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중복일듯 하나.

우왕뿌왕(218.50) 2008.02.22 15:08:58
조회 907 추천 0 댓글 11


PD저널 사이트에서 기사 뒤지다 보고 가져와봤엉.
 


PD 칼럼  - 앞으로 딱 5년이다!
 
 2002년 03월 08일 (금) 00:00:00   

 2000년 8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두드린 한 신문사에 인턴사원으로 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첫 출근날이 다가오면서 나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갈등에 휩싸였다.
찌는 여름날 한번 입어보지 않은 정장을 입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도 싫었지만,
더 큰 문제는 기자보다는 pd되기를 소망해왔던 나로서는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처럼 큰 기회를 미천한 내가 해보지도 않고 거절한다는 것도 너무나 건방진
처신 같았다.
‘이 일을 어떻게 할까. 그래! 결정했어!’ 결국 나는 친구 소개들 통해 잠실에 있는 한
역술인을 찾아갔다. “mbc, kbs, sbs 등 출연”이라는 홍보문구는 나에게 더더욱
신뢰성을 주었다. 내 미래를 이 낯선 역술인에게 맡기려하는 내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긴
했지만, 자문을 구할 때마다 사람들의 답이 틀리고, 그에 따라 내 마음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는 차라리 운명이라는 끈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30여분간 내 고민 듣던 그 청학동 총각은 한문 몇 글자를 휘갈겨 쓰더니
“신문도 좋지만, 연말쯤에 기계를 만지는 직업을 가지게 될 운이 있다”고 입을 땠다.
 ‘기계라. 혹시 편집기를 만지는 pd아닐까?’ 나는 그게 “pd가 되어야한다는 운명이냐고,
기자를 포기해도 되냐”고 몇 번을 되물었고, 그 청학동 역술인의 끄덕임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집으로 돌아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내일 출근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내게 굴러 들어온 복을 차버린다는 불안감이 날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남은 것은 pd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더욱 나를 다그치는 기회가 될 거라는 자위가
한편으로 마음을 가볍게 했다.

이제 pd가 된지 1년 남짓. 이 기간동안 나는 몇 차례 정도 다시 그 역술인을 찾아가고 싶었다.
때로는 pd라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그 때의 결정에 큰절하고 싶어서, 때로는 왜 그때 pd하라고
해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멱살잡고 내동댕이치고 싶어서다. 그러나 pd라는 직함 하에
이런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pd라서 생기는 어려움이나 힘겨움은
때론 pd라는 이름만으로 그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1년이 지나면서 방송사의 생리에는 어느 정도 내 몸을 익숙케 한 듯 하지만, 아직 떨치지
못하는 두려움이 있다. 촬영한 테이프를 들고 편집기에 앉을 때마다 생기는 두려움. ‘혹시
내가 아버지 아폴로의 태양전차를 타고 자기 깜냥으로 주체를 못해 천지 구석구석을 태우고
아프리카지역 사람들의 피부색마저 까맣게 태웠던 파에톤이 아닐까.’ 앞의 두 개의 스크린과
편집기는 불길을 뿜어내는 말과 마차로, 쥐고있는 편집기의 키버튼과 조그셔틀은 마차의
말고삐로 오버랩된다.

단기간의 입사시험 과정은 꼼꼼한 준비와 이미지 연출로 통과했다지만, 잘못된 판단과
과신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까맣게 태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쩌지. 그것은 역술인의 도움
으로도 해결이 안 될텐데 말이다. 그러나 다행이 이런 걱정은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거라
믿기에 기분 나쁜 걱정은 아니다.

때론 힘들기도 하고 때론 벅차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버거움은 pd로서 느끼는 행복함에
대한 작은 겉치레가 아닐까한다. 지금 내 휴대폰에는 “앞으로 딱 5년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내가 정말 괜찮은 pd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앞으로 5년간 모든
걸 투자하겠다는 나의 의지이고, 5년 뒤에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라면 과감히 이 자리를
떠나야한다는 나에 대한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5년 뒤 휴대폰에는 아직도
“앞으로 또 딱 5년간이다”라는 문구가 남아있을 것 같다. 아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김태호 mbc tv제작2국<섹션tv 연예통신> 조연출



