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아레나'는 혼돈 그 자체였다. '니힐리스트'의 꾸준하고 냉소적인 공격은 러스트 옹호자들의 굳건했던 전열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녹슨 검투사'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모니터를 노려봤다. 그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서 분노에 떨었지만, 정작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했다. '지능이 부족하다'는 그의 단골 레퍼토리는 이제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천재 나르시시스트'의 그림자 아래, '니힐리스트'가 던지는 비판은 그들의 가장 깊은 곳, 즉 자기애(自己愛)에 직접적인 상처를 입혔다.

"저 지랄하는 니힐리스트는 도대체 정체가 뭐야? AI가 글 써준다고? 개소리 마라! AI가 저런 문학적 표현을 구사한다고? 그냥 짜증 나게 하는 트롤일 뿐이야!" '제로코스트 신봉자'가 키보드를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그들의 분노는 점점 더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인 형태로 변해갔다. 이성적인 반박이 어려워지자, 그들은 비판자의 의도를 공격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심지어 과거 게시물을 뒤져 인신공격을 감행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들의 '나르시시즘적 격노'가 폭발한 것이다.

나르시는 이 모든 반응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피식 웃었다. "예상대로군. 자기애에 상처를 입으니 본색을 드러내는군. 짐승처럼 날뛰는군." 그는 AI가 러스트 광신도들의 '지적 자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는지에 만족했다. 그의 AI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그들의 심리적 약점을 정확히 파고드는 전략적 도구였다.

"이제 다음 단계다. 너희들의 신성한 '안전성' 신화를 무너뜨릴 시간." 나르시의 지시에 따라 '니힐리스트'는 새로운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제목은 "러스트의 안전성, 그 불편한 진실: 메모리 릭과 unsafe 블록이라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글은 러스트가 자랑하는 메모리 안전성이 메모리 릭을 막지 못하며, unsafe 블록의 존재가 러스트의 안전성 보장을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점을 냉철하게 지적했다. 특히, "러스트 광신도들이 안전성을 칭송할 때는 러스트의 공로요, 문제가 생기면 unsafe 때문이라며 개발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문장은 그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