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탱크전 이야기를 토대로 한 약간의 고정관념 깨물기

T-34 2005.08.05 21:18:37
조회 1940 추천 0 댓글 32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오. 심심해서 그냥 한번 써봤소. -------------------------------------------------------------- 2차 대전 당시 탱크전은 크게 두 지역에서 있었소. ① 북아프리카에서였소. (잘 아실 것이오.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의 북아프리카 군단과 영국 전차 군단 간의 피 말리는 전투...) ② 동부전선에서 독일 전차 부대와 소련 전차 부대 간에 벌어진 전투였소. (영미 위주의 역사를 배운 우리들에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2차대전사이지만, 실제로는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규모가 큰 전차전이었소. 이후 이만한 규모의 전차 vs 전차 간의 싸움은 더 이상 발발하지 않았소.) 1. 북아프리카 전선 북아프리카에서는 처음 독일 전차부대가 파죽지세로 영국군을 몰아냈다는 점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오. 특히 이 때 독일의 신형 중전차들은("타이거"가 나오기 전...) 당시 북아프리카 전선에 배치되어 있던 영국 전차들의 포탄을 맞아도 그 튼튼한 장갑에 포탄이 튕겨나갈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하오. 반면 영국군 전차는 독일 전차들의 포탄과 기관총에도 장갑이 뚫리기 일쑤였다 하오. 특히 예상치 못한 설계상의 오류로 인해 아주 비극적인 일도 빈번했는데, 영국 전차 내부의 승무원 탑승 공간에는 나사못들이 많이 박혀 있었다고 하오. 그런데 이러한 영국 전차들이 독일 전차부대의 포탄에 빗맞는 일이 있어 막상 탱크는 안전하다고 해도, 탑승실 내의 나사못들이 열과 압력을 못 견디고 튕겨져 나가 승무원들의 몸에 팍팍 박히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하오. 그 못에 맞아 즉사하거나, 죽지 않고 살았을지언정 탱크 조종을 하지 못한 채 신음하는 영국군들이 속출하였다는구려. 그 뿐만이 아니라 한낮 40도를 육박하는 사막, 현대의 전차들처럼 내부 에어컨 시설이나 선풍기조차 없던 조건 속에서 승무원들은 더위에 숨을 못 쉴 정도였다고 하오. 그런 와중에 포탄이나 파편이 탱크 본체에 맞는 순간 엄청난 열기가 순식간에 승무원들의 몸과 가슴 속으로 까지 전해져 그 괴로움을 못 이기고는, 총탄이 난무하고 있는 전장의 현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탱크 문을 열어 바깥으로 기어나갔다고 하니... 그 고통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얼핏 눈물이 흐르려고 까지 하오. 2. 동부 유럽 전선 스탈린 체제 하의 소련은 당시 역대 어느 국가들 보다도 실용주의 노선을 펴고 있었소. 미국이 실용주의의 원조를 자처하지만 실제로 1, 2차 세계 대전과 이후 냉전 기간 내내 미국은 소련에 비해 모든 면에서 사치스러운 편이었소. 어쨌든 2차 대전 당시 겉모습이나 성능의 화려함 보다는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T-34 전차와 독일의 3호, 4호, 5호, 6호, 판터 및 타이거 전차들 간의 전투는 지금껏 있었던 인류의 전차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본격적이었소. 결과는 생산성에서 너무도 앞선 T-34 군단의 승리였소. 보통 타이거 탱크 하나가 파괴할 수 있는 T-34는 대략 다섯 대 이상이었다고 하오. 그러나 생산성으로 따져볼 때 타이거는 워낙에 사치 그 자체이다 보니 파괴되는 만큼 보충이 되지 않았소. 반면에 T-34는 파괴되고 고장이 나도 계속해서 공급이 이뤄질 수 있었소. 단순한 만큼 생산성이 무지하게 높았기 때문이오. 그러나 생김새나 구조의 단순함에 비해 그 튼튼함이나 안정성, 공격력과 기동력 등은 굉장히 좋은 편이라서, 생산성과 효율성, 실전성, 전투력 등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감을 주는 아주 쓸만한 탱크였던 것이오. 거기다가 T-34가 타이거에 비해 특히 더 좋았던 점 하나... 대략 연료 소비량이 타이거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점이었소. 타이거는 엄청나게 큰 포와 몸체를 가진 반면 엔진이 기름 먹는 하마였소. 전쟁이 길어질 수록 석유의 공급에 한계가 있던 독일이었기에 대략 기름 먹는 하마 타이거란 넘이(기름 먹는 호랑이라고 해야 하나?) 