밤 손객 밖에 되지않을 

양반한테, 맘주고 몸줘서 어찌 하려구 저러는 것인지, 원……………”


“그러니깐 자네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게야, 어차피 기생

팔자에 맘에 드는 남정네를 두지 못할 바에는, 초향이처럼 처음으로 

연심을 품은 사내한테 동신을 바치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러니깐 내가 내기를 걸자고 했던 것 아니겠어”


“그래도 나 같으면 차라리 장쇠 나으리를, 곱게 받들어 모실텐데……………” 


“쉿, 조용히 해, 초향이 저년이 눈치가 보통 빠른 년이여야지, 일단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명구는 기생들을 면전에서 만난 적이 없었던 탓에, 괜시리 뻘춤해져서 

어슬쩍 별채 맞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였다. 

이순이 들어가 있던 별채의 방안 촛불이, 일시에 꺼진 것이다.

명구는 깜깜해진 방문을 쳐다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셔야 했다.

옥정이를 한 시 한 때 조차 눈에서 떨어 뜨리지 않았던 이순이였다.

그러나, 결국에는 초향이와 합방을 치르게 되었다는 사실에, 명구는 

무언가 복잡 미묘한 쓸씁함이 밀려 들었다.

잠시 후, 더 이상 그곳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한 명구는, 

여치 형님을 한번 더 만나 봐야겠다는 생각에, 또 다시 움막 촌으로 

자리를 이동해 갔다.




 




 

 

@@@









음식물을 가져 온 검계에게서 등롱 한 자루를 건네 받은 옥정이는, 

겨우나마 작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등롱으로 창고 안을 비춰 본 옥정이는, 무언가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그대로 손을 놓고 있다가는, 자신의 운명이

그대로 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어떻게 해서든 그 곳을 빠져 나갈 

방도를 찾아 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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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창고 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옥정이는 달래의 

도움을 받아, 그 궤짝들을 하나 하나 들춰 보기로 했다.

겨우나마 선반 위로 올라 선 옥정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 궤짝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어 젖혔다.

그 곳에는 까맣고 동그랗게 생긴 무언가가 가득 채워져 있었고, 등롱을 

더 가깝게 비춰본 옥정이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말로만 들어 왔던 화약이였다.

주먹만한 크기로 만들어진 화약들은, 화약심들이 돌돌 말려진 체, 

각자 하나 하나씩 지푸라기에 싸여 있었다.

그때, 달래가 발을 잘못 디딧는 바람에, 등롱 불이 휘청거리더니, 

등롱은 그대로 화약이 들어있는 궤짝 안으로 떨궈져 버리고 말았다.

순간, 옥정이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서둘러 그 등롱을 주워 들었다.

자칫 잘못 했더라면, 그 화약 심지에 불이 옮겨져, 생각지못한 화난을 

입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옥정이는 긴 한숨으로 놀랜 가슴을 진정 시키며, 다시 한번 경계를 

세웠다.

그리고 잠시 후, 옥정이는 그 화약으로, 생각지 못한 묘안이 떠올랐다.

잘못 다스리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위험이 오히려, 그 곳을 빠져나갈 기회를 만들 수 

있을 지 모르는 것이다.

지금까지 바느질일만 해 왔던 자신에게 있어, 화약이란 무기는 너무나 

생소한 물건이였다.

그러나, 위기가 눈 앞에 닥친 이 상황에서 빠져 나갈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응용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간 창고 내벽들을 둘러 보던 옥정이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자신의 생각을 달래에게 들려 주었다.

옥정이의 이야기를 들은 달래는 망설이지 않고, 옥정이의 의견에 

따랐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창고 뒷쪽 어딘가에 나 있을 만한, 쥐 구멍들을 

찾기 시작했다.

등롱에 있는 기름 심지가 말라가기 전까지, 어떻게든 작은 구멍을 

찾아 내야만 했다.

그리고 어렵게 뒷쪽 귀퉁이에 작은 틈새를 발견한 두 사람은, 그 곳을 

화살 촉으로 열심히 파내기 시작했다.

화약 하나에 불을 붙여 그 화약을 바깥으로 내 보내서 터트릴 생각

이였다.

