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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13일 전 함부르크 동남지구(4.25)

TSUNAMI 2005.11.08 15:50:11
조회 1254 추천 0 댓글 1




미군 제 84사단의 차량행렬이 가까워지자 잘츠베델(Saltzwedel)마을의 교회들은 일제히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고, 공습사이렌이 숨가쁘게 온 마을을 휘젖듯이 울리고 있었다. 가게들은 문을 잠그고 셔터를 내렸고, 집집마다 창문을 닫고, 대문에는 빗장을 걸었다.  그날 아침 감히 길거리에 나와볼 엄두를 낸 사람들이라고는 온갖 나라에서 잡혀온 약 2천명의 징용노동자, 연합군포로, 가까운 집단수용소를 뛰쳐나온 여자 수백명, 은신처에서 막 나온 듯한 유대계 여자등 그때까지 억류되어 있던 수형자패거리뿐이었다. 이 사람들은 고막을 찢는 듯한 포탄터지는 소리를 듣고, 사방에 자욱한 흙먼지와 포연을 보고, 마을을 가로질러 질주해가는 끝없는 지프의 행렬과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고 굉음을 내며 동쪽을 향해 날아가는 폭격기들의 편대비행을 지켜보면서 학수고대하던 해방의 순간이 임박했음을 깨달았다. 정오가 되자 구름이 걷히고 날씨가 화창하게 개어 멋진 하루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 하루는 자기들이 상상했던 식으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오랜 세월의 수난을 견뎌내온 사람들 가운데에는 해방의 바로 그 첫날마저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한 사람들도 있었다. 시청앞에 누더기 차림으로 서성이던 이들 징용노동자와 죄수들 앞에 지프차를 타고 강철헬멧에다 번쩍이는 갈색군화를 신고 나타난 최초의 미국해방군은 공교롭게도 그 자신이 노예의 후손이 건장한 체격의 흑인이었다. 프랑스사람이 갑자기 노래를 시작하자, 이탈리아인은 손바닥으로 키스를 불어보내는가 하면,  폴란드인과 우크라이나인은 주저앉아 펑펑 울었고, 헝가리여자는 병사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병사는 쓰다 달다 일언반구도 없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밀어젖히면서 그 사이를 헤쳐나갔다. 그는 그자리의 의미나 그 자리가 자신에게 원하는 역할 따위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는 주어진 단순한 임무가 있었고, 자기는 그것만 수행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는 가까운 교통표지판 기둥까지 뚜벅뚜벅 걸어가서는 "SLOW"(서행)라고 씌여진 표지판을 못질해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헬멧을 벗어 설렁설렁 부채질 시늉을 하다가 다시 사람들을 헤치고 지프로 돌아가 경적을 울리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휑하니 가버렸다. 그렇게 손에 땀을 쥐게 하던 해방의 첫 시간이 지나갔다. 트럭과 전차를 탄 미국 해방군의 행렬은 점령된 마을을 가로질러 끝없이 이어졌다. 환영하는 수형자 군중을 멍하니 바라보던 어깨가 벌어진 젊은이들은 가죽장갑을 헬멧까지 들어올려 경례하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체스터필드 담뱃갑을 던져주기도 했다. 나치는 갔다. 성조기가 시청에 게양되기는 했지만, 미군이 마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수형자와 강제징용자들은 그러한 권력의 공백기를 틈타 복수극을 벌였다. 여자들이 떼를 지어 맨손으로 가게창문을 때려부수었다. 맨발의 루마니아인은 박살이 난 가게 진열대에서 잼병이 든 박스들을 통째로 집어던졌다. 광분한 러시아 농부는 청어를 물통에서 한 움큼씩 건져냈다 . 부상당한 SS대원은 자동차 밑에 숨어 있다가 끌려나와 밟히고, 찢기고 끝내는 짓이겨져 죽었다. 폭도로 변한 군중들은 아무집에나 뛰어들어가 라디오와 시계와 독일군병사의 사진액자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부수고 창 밖으로 집어던졌다. 심지어 침상에 누워 다 죽어가던 사람도 벌벌 기다시피 폭도들을 따라다니며 이 증오와 복수의 카니발에 참여했다. 나치시장 부부와 그 딸은 교회공동묘지의 가족묘에 숨어 있다가 미쳐 날뛰는 러시아인 한 떼에게 붙잡혔다. 폭도들은 시장을 묘비에 묶어두고, 시장이 몸부림치면서 수탉 우는 소리같은 비명을 질러대는 사이에 그 처와 딸을 발가벗기다시피 해서는 머리채를 잡아 풀밭위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파일럿 점퍼 차림의 중절모를 쓴 나이가 지긋한 러시아인이 이 사형을 지휘했다. 그는 자기 마누라도 하르코프에서 독일군병사들에게 이와 같은 짓을 당했다고 서툰 독일어로 시장에게 냅다 소리를 질렀다. 일순의 정적이 있은 다음, 줄의 맨 앞에 서 있던 시베리아에서 온 땅딸막한 동양인이 시장의 딸에게 다가왔다. 시장은 자기가 묶여 있는 묘비를 땅에서  뽑아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비명을 지르다가 지쳐 죽었다. 그의 시체는 묘비에 묶인채 가족묘안으로 던져졌다. 자기 차례가 된 사람이 울며불며 소리지르는  그녀에게 다가서는 동안 중절모의 러시아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묘지를 떠났다... -전게서 P.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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