동부전선에서 매 전투 시마다 분주하게 활동할 수 없었던 이유엔 연료의 부족이라는 이유도 있었다고 하오. 그렇잖아도 생산량이 적은 덩치 큰 타이거 탱크가 기름 부족으로 인해 맘대로 전선을 누비지 못하는 반면, 후방의 비밀 공업 도시에서 가열찬 투쟁의 정신으로 중무장한 소비에트 노동자들에 의해 밤낮으로 생산되어 바퀴벌레처럼 쏟아져 나오던 T-34는 머지않아 독일 전차부대들을 궤멸시켜버릴 수 있었던 것이오. 물론 '양'에서도 앞섰지만 '성능'에 있어서도 당시 독일 전차 부대에는 타이거 외에 T-34를 대적할 만한 탱크가 없었기 때문이오. ("판터"라는 넘이 T-34를 베껴서 한번 맞짱 뜨려고 했었으나 속도와 기동성에서 밀려 패배를 거듭했다 하오.) 결국 전쟁 말기 소련의 어느 지역에서(카즈카프였나?) T-34 군단과 독일 전차 부대가 아주 우연히 조우하게 되오. 그것은 정말로 '우연'이었소. 독일 전차부대나 소련 전차부대 어느 한 편에서도 서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길을 가다가 방향을 잃고 들어선 어느 삭막한 지형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보고 만 거였소. 기분이 어떠했겠소? 한편 동부전선에서, 특히 겨울에 전차전이 벌어졌을 때 독일 전차병들은 북아프리카에서 경험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되오. 북아프리카에서는 뜨거워서 죽을 지경이었는데, 이번에는 살이 터지도록 추워서 못해먹을 지경이었던 것이오. 이것은 대략 탱크 안이 기후에 따라 얼마나 가혹한 지옥이 될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였으니, 2차 대전 당시 반드시 무적 탱크들 속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이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점... 탱크 안은 대략 '안전한 곳'이라기보다는 지옥에 가까운 곳이었소. 차라리 전진하는 탱크 뒤에 숨어서 걷거나 뛰는 보병들이 행복했을 것이오. 이상이 바로 '탱크 = 안전'이라는 관념을 깨무는 약간의 사실들이라면 사실들이라고 하겠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모태 솔로도 구제해 줄 것 같은 연애 고수 스타는? 운영자 25/07/21 - -
69135 말이나온김에 오늘 경르망디상륙작전 했긴햇나요? [1] 스탈린의오르가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160 0
69134 대서양 해전벌일때 독일해군이 [10] 탈영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328 0
69133 포탄의 ~~mm포의 정확한 설명좀 [5] 스탈린의오르가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223 0
69132 이번에 MBC랑 KBS에서랑 6.25 드라마 새로 하지? [3] 탈영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151 0
69131 한국전때 미스테리 하나. [37] ...(175.195) 10.06.19 584 0
69130 바바롯사때 룬트슈테트가 하루에 70Km 전진했다매? [2] M18 핼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350 0
69129 빅 세븐 전함들 이름좀 알려줏메 [6] 짝퉁람보(112.151) 10.06.19 2858 0
69128 솔까 오토카리우스가 더 대단한거 아님? [6] M18 핼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465 0
69127 그레이 하운드로 치하 격파가능? [3] M18 핼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281 0
69126 일본 해군은 교리가 문제였나요 아니면 그냥 능력 자체가 딸린거였나여 [18] 사스미윤아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394 0
69125 스탈린그라드 독일이 이겼어도 독일이 독소전 패배임?? [6] grrrrr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347 0
69124 진짜 존나 슬프다............jpg [11] 22(125.186) 10.06.19 575 0
69123 2대갤형들 카츄사노래듣다가생각난건데 [2] 배란과생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158 0
69122 슈투카 강하할때 나는소리는 인위적인거여? [7] 흉흉(121.135) 10.06.19 417 0
69121 비스마르크나 야마토나 왜이리 허무하게 침몰한거지 [10] 흉흉(121.135) 10.06.19 419 0
