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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제수호라는 캐릭터의 베이스에 대하여

mm(59.20) 2016.05.27 17:00:02
조회 3092 추천 263 댓글 46

일단 드라마가 2회밖에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한다는 게 상당히 조심스럽긴 한데,

대부분의 드라마 주인공들이 서서히 변해간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특히 로코에서는 상대로 인한 변화가 설렘 포인트이기도 하고)

그럼 그 전의 제수호란 인물은 어떤 인물인가, 하는 호기심이 계속 들었어.

로코에서 흔히 보는 전형적인 츤데레 형 인물이 아니거든, 수호는. 적어도 내게는 아주 신선한 캐릭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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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에 정성스럽게 다뤄졌던 보늬와 달리, 아직 수호가 어떤 캐릭터이고 어떤 아픔을 지니고 있는지 전체적인 그림이 나온 것 같진 않아.

다만 지금까지 보인 모습으로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지.

수호는 아이큐 200의 천재, 우리나라에서 천재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는 유사한 사례들이 이미 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천재로 사는 건 재미있지도 행복하지도 않을 것 같아.


주변에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을거야. 부모조차 그런 것 같으니까.

내가 보는 세상과 나를 제외한 타인들이 보는 세상은 접점이 거의 없고

나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들은 나를 이해하기 어렵고,

내가 보기에 정말 흠 많고 머리 나쁜 사람들이 나의 조그마한 흠이나 약점을 사정없이 물고 늘어지거든.


천재로 사는 건 굉장히 외롭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아.

나는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기 어렵고

나 역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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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수호는 큰 감정의 굴곡이 없어. 심지어 똥물을 뒤집어 썼는데도 보늬한테 크게 화내지도 않고 세탁비도 안 받고 가 버려.

시연회날 버그로 쩔쩔매는 직원들을 보고서도 화를 낸다기보다는, 그들의 '무능함'에 치를 떠는 모습이랄까.

수호가 직원들에게 지적하는 건, 그들의 인성이나 태도 따위가 아니라 항상 그들의 '무능함'이지.


사실 이런 상사가 내 위에 있다고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무니다.

보통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사람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데, 이런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치'만큼을 요구하거든.


아마 수호는 억울할 거야. 난 너희들이 나만큼 해내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다만 좀 '제.대.로'만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수호는 자신이 세운 기준치에 한참 밑도는 기대조차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직원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듯 보였어. 


수호가 싸가지처럼 보인다면, 그건 수호가 싸가지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수호 너님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너님이 몹시 재수없어 보이기 때문인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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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로 이루어진 수호의 세계는 그래서 보통 '해결할 수 있는 일'과 '해결할 수 없는 일'로 나뉘어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만나면 재빨리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컴퓨터 게임의 버그를 잡는 일과 비슷해. 


A라는 방법을 써 보고 노력했는데 안 된다면 B라는 방법을 써봐.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회사를 이끌어 간다는 건 수호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니 직원들을 고용하는 것이고

그 직원들은 월급을 받아가는 만큼 '제대로' 일을 해 주면 그만인 것이지.

그들의 감정이나 생각 같은 것까지 모두 이해하고 느끼고 받아들이기는

수호에게는 어렵고 번거롭고 필요없는 일이었던 게 아닌가 싶어.


초반에 수호가 로봇처럼 보이고 감정없는 말투를 지적하게 된다면 

그건 첫 공중파에 조금은 어색한 모습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수호본체의 의도는 거기 있는 듯해.

수호라는 캐릭터 자체가 0과 1로 이루어진 세상의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거든, 아직까지는.

크게 웃지도, 크게 울지도 않고

크게 화내지도 크게 절망하지도 않아.

방법은 찾으면 되고 안 되면 되게 하면 되고.

다만 완전한 백 퍼센트 로봇은 아니니 미뤄두고 묵혀두고 감춰두고 눌러두었던 스트레스나 감정이 치고 올라오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아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그래서 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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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호가 보늬를 만나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이 몹시 흥미로웠어.

이 여자는 직원도 아니고 아는 여자도 아니고, 수호가 정해놓은 '아는 사람' 카테고리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데

자꾸 희한하게 부딪치고 엮이다가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한 번 도와준 인연으로 뽀뽀까지 당하지.


수호와 보늬의 관계 속에서 수호는 '평상심'을 잃게 되어서 '평상시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같던데

그건 따로 다룰 수 있으면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

다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수호의 삶의 모든 이력이 드러나는 게 아니고

수호가 어떤 상처를 지니고 있나 그것에 어떻게 대응하나 하는 것을 대충 짐작만 할 수 있는 이 상황에서,

로봇 수호가 0과 1 그 중간 어딘가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보늬를 만나 양자역학의 세계로 빠져들게 될 것 같아.

보늬는 도대체 어디에 놓일지 알 수 없는 양자와 같은 존재이니,

수호에게 가장 큰 시련이자 수호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될 것 같아.


제수호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돼.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하거든.

감정이 있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서툰 츤데레가 아니라 

감정이 있다는 것 자체를 다루기 어려워하고 회피하려 드는 너드 천재 캐릭터인지라

이 캐릭터가 앞으로 보여줄 '변화'가 궁금하다.

아직 리뷰가 나올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서 운빨은 놓지 않고 계속 보게 될 것 같아, 이 캐릭터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서.




출처: 운빨로맨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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