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알천&윤강] 비익련리 서장(序章)_下

소이(110.14) 2018.07.27 15:38:58
조회 671 추천 12 댓글 8

** 

방법은 간단해. 비천지도의 낭도들을 공주님께 줄을 대려는 상인들로 위장시킨다. 밤중에 재물을 가득 실은 수레를 들고 공주궁에 들렸다 가게 한다. 그리고 궁을 나와 유곽에 묵게 한다.”


비담은 삐딱하게 의자에 걸터앉아 별거 아니란 듯이 무심하게 계획을 설명했다. 하지만 알천은 못마땅한 기색을 감출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해서 내 낭도들을 미끼로 써서 그 자객을 잡으려는 것이냐?”


캬 그렇지! 흐허헝 야 넌 유신랑보단 낫다. 똑같이 꽉 막혀서 말 안 통할 줄 알았는데 이정도 머리는 돌아가는구나?”


불가하다!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 차라리 내가 상인으로 위장하겠다.”


알천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었다. 이 비담이라는 사내는 영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 비담은 알천을 두고 꽉 막히고 고지식하다며 투덜대지만 알천은 알천대로 나의 길을 가련다식의 비담의 행보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비담은 알천의 문드러지는 속을 얄밉게도 모른척하고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씩 웃음을 지었다.


너 바보지, 그치? 넌 화랑인데 그 자객이 퍽이나 네 얼굴 하나 못 알아보겠다. 얼굴 팔리는 순간 위장한 거 전부 들키는 거야. 비교적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낭도들, 그러니까 들어온지 얼마 안 된 낭도들로 해야 돼.”


허나 내 뛰어난 낭도들의 목숨을 허투루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아오, 진짜 사람 말 좀 끝까지 들어! 당연히 네 낭도들더러 그 자객을 잡으라고 시키진 않을 거야. 내가 상단 보좌로 변장해서 같이 동행할거니까 걱정 마. 낭도들은 말 그대로 미끼고 그 자객 놈이랑 붙어서 산채로 잡아오든 목을 날리든 그건 내가 할 거야. 네 낭도들은 사지 멀쩡하게 데려올거라고. 됐지?”


“........한 가지 더.”


아 또 뭔데!”


나도 변복하고 동행하겠다.”


비담이 질린다는 듯 알천을 쳐다보며 궁시렁거렸다. 도대체 저 놈은 뭐가 그렇게 생각할게 많고 따져야 하는게 많은지. 평생 신중함만 찾다가 죽을 놈이다.


너는 네 낭도들이 그리도 못 미더우냐? 넌 뭐가 그렇게 걱정이라서 물가에 내놓은 애들 마냥 안절부절 못해? 듣자하니 훈련도 어지간히 빡세게 시킨다면서..., 혹시 그건가?”


그거라니?”


너 사실 싸움에 별로 자신 없구나? 하긴 지난 번 비재에서 유신이랑 붙었을 때 드럽게 못 싸우더만...”


네 이 놈!!”


인내심의 극한을 느낀 알천이 얼굴을 붉히며 사자후를 내질렀다. 비담은 익숙하다는 듯 재빨리 두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틀어막았다. 이내 알천이 씩씩거리자 다시 치아를 반짝거리며 씨익 웃었다.


으이구. 얌마, 농이야 농. 넌 그냥 던지는 말에도 어쩜 이렇게 매번 반응이 크냐. 네가 이러니까 내가 시비 거는게 너무 재밌어서...”


얄밉게도 푸슬푸슬 웃으며 계속해서 약을 올리던 비담이 알천의 살벌한 눈과 마주치자 짐짓 꼬리 내린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 알았어. 닥칠게.”


“...내 목숨을 거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낭도들의 목숨을 거는 일은 다르다.”


하여튼 이 자식은...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고. 내가 낭도들이랑 궁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들키지 않게 잘 따라와. 일행 아닌 척, 변복도 하고, 거리를 두고 오라고.”