69120 클로즈컴뱃5 리메이크판 [6] 피라모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224 0
69119 도길 전차에 다닥다닥 붙인 이건 뭐임?? [9] 수 양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436 0
69118 로드 오브 브라더스.JPG [3] ㅇㅇㅇㄴㅁ(59.9) 10.06.19 540 0
69117 돌리틀 자살 폭격 비행-> 미드웨이 해전 [5] +^+(129.93) 10.06.19 658 0
69116 정전에 3D 로리타로 달린다!!! [1] 팬져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9 320 0
69114 근데 정사갤러들 전에 커티스 르메이 보고 [7] ㅇㅇ(125.141) 10.06.19 500 0
69113 2차대전 당시 유태인 때려잡기는 유럽전체에 책임이 있음 [3] ㅂㅈㄷㄱ(121.138) 10.06.19 221 0
69112 사실 적화통일이 되더라도 보수쪽보다는 진보쪽이 더 죽을확률이 높음 [3] ㅂㅈㄷㄱ(121.138) 10.06.19 285 0
69110 제 3제국의 이상한 타워들 [9] 배선영(211.189) 10.06.19 705 0
69109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3] 2차대전(71.79) 10.06.19 399 0
69108 [떡밥투척★] [2] 짝퉁람보(112.151) 10.06.19 83 0
69107 티거에이스에 관해 질문이 있습니다. [20] 양사나이(221.247) 10.06.19 636 0
69106 베트남의 적화통일 방법.avi [22] dd(59.9) 10.06.19 692 0
69101 근데 솔까말 나치독일이 왜 무엇을 잘못했다는거지?????????????? [8] ㅇㄴㄹㄴㅇㅎ(110.12) 10.06.18 428 0
69100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보면 [3] 짝퉁람보(112.151) 10.06.18 312 0
69099 히틀러는 왜 쪽바리와 손을 잡았을까? [6] 뉴욝취즈케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382 0
69096 HOI2 잠수함관련 질문좀 할게요 [3] 서탈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492 0
69095 벗어날 수가 없어. [3] 막장워리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157 0
69093 바스터즈(쿠엔탄 타란티노)정도면 고증이 훌륭한편이 맞을까요? [12] 파란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486 0
69092 괌팔이 왔음? 오늘은 좀 꺼지면 안됨? [1] 라팔안다무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93 0
69091 대한제국군(진위대)무기 뭐썼음? [33] 되니츠(119.149) 10.06.18 548 0
69090 라이언일병구하기 에서 조낸 궁금하게 잇음 [9] 달나라법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547 0
69089 제국은 돌아올것이다 도귀(210.107) 10.06.18 45 0
69088 후쇼샤 교과서 가안을 조금 봤는데.. [3] 도귀(210.107) 10.06.18 135 0
69087 현서야 받아라! 너에게 주는 짤이다! [5] 부잔(125.179) 10.06.18 367 0
69085 히틀러 뒤통수 치려다가 좆망한 구스타프 폰 카 ㅉㅉㅉ(125.129) 10.06.18 158 0
69084 조선이 그나마 희망이 있는 이유. 도귀(210.107) 10.06.18 87 0
69083 이순신은 이조의 [1] 도귀(210.107) 10.06.18 69 0
69082 조선민중?들의 한일합방에 대한 편린 도귀(210.107) 10.06.18 22 0
69080 비행기 탄과 바람의 관계?? [2] (125.129) 10.06.18 155 0
69079 태평양 전쟁비사 일본침몰 이 다큐어떤가요? [2] 123123(59.9) 10.06.18 455 0
69077 우헤헤 오늘도 2대갤과밀리터리 매니아 위하여 방송중!!! [1] 위현자(121.145) 10.06.18 123 0
69076 2차세계대전을 다룬 아주 참신한 명작 역사서 없슴? [4] 짝퉁람보(112.151) 10.06.18 198 0
69075 이 괴악스러운 것이란.. [4] meltyhonn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18 337 0
69074 2대갤에게 각국 함선 장갑 질문 [3] 짝퉁람보(112.151) 10.06.18 139 0
뉴스 '유딱날' 박성웅, 배우 이수경에 "뭘 입어도 짜증나" 투어 도중 돌직구 왜? 디시트렌드 07.2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