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Fighter Combat- Tactics and Maneuvering"이란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참조한 글입니다.
몇 일전 부터 읽고 있던 부분인데 재미있는 내용 같아서 잠깐 소개합니다.
1차대전 당시 부터 두 대의 전투기가 함께 행동할 경우 생존성과 화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두 대가 이 정도로 좋다면, 3대는? 4대는? 그 이상은? 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다 수의 전투기가 집중 운용될 경우 이론적으로 적기를 조기발견할 확률은 더 높아지고, 화력
은 증가되기에 적기와 조우시, 교전 시작과 함께 한 번에 더 많은 적기를 격추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
이고, 이는 그대로 적기에게 한 번에 매우 큰 숫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 우리는 "그 잘난 전술"을 신경쓰기엔 너무나 바뻤다. (Harold Balfour, 영국공군 1차대전 조종사)-
즉 대규모 편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씁니다. 대규모 편대는 적을 발견
하기 쉬운 만큼 적에게 발견되기도 쉬웠습니다. 눈으로 적기를 찾던 1차대전때는 말할 것도 없는 이야기
지요. 게다가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보면 공중충돌에 대한 부담도 커지기에 기동에도 제한이 따릅니다.
또 만에 하나 어떠한 이유로 낙오하게 되는 동료가 생기게 되면 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편대 전체가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지휘관의 명령체계가 전 편대에 전달되는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1차대전 때는 아직
전투기들에 무전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이기에, 수신호로 지휘관이 부하들에게 전달 하면, 서로
밀집하여 날면서 지휘관의 수신호를 확인하고, 이를 다시 주변 동료들에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이 수신호를 원할히 전달할 수 있던 편대형태가 바로 "기러기 V자 형태"지요. 즉 기러기가 날듯 V
자꼴로 서로 비행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나올 핑거포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핑거포는 2기가 1조를 이
루는 것이 주요 골자이지만 이 기러기 형태의 대형은 서로가 수신호를 확인하면서 서로의 좌우 시야를 가
리지 않는 것이 주요 골자이기에 매우 가까운 거리로 밀집 비행하게 됩니다.
현대 전이라면 공대공 미사일의 위협으로 인해 이런 밀집비행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 됩니다. (주 : 아시다
시피 미사일란 물건이 근접신관을 사용하는데다가 밀집 비행시엔 아군기 폭발시 자신도 분명 피해를 입을
수 있지요.)
이런 문제를 좀 해결해 보고자 신호탄(Flare)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신호탄으로도 전달 할 수 있는 내용은
한계가 있었지요.
1930년이 되자 전투기에 무전기의 탑재가 가능해졌으나, 당시의 무전기는 기계적 신뢰성 면에서 온전하지
못하였기에 자주 고장나거나 다른 무선에 의해 간섭되었고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장기가 날개를 흔들
거나 하는 것이었지요. 물론 이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주 : 몇 몇 기록
들을 읽어 보면 보통 "나를 따라 공격해라" 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던듯 합니다.)
그나마 대규모 전투기들이 서로 싸움이 붙는 경우엔, 이러한 편대전술 조차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웠으며 단
지 대규모 난전상황 (Fur Ball)이 되버리기 쉬웠습니다. 조종사들은 자신의 직감만을 믿고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는 상황이 되었지요. 이런 상황이 되면 순식간에 공세적인 입장에서 수세적인 입장에 빠지기도 하였으
며 전투 상황에서 혼자 이탈하는 것은 곧 낙오를 의미하였기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각 지휘관들은 일부러 화려한 문양이나 색을 자신의 항공기에 칠하여 자신의 부하들이 지
휘관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를 따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주 : 이런 이유 반, 개인적 취향 반으로 아예
빨간색으로 칠한 리히토펜 같은 양반도 있었지요. 당시에 위장색 개념이 있었음에도 화려한 기체가 있었
던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었던듯 합니다. )
특히 1차대전 당시 독일 공군은 가급적 한 번에 많은 전투기 편대를 이루어 국지적으로 숫적으로 압도해
버림으로써, 한순간 일정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전술을 사용하였으며, 이러한 성공적인 전략 수립에는
독일의 우수한 사령관들 이었던 뵐케와 리히토펜 같은 이들의 공헌이 컸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연합군 역시 한 번에 많은 전투기를 한 전선에 투입하였고, 그 결과 양 진영 합쳐 100기
이상의 전투기가 뒤엉키는 일도 벌어졌다 합니다.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한가지 방법은 많은 수의 공군력을, 한 지점에 집중 시키는데 에 있다.-
(아돌프 갈란트, 2차대전 독일 공군)
1차대전 이후, 항공기의 성능과 기동성은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각군은 적 전투기를 요격하는
주간 근접전 보다는, 적의 전략 폭격기의 요격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폭격기는
대규모 편대가 서로 밀집하여 운용되면서 자신의 방어총좌로 서로를 엄호해줄 수 있고, 두터운 방탄판으
로 스스로의 몸을 보호할 수 있었기에 이들에게 전투기의 호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주 : 특히
나 미군이 유럽전선에서 독일 요격기들에게 된통 당하기 전 까진 이러한 생각을 줄곳 믿고 있었지요.)
