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2월 코뮌군의 라인강 방어선에 대한 대규모 공세 작전 \'수레국화를 꺾어라\'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독일 제국군은 그해 4월의 \'부활절 공세\'를 시작으로 3년간의 지리한 방어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역공을 개시한다. 그러나 이후 4주 가까이 코뮌군의 주기적인 공세에 독일 제국군은 상당한 손실을 입어 두오몽 요새에서 공세가 잠시 주춤하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코뮌군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였다. 공세가 잠시 돈좌된 지 이틀 후의 2차 공세에서 이미 한계에 다다른 요새는 마침내 함락당했으며 요새의 포위를 풀기 위한 마지막 공세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이미 코뮌군의 인력과 물자보급은 한계에 달해있었다.

  마르셀 데아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무리한 공세를 감행해서라도 다시 독일 제국군을 라인강 너머로 돌려보내고싶어 하였으며, 상부의 지속된 압박에 의해 가믈랭 원수는 베르됭을 방어중이던 병력까지 동원하여 6월 초에 다시 한번 공세를 지시한다. 그러나 이는 치명적인 전략적 오판이었는데, 도버 해협 해전에서 독일의 해상 봉쇄를 풀지 못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소모되던 코뮌군의 물자는 이젠 공세를 위한 기갑사단이 사용할 연료조차 모자랄 정도로 줄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뮌군이 베르됭에서 재편성중이던 그 2주동안 독일군은 가만히 보고있지 않았다. 매일 평균 180소티가 베르됭에 공습을 위해 출격하였으며, 코뮌의 공세는 시작도 전부터 삐그덕거린다. 더욱이 항공정찰로 코뮌의 공세계획을 눈치챈 독일 제국군은 롬멜이 지휘하는 기갑사단을 필두로 하여 새로운 맞공세를 준비한다.

6월 15일 늦은 저녁에 위력정찰에 나섰던 독일 제국군 기갑척단병 사단 \'그로스도이칠란트\'와 제 4기갑사단은 때마침 공세의 선봉에 나선 코뮌군의 13, 17기갑사단과 조우한다. 양 군은 서로 본대에 지원을 요청하여, 결국 6월 16일 양측의 동시 공세라는 기묘한 형태의 2차 베르됭 전투가 시작된다.

초기 화력우세를 점하던 코뮌군은 16일 정오가 지나자 눈에 띄게 그 화력이 급감한다. 이는 아침까지 흐렸던 날씨가 급격하게 맑게 개자, 루프트바페의 대규모 공습에 그대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오후 3시경, 더이상의 공세 역량을 상실한 코뮌군은 베르됭 시가지까지 후퇴하였으나 독일 제국군의 32차량화 보병사단이 전투를 이탈, 베르됭을 크게 우회하여 코뮌군의 유일한 퇴로였던 D603국도를 점령하여 후방에서도 공세를 가하자, 더이상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코뮌군 지휘부는 오후 5시를 기해 항복한다.

이 전투의 여파로 코뮌은 더이상의 공세 역량을 상실하였으며, 책임자였던 가믈랭 원수과 뷰카드는 경질되었다. 또한 사실상 가용 기갑전력의 절반을 이날 상실한 코뮌군의 기갑사단은 결국 파리 방어전까지 별다른 활약조차 하지 못한채 후방에서 대기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하인리히 뵐, <제 2차 세계대전(Second Weltkri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