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서 늘 그렇듯.. 전장을 혼신의 힘으로 지켜내시다..
통한의 적탄에 맞으시니.. 당신께선 그렇게 마지막을 맞으셨습니다.

전방급 물언아사..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마라 하셨습니까?
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조선이란 나라와 조선 백성들을 그리도 살뜰히 아끼셨나이까?
싸움이 끝이 난다고 전쟁이 끝난다해도
나라와 백성들을 강탈했던 왜적을 단 하나도 살려보내지 않으시려 하셨습니까?
다시는 이 땅을 유린하지 못하게 하시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라는 것이 발발하지 않게 하시려..
당신의 마지막 남은 힘을 그렇게 쏟으셨나이까?

당신께서 가시고 조선 수군이 노량해전에서 승리했습니다.
밤바다.. 애이는 바다 추위를 견디고 왜적과의 처절했던 난전에서도 승리하고 마침내 환호를 내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아니 계셨습니다.

다시 찾은 조선의 바다를 바라보셨겠지요.
탄환과 불화살이 난무하던 폭압적 전쟁중에는 바다도 거칠었을 것입니다. 인간의 전쟁을 바다도 거부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이뤄내신 인간 전쟁의 끝을 바다도 반가워했을 것입니다.
고깃배들에 올라타 만선의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노동하는 어부들의 노래에 바다도 즐거이 춤췄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그리 하셨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조용하고 평안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니 계셨습니다. 당신의 피로 당신의 검을 씻으셨습니다.
조선 수군의 눈물로 당신의 주검을 정결케 했습니다.

그리 가셨습니다.
당신께서 이루신 아름다운 세상을 영위하지 못하시고
당신께서는 당신의 전쟁을 마치시고..
그리 조용히 가셨습니다.

당신의 바다.. 조선의 그 아름다운 바다의 품..
선량한 백성들의 땀으로 일구는 소박한 조선의 땅 품
참으로 싱그러운 조선의 맑은 하늘 품 속으로
당신은 그리 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