그렇기에 1차대전 때의 치열한 근접전은 곧 잊혀져 갔고, 적 폭격기의 요격이 전투기에겐 더 시급한 문제
가 되었습니다. 전투기는 속도와 강한 무장, 그리고 화력의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조종사의 시야나
기동성 문제는 중요시 되지 않았습니다. (주 : 아무래도 미국 사람이 쓴 글이라 그런지 아니면 미국이 워낙
에 2차대전 초반까지도 구시대적 사상이 남아있어서였는지, 이런 점들은 미국 전투기들의 특징이란 생각이
많이 드는군요. 초기 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미군 항공기들의 기동성은 이러한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
다. P-38 이나 P-39도 처음 개발 목적은 어디까지나 적 폭격기의 요격이었지요.)
이러한 적 폭격기의 위혀벵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편대전술이 등장하였는데 이것은 3기가 1조로 움직이
는 V 편대라 불리는 전술입니다. 서로 날개 끝을 맞 닿을듯 가깝게 비행하면서, 선도기가 약간 앞서서 비
행하던 이 전술은 선도기의 기동이 뒤따르는 편대기에 의해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가깝게 비행하
기에 구름 등을 통과할 때도 그의 편대기를 잃을 염려가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편대 전술의 장점은 3기가 동시에 한 목표-즉 적 폭격기에게 밀집하여 달려들기에 한 번에
매우 큰 화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고, 빠른 시간내에 큰 화력을 퍼부을 수 있다는 것은 적 폭격기의 방어
무장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도 되었습니다. (주 : 플라잉 타이거즈의 세놀트가 이와 유
사하게, 2기가 1조를 이루어 한 목표물에 대해 동시에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했지요.)
하지만 이 전술의 단점은 같은 경로로 적 폭격기에 3대가 접근하기에 적의 방어화망에 3대가 동시에 노출
될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가운데의 편대장기에 비해 뒤 따르는 요기(wingman)은 사격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서로 매우 가까이 비행하기에 시야가 넓지 못한 편이었으므로, 보통 여려대의 V 편대가 서로의 후방을
경계해주는 형태로 비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서로 기동에 방해가 될 수 있었기에 V 편대들이 줄줄이 늘어
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서로의 방어에 유리하였으나 가장 후방에 위치한 "꼬리의 챨리(Tail end
Charlie")"는 후방 경계에 있어 불리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러한 적 폭격기에 대항하는 편대 전술은 1930년까지 계속되었으나 30년대 말, 스페인 내전과 중일전쟁
을 겪으면서 전술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전쟁에서 각군이 겪은 것은, 호위기가 없는 폭격기 편대는 전투기로부터 절대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었
으며, 결국 호위기가 필요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요격기들은 이 호위기들과 맞서 싸워야 했지요. 이론상의
폭격기 vs 전투기는 사라지고 다시 전투기 vs 전투기의 시대가 개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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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차대전 중의 전술까지 쓰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시간상 1차대전 때의 것 밖에 못 썼군요. 저로선
매우 드문 연재작이 될듯 합니다만; 나중에 시간나면 2차대전 것 까지 마저 써보겠습니다.
짤방 1 : V 포메이션의 형태
짤방 2 : 적절한 포메이션의 예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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