화약 심지가 제법 길어 보였으므로, 잘만 하면,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칫 잘못되었다가는, 화난에 휩싸일 수 있는 위험 천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방법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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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 환과 등롱마저 손에 넣게 된 이상, 지금은 더 이상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새벽이 될 쯤에서야,  겨우나마 화약이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을 뚫게 

되었다.

이내, 주변 상황을 주시해 가며, 화약 심지에 불을 붙인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흙벽 밖으로 화약을 내 보냈다.

달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척이나 상기된 

표정으로 흥분해 있었다.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자신이였기에, 흙벽만 계획대로 무너지면, 

그 곳을 빠져나갈 것이라는 자신감에, 달래는 처음으로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심지에 당겨진 불꽃은 조금씩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 심지선을 따라 바깥으로 이어지던 불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꽝’ 

하는 폭발음과 동시에 창고의 흙벽이 와르르 허물어져 내렸다.

흙벽의 파편들이 주변에 흩어 지면서, 옥정이와 달래의 몰골은 꼴이 

말이 아니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천만 다행으로 그 흙 벽만이 일부분 허물어지면서, 달래와 옥정이는 

재빨리 틈을 노려, 창고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내, 옥정이와 달래는, 검계들이 달려 나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폭발 음을 들었던지,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왔다.

달래는 그 곳 주변을 한 차례 둘러 보고는, 서둘러 자신이 알고 있는 

쪽으로, 옥정이를 유도해 나갔다.

얼마 쯤 달렸을까, 

두 사람 앞에 바깥으로 통하는 낡은 툇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툇문은 굳게 닫혀 보였지만, 이미 그 엄중한 창고에서 탈출하게된 

두 사람에게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툇문 앞에는 졸고 있었던지 눈이 반쯤 감겨있던 검계는, 갑자기 자신 

앞으로 달려오는 옥정이와 달래를 보더니, 얼떨떨한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었다.

그 어벙한 검계를 향하여, 달래는 어느 새 근처에서 돌 하나를 줍어 

들더니, 그 검계의 이마에 제대로 적중을 시켰다.

겨우나마 부친인 여치로부터 전수 받았던 장돌 던지기가, 그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검계가 쓰러진 틈을 타, 서둘러 툇문을 열어 젖혔을 때였다.

그 곳에는 또 한명의 육중한 몸집의 검계가, 옥정이와 달래를 향해 

두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옥정이와 달래는 그 툇문을 빠져 나가기 위해, 준비해 온 화살 촉으로 

그 검계에게 대항하고 나섰다.

달래는 화살 촉으로 자신을 잡으려던 검계의 손등을 내리 꽃혔고, 

검계는 생각지 못한 고통에, 작은 신음 소리를 뱉어냈다. 

그 틈을 타, 달래는 서둘러 툇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달래에 이어 빠져 나가려던 옥정이는, 그만 검계의 손아귀에 

그대로 잡혀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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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이의 몸부림과 화살 촉의 위협에도, 그 검계는 끄덕도 하지 않은 체,

옥정이를 잡아 붙잡고 늘어났다.

그리고 더 이상 저항할 틈을 주지않고, 검계는 옥정이를 그대로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고 말았다.

이미 툇문으로 빠져나온 달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결국, 옥정이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삼켜가며, 있는 힘껏 달래에게 말을 

전달했다.


“그냥 혼자라도 빨리…………달아나요………………”


달래도 눈물이 터져 나왔는지, 눈물을 훌쩍이며 발을 동동 거렸지만, 

어느 새 그 곳을 향해 달려 나오는 검계들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돌아서야 했다.

 









 

 @@@

 










“이제 염탐 하러온 기생들도 제자리로 돌아 갔을 터이니, 이대로 소인의 

이야기를 여쭙겠사옵니다.”


