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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4.02 06:01:31
조회 1475 추천 15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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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충실해봤어.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쉼 없이 얘기하고, 

표현하고 웃고 떠들었어. 

그럴수록 공허해지더라. 

나는 솔직히 많이 지쳤어. 

기댈 곳이 필요해. 

벽을 마주할 때는 위압감을 느꼈는데 

등지니까 안정감이 드네. 

내가 뭘 원하고 있는건지 제대로 모르겠다. 

사람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사물인지 

이제 어떤 걸 갖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어. 

그냥 누가 얘기하는 거 듣고만 있고 싶다. 

오늘 하루 묻은 얼룩에 대해서, 

그것들을 지우려고 박박 문지르던 네 지문들에 대해서



닳아 소멸하는 설렘들이 

가까워졌다는 핑계로 편해진 상처 주는 말들이 

정전기가 익숙해진 날들이 

네가 떠난다는 예지였다면, 

바다가 밀려 들어온 흔적 위에  

모래를 쌓지 않았을텐데. 

ㅡ 

가끔은 햄스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쳇바퀴를 돌다가 

허기와 갈증을 해소하고 

다시 원통을 돌고 있다는 생각. 



단어를 고르면서 

넣을 숨의 깊이를 재면서, 

한 마디 뱉은 게 공허하다는 말이라니 참 우습죠. 

난 부적응자야. 

ㅡ 

내가 자해를 하지 않는 이유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탄생부터 부모의 힘을 빌었고 

혈관 한 줄기에도 타인이 녹아들었다. 

계절만큼 사람이 지나고 

각자의 향이 묻은 단어와 뺨에 스민 온도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거름이었다. 

누군 자해흔을 보며 어머니가 찍는 

바코드를 떠올리던데 

내게 가족은 세 개의 자음과 

두 개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아픈 손가락이었다. 



나쁜 버릇이 들었다. 

이겨내기 힘겨운 날이면 폭식을 한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음식을 집어넣고 하루를 보내. 

오늘은 폭식 했다. 

같이 일하는 형에게 한 마디도 먼저 건네지 않았고 

고맙게도 형은 나에게 묻지 않았다. 

역겨운 글을 썼다 지우고 누워서 뒤척이다가 잠들었다. 

형체가 없는 것과 싸우는 일이 지긋지긋하다. 

습관 앞에서 낯가리고 

소화 안되는 감정이 더부룩하다.



누군가가 기준인 날들이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 향과 색깔 

영화 취향과 함께 걷던 길 

피아노 치는 사람이 멋있다는 말에 

횡단 보도는 건반이 되었고 

커피잔을 내려놓는 소리마저도 음악이었던 날. 

그래서가 아니라 

그래도, 좋았다. 

ㅡ 

나, 기억합니다. 

어색한 존댓말과 

수줍게 뱉던 인사 

별을 잇던 가로등에 붙은 이름 

내 오른쪽이 당신의 왼편에 닿을 때의 촉감 

옆에 있으면서 당신이 마주하는 세상을 질투하던 시간 

기억에 책갈피가 꽂혀 있어서 

자꾸 같은 부분만 펼쳐지는 게 힘들어요. 

페이지를 넘기다가도 하루를 덮고 나면 제자리라서 

공통점에서 우리를 지우니 통점만 남아서요. 

나,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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