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다

교도소에서의 추석은?

마찬가지다

거기도 추석인데 좀 다르다

뭐가 다르냐하면... 징역에서의 추석은 방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 거다

빨간날은 운동이 없다 

운동은 평일과 토요일에 한 해 30분이다

꼴랑 30분?

이유가 있는데 교도소 내의 수용자들이 한 번에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각 사동 별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30분 밖에 안 준다

일부 독거 사동 수용자들은 40 ~ 1시간까지 하기도 한다

하여간 징역에서 추석이나 구정은 별로 반가운 날이 아니다

이번 연휴의 경우는 장장 10일이나 되는데 그건 10일 동안 방안에 갇혀 지내야 하는 걸 말한다

당연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책 일고 공부하기에는 딱 좋은 시간인데 그것도 혼거방에서는 좀 불편하다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서...

디비져 자는 것도 안 된다

수시로 CRPT생킈들이 돌아다니면서 옷 입어라, 자지 말고 일어나라 등등 잔소리 한다

괜히 개기면 바로 불려나가서 조사방으로 끌려가서 독방에 갇힌다 ㅋㅋ

추석엔 특식도 주는데 각 교도소마다 다 다르다

그리고 빨간 날에는 영화를 무조건 보여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032553

이번 추석엔 이런 영화 보여준다니 참조들 해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년짜리 알량한 단기수들도 고향 생각 나고 그러지만

1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들은 더욱 더 하다

게다가 장기수의 경우는 가족도 없고 연락도 끊기고 그런데다가

명절이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그러게 왜 죄를 지어가지고... 그러게 말이다

하지만 꼭 사람을 죽이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여자에게 못 된 짓 해서 가는 곳이 교도소는 아니라는 걸 기억해라

어느날 갑자기 내가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걸...

하루는 24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그건 뭐 사람마다 다른데 뭔가 할 수 있으면 좋다

목표와 목적이 있으면 시간은 잘 간다

오히려 부족하다

공부하기에 징역만큼 좋은 곳은 없다

바깥세상과 달리 내 의지로 뭔가 안하려고 애 쓸 필요가 없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게 차단되어 있어서 집중하기에 좋다는 말이다

추석은 그래서 공부하는 수용자들에겐 최고로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방통대 수석이나 독학사 1등 뭐 이런 사람들 중에 수용자들이 간혹 나온다

추석하면 아무래도 송편 생각이 난다

그런데 누가 요즘 송편 타령 하고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교도소에선 그 송편을 먹는 게 특별한 일이다

말하자면 있어서 안 먹는 것과 없어서 못 먹는 건 다르다는 말이다

사실, 담장 안이나 담장 밖이나 사람 사는 거 별 차이 없는데 

바깥세상엔 자유 라는 게 있는 거다

그 자유의 소중함을 모를 것이다

맥주에 치맥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물론, 징역살이만도 못한 인생 사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징역은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데 이 간단한 문제조차 해결이 안 되는 사람이 많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