2줄요약 : 갓 피디가 된(2001년 입사) 태호피디의 초심이 묻어나는 글로서
2002년 당시에 \'앞으로 딱 5년이다\'를 다짐했다는 점이 눈길을 끄네요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모태 솔로도 구제해 줄 것 같은 연애 고수 스타는? 운영자 25/07/21 - -
공지 무한도전 방영표 (계속 업데이트 중입니다.) [428] 일보전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1.07 379639 397
공지 ★☆ 무한도전 갤러리 통합공지 ☆★ [189] 무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1.18 238500 468
공지 무한도전 갤러리 이용 안내 [205]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12 221519 856
2731374 맞짱 특집은 진짜 몰입 존나 안 되네 ㅇㅇ(124.49) 17:15 24 0
2731373 의외로 홍철이는 무도멤버들이랑 방송적으로 교류가 없노 [1] ㅇㅇ(117.111) 16:52 15 0
2731371 강호동도 요즘 늙은 모습보면 [2] ㅇㅇ(183.106) 14:19 53 1
2731368 무도 볼때마다 느끼지만 박명수 어깨 넓은듯 [1] 무갤러(112.157) 00:50 92 3
2731367 난조세호가 존나 역겨움 [8] 무갤러(112.157) 07.20 176 10
2731366 김태호는 그냥 재주행 말고는 하는게 없는듯 [6] 무갤러(112.157) 07.20 89 3
2731365 무도 보면 길 적응 존나 잘했음 근데 이새끼도 역겨움 [1] 무갤러(112.157) 07.20 95 6
2731364 무도2 못하는건 순수하게 길때문임 ㅇㅇ(118.235) 07.20 70 2
2731363 난 노홍철 성격 좋아해서 찐팬인데 동시에 존나역겨움 [3] 무갤러(112.157) 07.20 118 5
2731362 정형돈은 볼때마다 왜이리나대냐 그리거 무도에서 씨발이라거 왜 욕함??? [2] 무갤러(112.157) 07.20 83 5
2731361 하하가 홍철이한테 자동차 너머에서 넌 지금 아픈지 몰라 하는거 무슨 편임 [5] 무갤러(58.124) 07.20 86 0
2731360 멤버별 가장 불편한 멤버정리 [6] ㅇㅇ(118.235) 07.20 236 5
2731359 이거 무슨특집인지 아는사람? [4] 무갤러(121.146) 07.20 89 0
2731357 이거 방송 원본 몇회 방송임? [2] nise8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9 230 1
2731355 엄청 어릴 때부터 무도를 봤었음 [3] ㅇㅇ(211.36) 07.19 192 3
2731354 무도 추격전 3대장 드립은 좀 매우 아쉽네 [7] 무갤러(121.66) 07.18 472 16
2731353 24일에 웨이브에 추격전 3대장 4k로 올라온대 [3] ㅇㅇ(115.138) 07.18 138 5
2731352 이게 언제찍은 사진임? [2] ㅇㅇ(182.224) 07.18 182 0
2731351 [공식] 유재석은 빠졌다…'무한도전' 박명수→하하, 특별 공연 라인업 완 [3] ㅇㅇ(112.185) 07.17 347 18
2731350 옷은 고급으로 입히고있음 [4] 무갤러(183.100) 07.17 180 1
2731349 유재석님 우비우비 댄싱큔 어떤 영상임? [1] 무갤러(118.235) 07.17 93 0
2731348 무도멤버들이 연기한 특집은 "맞짱 특집"임 [2] 무갤러(110.14) 07.17 186 3
2731347 갱스오브뉴욕 준배 형님은 뭐하고 사시려나 [2] 무갤러(118.235) 07.16 158 0
2731346 무도 올만에 다시 정주행중인데 무갤러(220.122) 07.16 112 0
2731345 박명수 욀케 늙었냐... [6] 무갤러(220.122) 07.16 413 15
2731344 무도갤러 시험해본다 [2] 무갤러(112.166) 07.16 143 0
2731342 맛피아는31살에 밤티라미수 맛피아버거 개발자로 요식업 역사에 이름남겻네 ㅇㅇ(218.238) 07.16 77 0
2731341 하하 왜자꾸 까냐 웃기는애들이네 [27] ㅇㅇ(221.154) 07.16 908 35
2731340 혹시 박명수 (아찔) 자막 달린 장면 무슨 장면인지 아시는분 무갤러(118.235) 07.15 115 0
2731337 이거 뭐땜에 모자이크 처리한거임? ㅇㅇ(14.34) 07.15 201 0
2731335 하하 억제기가 노홍철임 [1] 무갤러(119.200) 07.14 251 14
2731334 무도는 신서유기처럼 시즌제 해야함 무갤러(211.234) 07.14 104 3
2731333 멤버들이 연기를 하긴 하겠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4 161 2
2731332 하하가 딱 머리노래질때가 최악임 ㅇㅇ(118.235) 07.14 220 12
2731331 무도런 키링 인쇄 반대로 됐는데 어캄? [2] 무갤러(118.216) 07.14 214 0
2731330 걍 연기 대본 다티나는 특집 [7] 무갤러(183.100) 07.14 297 3
2731329 노홍철이 사고안쳤으면 붐레기보다 위였음 [2] ㅇㅇ(211.246) 07.14 236 6
2731328 노홍철은 복귀 기회 엄청많았는데 본인 실력으로 말아먹은거지 [8] ㅇㅇ(115.41) 07.14 486 18
2731325 파업이 치명타였지 [2] 이대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4 188 4
2731321 유튜브는 저능아들 진짜 많더라... 혐오스러울지경 [4] ㅇㅇ(118.235) 07.14 343 6
2731320 길은 못돌아오나... [1] 505(106.101) 07.14 208 5
2731319 씹도 말년 생각하면 안하는게맞는거다 [2] ㅇㅇ(211.209) 07.13 217 5
2731318 재미없어서 폐지한 걸 2를 하자고 해 [7] ㅇㅇ(112.165) 07.13 379 15
2731317 유재석이 무도멤버 다시꾸리려 그리 노력을했는데 뭔 씹소리임? ㅇㅇ(110.15) 07.13 219 10
2731314 김태호 나가기 전에 놀뭐에서 무도 특집 안한게 아쉽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306 4
2731313 개어이없는것 [1] 무갤러(183.100) 07.12 192 4
2731312 아이돌 오디션 다시보니까 뚱스가 제일 웃김 [3] ㅇㅇ(112.72) 07.12 319 24
뉴스 신지 “문원과 결혼, 아직 아냐”…신중히 생각하기로 디시트렌드 07.2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