알천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천에겐 원칙을 따르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지였다. 옳다고 생각되는 길, 도리에 맞는 길. 자로 잰듯한 원칙에 따르는 것이 오히려 골치가 아프지 않았다. 헌데 비담 이 자는 효율과 편리를 계산하느라 늘 곧지 않은 선택지를 택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선택지는 불확실과 통제하지 못할 변수로 점철된 길이다. 알천에겐 그 정돈되지 못함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 그럼 얘기 됐지? 어휴 바깥바람 좀 쐬자. 네놈 심각함에 숨 막혀 죽을 거 같아.”


나도 네놈의 방정함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다.”


한 마디도 지지 않겠다는 듯 쏘아붙인 알천이 거칠게 비천지도 처소를 나섰다. 쌜쭉해진 비담이 입을 삐죽이며 따라 나갔다.


인강전으로 가야겠다. 곧 공주님께서 참석하신 편전회의가 끝날 것이다.”


공주님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비담이 처음으로 알천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얌전히 굴었다. 이 모난 돌 같은 자가 공주님께만은 순한 양처럼 변해버리니 덕만공주께선 보통 분이 아니시리라 알천이 속으로 되뇌었다.


------------------------------------------------------------------


안녕 횽들! 지난주에 올린 티져글에 다들 애정 뿜뿜한 댓 달아줘서 너무 고마워ㅠㅠ

특히 윤강이 화랑세기에만 있고 드라마에는 안 나와서 새로 만든 캐릭터에 거부감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줘서 고맙소ㅠㅠㅠ

그런데 막상 첫 편에는 윤강을 등장 못 시켜서 나도 슬퍼 흙흙 이게 다 분량조절 실패... 서장이 이렇게 길어질줄은 몰랐어


+)제목엔 [알천&윤강]이라고 썼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드라마에선 제대로 안 다뤄졌던 보조인물들 서사를