“…………………………”


“소녀는 어린 시절을 청나라에서 자라 났으나, 운명의 장난인지, 

조선사람 임을 거스릴수 없어, 이 고을에 들어와, 기방에 자리하게 

되었답니다. 하오나, 제 첫 동정은, 그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에 

드는 분께 바치리라 오래 전 부터 생각 했었더랍니다. 그러다 이렇게 

나으리를 뵙게되니………물론 소녀와 같은 기생 따위가, 하룻 밤으로

그 무슨 연심을 바라겠습니까. 아무쪼록 그 아이를 대신하는 댓가로, 

오늘 밤, 꼭 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한답니다.”


“그 아이를 대신 한다니, 그것은 또 무슨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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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제가 청나라 말을 할 줄 아는 연고로, 그 곳에 드나드는 

청국 상인들의 침소 당번을, 제가 거들고 있답니다. 청국인들이 워낙에 

어린 계집아이들을 좋아하다 보니, 그 날 잠자리에 들게 될 아이를 

제가 선별해서 방에 들이는 일을 해 왔습지요. 언제나 계집 아이들은 

그들에게 보내졌고, 그 뒤로 그 계집들은 또 다시 청국으로……………

그래서 그 곳에 잡혀갔던 아이들과 아녀자들은, 결코 그 곳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던 것입니다.”


“……………흠………………”


이순은 초향이의 이야기에, 착찹해져 오는 심정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아 내렸다.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과 아녀자들이, 그런 수단으로 청국으로 팔려

가게 된다니……………

자신이 이끌어 왔던 백성들의 삶이, 이토록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비참하고 암울한 현실 속에 방치되어 왔다는 사실에, 이순은 가히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나으리께서 찾으시는 그 아이도…………아마 내일 밤 

쯤이면, 어쩔 수 없이…………”


초향이의 그 말에, 이순은 그대로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손에 들려 있던 술잔을 있는 힘껏 쥐어 짜더니, 다시 한번 

두 눈을 부릎떠가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그대는, 어떻게 그 아이를 빼낼 수 있단 말인가.”


“내일, 유시에 소인은 나으리와 함께, 그 곳에 들어가게 될 것이옵니다. 

그 곳은 검계들, 즉 살략계들이 주둔하는 은둔지이긴 하오나, 소인이 

특별히 술과 안주를 준비하여 통과를 시도할 것이오니, 저의 뒤를 따라 

오시면, 큰 의심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물론 빠져 나오는 

길은 소인이 따로 어린 검계 하나를 붙여 드릴 터이니, 그리 움직이시면 

별탈 없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옵니다.”


“………………………………”


“그 아이를 구출 해 내기 위해, 내일 밤은 특별히 잠에 취하게 하는 

향을 피워, 시간을 벌겠사오니, 그 사이에 나으리께서는 무사히 

그 아이를 빼돌리셔야 하옵니다. 하옵고 그  뒷일은…………………

소인에게 맡겨 주시면 됩니다.”


“……………흠………………”


이순은 초향이의 그 이야기에, 잠 시간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

결국은 옥정이를 대신하여, 자신이 그 청국 상인을 상대하겠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 일의 댓가로, 자신과의 합방을 청해 오다니………………

무언가 그런 초향이의 그런 모습에, 작은 동정심이 일었지만, 이순은 

결코 그런  감정으로 이 여인을 안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순은 작은 결론을 내렸다.


“나는 오늘 밤, 그대를 결코 품지 않을 것이오. 그러한 연유로 내가 

그대를 품게 된다면, 그대는 결코 자신의 희생을 극대화 시키는 일 

외에,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을 것이니 말이오. 그 대신, 나는 다른 

방법으로 승산을 걸어 볼 생각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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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으리!…………다른 방법으로 승산이라니요, 그것은 무슨 말씀

이신지……………….”


초향이는 이순의 그 말에, 짐짓 놀랍고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어가며, 

다급히 되물어 왔다.


“나는 내일 밤, 그대와 함께 그 곳으로 잠입을 해서, 옥정이를 구할 

것이오. 그리고 그 곳을 빠져 나올 때,그대도 온전히, 같이 나올 수 

있을 것이오.”


“나으리 그것은 너무 무모한 일이옵니다. 어찌…………………”


“그리 할 것입니다. 나는 내일 밤, 그 청국인을 인질로 잡을 생각

입니다.”