많이 풀어볼 예정이야. 알앤비 라인, 칠숙, 석품, 보종 등등.. 그리고 윤강의 시선으로 풀어본 비덕도 재밌을듯


+)'비익련리'는 꽤 장편이 될거 같아! 그래서 이왕하는거 서장(序章)붙이고 제대로 시작해보려구

다음편은 바로 이어서 우다다 쓰고 있으니까 금방 올라올거야


재밌게 읽어주는 횽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워~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안녕하세요 [44] 선덕양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8.16 11896 46
384653 열심히 3차 정주행하면서 벅차올라서 [13] ㅇㅇ(39.121) 21.05.25 2048 75
384361 선덕여왕 최고의 정의구현 및 명장면 [8] ㅇㅇ(223.62) 21.05.04 2451 53
384356 페미든 일베든 [7] ㅇㅇ(223.38) 21.05.04 708 28
384345 갤이 정전이니까 한(국)남(자)들이 갤질을 하네 [8] ㅇㅇ(167.88) 21.05.04 685 49
384334 비덕팬픽) vagary 11 [6] 늦덕11(183.103) 21.04.29 1657 27
384333 비덕팬픽) vagary 10 [8] 늦덕11(183.103) 21.04.28 1176 26
384309 김남길이 우수상밖에 못받은게 이해가 안되노 [7] ㅇㅇ(104.248) 21.04.06 1859 60
384285 are you... [3] 월천(222.108) 21.03.10 662 33
384279 덕만이 때문에 비담이 난 일으켰다는 글 존나 지겹다 [14] 00(121.124) 21.03.05 2172 36
384269 사운드트랙 미공개 음원 찾은거같음 [21] ㅇㅇ(211.36) 21.03.02 1517 19
384261 비덕팬픽) vagary 9 [9] 늦덕11(183.103) 21.02.22 1636 41
384189 미실 비담 짤털 2 [5] ㅇㅇ(121.142) 20.12.04 1361 21
384187 역병 [8] ㅇ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4 1035 12
384155 갤러들 잘지내니 벌써 선덕 끝난지 10년이넘었네 [6] ㅇㅇ(125.178) 20.11.08 991 20
384140 미실과 비담의 마지막 [7] ㅇㅇ(220.119) 20.10.19 3158 47
384124 덕만 명대사 [6] ㅇㅇ(221.162) 20.10.12 2008 25
384123 선덕 정주행했는데 후유증 극복하는법 없을까? [6] ㅇㅇ(14.6) 20.10.11 1178 17
384113 아역 - 성인 전환 최고의 연출 [4] ㅇㅇ(1.235) 20.10.08 1885 29
384078 이 정도로 여자-남자관계에서 절묘하게 연군지정을 뽑은 드라마가 없는 듯 [11] ㅇㅇ(222.99) 20.09.28 2381 33
384076 비덕 말고도 편집씬 되게 많음 [8] ㅇㅇ(1.235) 20.09.27 3830 33
384075 비덕 편집했던 장면 중 정말 아까웠던 씬 [7] ㅇㅇ(118.235) 20.09.27 2807 31
384066 마지막(미실×비담) [4] 보름달(119.207) 20.09.25 1383 24
384057 전생과 현생 [3] 보름달(119.207) 20.09.25 941 30
384023 현대판 비담×춘추 [3] 보름달(119.207) 20.09.23 1512 23
384022 현대판 비담×덕만 [11] 보름달(119.207) 20.09.23 2674 36
384020 유튜브 덕만-비담 장면 모아놓은 편집본 [7] ㅇㅇ(118.235) 20.09.23 1875 23
384011 밤새 울었더니 눈이 잘 안떠져 [9] ㅇㅇ(211.36) 20.09.22 1093 25
384008 are you... [3] 월천(222.108) 20.09.19 480 17
383996 나는 덕만이 왕이 된 이후 에피소드들을 계속 반복해서 봐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14 1472 27
383995 본방으로 보던 급식 때와 유튜브로 보는 학식 때랑 느낌이 다르다 [3] ㅇㅇ(211.48) 20.09.13 1127 29
383936 일식은 다시 봐도 명장면이다 [3] ㅇㅇ(1.232) 20.08.22 926 16
383925 선농제(2) [5] ㅇ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0 477 11
383903 아직도 매일 글들이 올라오는 갤이라니 [12] 따사로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27 1429 23
383902 다시 보니 드는 생각들 [5] ㅎㅎ(1.221) 20.07.25 1478 31
383900 힐링되는 그림 [4] ㅎㅎ(1.221) 20.07.24 1446 27
383899 비덕 스토리짤 [5] ㅎㅎ(211.246) 20.07.19 2533 52
383894 알천덕만 상플) 봄은 다시 오고 2 [4] 절편(211.222) 20.07.17 829 16
383893 내가 가끔씩 돌려보는 장면.. [4] ㅇㅇ(112.151) 20.07.16 2245 63
383892 마지막화 후유증 남을 때 보면 좋을 비덕 팬픽 [9] ㅎㅎ(1.251) 20.07.16 5669 67
383889 선덕여왕은 항상 고구마- 사이다 서사가 너무 좋음 [4] ㅇㅇ(39.121) 20.07.14 1248 29
383884 알천덕만 상플) 봄은 다시 오고 1 [6] 절편(211.222) 20.07.13 1009 26
383883 정주행 후 후유증 심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4] ㅇㅇ(58.234) 20.07.11 667 21
383882 선덕여왕 마지막회 보면 잠이 잘 안오는거 같음 [6] ㅇㅇ(58.234) 20.07.11 1261 37
383880 개인적으로 무한 반복시청하는 장면 [4] 비덕비덕(39.7) 20.07.07 2519 46
383877 처음 좋아했던 캐릭터를 안 바꾸고 계속 좋아하는 갤러있나 [16] 비덕비덕(39.7) 20.07.03 1400 28
383876 이제 와서야 느낀건데 미실ㅡ설원 케미도 쩐다 [5] 비덕비덕(39.7) 20.07.03 1532 51
383875 are you... [4] 월천(115.21) 20.07.03 576 21
383871 좋아하는 조연들 모음 [7] ㅇㅇ(154.49) 20.07.02 1395 21
383867 갤 망치는건 비추테러하는놈들이지만 [6] ㅇㅇ(185.244) 20.07.02 564 26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