“……………그리 되시면……………나으리께서는 물론이고, 그 아이 

또한, 살략계들에게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아니요, 분명, 그들은 그 청국 상인을 통해, 오랜간 무기를 밀수해 

왔을 것이고, 그 청국인의 뒷 배경 또한, 결코 가벼운 인물은 아닐 

것이니, 그들에게 있어서 결코 다쳐서도 안되는 인물인 셈이지요. 

그것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나으리…………나으리깨서는 무기 밀수를 어찌 아시고………………”


초향이의 놀란 표정을 지켜보며, 이순은 잠시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고을에 들어서던 날, 실개천에서 막닥 뜨렸던 검계들의 이야기를,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었던 이순은, 초향이의 이야기와 검계들의 

이야기를 맞춰가며 그 자세한 내막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검계 조직들은, 그 세력 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방어력과 공격력을 구사해 왔고, 그 여파가 청국인들과의 

무기 밀매마저 뻗혀감에 따라, 힘없는 민초들 만이 그 위험에 희생

되어 왔던 것이다.

이순을 지켜보고 있던 초향이는, 이제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 가면서

까지 구하려고 하는, 이순의 여인에 대해, 왠지 모를 부러움마저 

생겨났다.


'이렇게 근엄한 선비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인은 대체 어떤 아가씨

이길레, 이토록 나의 유혹 조차에도, 한치의 흔들림이 없는 것인지……………… '


그리고 초향이는 얼마 후 무언가 결심을 다진 듯, 돌연히 자신의 윗 

저고리를 벗어 내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순 곁으로 다가 가더니, 이내 그대로 이순의 품에 

안겨 들었다.

초향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순은 짐짓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어깨를 뒤로 하며, 냉담한 표정으로 초향이를 바라 볼 

뿐이었다.

이내 이순의 무덤덤한 태도에, 말없이 이순을 올려다 보던 초향이는, 

서운하다는 듯이 흐느껴 하며, 마지못해 자신의 심정을 전해 왔다.


“나으리, 결코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실 수는………없사옵니까,  

소녀는, 나으리를 처음 뵌 순간부터……………………”


“……………초향이라고 했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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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인은 그대를 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지켜내야 하는 정인이, 

오로지 옥정이란 여인, 하나 뿐이기 때문이요. 그리고 이 일로 인해, 

그대의 희생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니, 더욱 더, 자신을 소중히 여기어, 

진정 그대를 아껴줄 수 있는 인연을 만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소. 

그것이 내가 그대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가 될 것이오.”



“……………………………………”


“……………………………………”


초향이는 이순의 그말에 갑자기 부끄러움을 느끼며, 서둘러 저고리를 

고쳐 입었다.

그리고 잠 시간, 말 없이 생각에 잠겨있던 초향이는, 자신의 눈물을 

훔쳐내는 듯 싶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조신하게 자세를 취하고는, 

갑자기 이순에게 절을 해 올렸다.

갑작스러운 초향이의 인사에 이순은 잠시 의아해졌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미소로 인사를 받아 들였다.

이내 초향이는 다시 한번 이순을 향해, 말을 전해왔다.


“간절히 바래면 언제가는 이루어 진다 들었습니다. 소녀, 비록은 나으리

와의 인연은 닿지 못할 지라도, 앞으로 나으리와 같은 분을 뵐 수 있도록, 

열심히 바래고, 열심히 기다릴 것이옵니다. 분명……………제 인연을 꼭 

만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대가 절실히 바랜다면, 언제인가는 꼭 그 소원이 이뤄

지겠지요.”


이순은 무언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초향이에게 이뤄질 것이라는 대답을 

들려 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에게 들려주는 주문과도 같은 염원이였다.

비록은 생각지 못한 시간 속에서의 재회라지만, 다시 한번 옥정이와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그래서 옥정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이토록 간절해 진것은 아닐까.

이순은 잠시 방안으로 스며든 달빛의 옅은 채광 속으로, 옥정이에 대한 

자신의 염원을 작게 속으로 되뇌였다.

그리고 또다시 옥정이에 대한 걱정으로 쓰라린 가슴을 훑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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