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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코랄문학) 해방 이후의 이야기 -10-

나르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8 21:16:58
조회 547 추천 15 댓글 24
														






“코랄... 릴리즈..?”



코랄 릴리즈, 이 단어를 홀린 듯이 레이븐이 따라 읊조리자, 오키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덧붙였다. 자일렘이 기동하기 전, 어느 의뢰를 받아 미채에 뒤덮인 자일렘을 탐사했었으며, 그 과정에서 찾아낸 정보와, 의뢰주가 제공한 정보를 취합하여 알게 된 계획이라는 것.



“오키프, 그러면 그... 코랄 릴리즈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지?”



“루비콘 3 행성에 머물고 있는 코랄을 해방시킨다.

그리고, 그 해방된 코랄은 전 우주로 퍼져나가, 인류의 생활 속에, 인류의 육체 속에 파고들지.

그리고 코랄을 품은 인류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코랄의 영향을 받아,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의 기준을 다시 써 내려가는,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라는 게, 의뢰주가 설명한 코랄 릴리즈다.”



“..인류를, 진화시키려는, 계획인가.”



고개를 끄덕인 오키프는, 미적지근한 김을 피워올리고 있는 피카를 마시며 덧붙였다.



“그리고, 의뢰주는 코랄이 지닌 정보도체적 특성을 역이용, 코랄을 통해 진화한 인류에게 내재된 코랄을 활성화시킨 다음, 인류의 의식에 영향을 받은 코랄들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의식 네트워크, 일종의 군체 의식망을 형성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이 자신의 의도라고 밝혔다.”



“잠깐만, 오키프. 그렇다면 너에게 그런 내용의 의뢰를 준 의뢰주는... 대체 누구길래..?”



러스티가 자신에게 의뢰주에 대해 묻자, 오키프는 마시던 피카의 잔을 내려놓으며 미간을 꿈틀거렸다. 그의 귀 밑을 따라, 목의 옆까지 흘러내리듯 그어져 있는 강화 인간 수술의 흔적인 미세한 흉터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 것은 실내의 전등 탓일까, 아니면 그가 느끼는 감정 탓일까.


오키프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루비콘 항성계의 용병 관리 지원 시스템.

올 마인드.”



러스티와 레이븐, 에어, 그리고 여전히 벌을 서고 있는 프로이트마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중요한 사안이라, 그나마 얌전히 벌을 서고 있던 프로이트까지 불러 착석시킨 오키프가 다시 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올 마인드는 용병 관리 지원 시스템이라는 이명으로 본성을 숨긴 채 암약하고 있었으며, 기업 소속 용병과 독립 용병을 가리지 않고 등록한 다음 생체 정보를 등록 및 분석, 코랄과 접촉을 했거나 코랄이 사용된 강화 인간을 분류, 다른 일반 용병들에겐 평범한 AI 시스템의 면모만 보여주지만, 올 마인드가 분류한 용병들에게는 특별하게 접촉, 이들을 서로 경쟁하게 하여 소모시키거나 특별 의뢰를 발주하여 암살 시도를 하는 등, 자신의 지시사항에 순종적이거나 협조적인 태도를 지닌 강한 용병을 선발, 지속적으로 접촉하여 코랄 릴리즈 계획의 촉매제로 사용한다.



“이런 걸 어떻게... 오키프, 너.. 설마…”



오키프가 무언가를 숨기고는 있다고 여겼던 프로이트였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하기 어려우면서 두려운 이야기를 술술 늘어놓는 오키프를 보며 경악하듯 물었고, 오키프는 말 해준적이 없었냐는 투로.



“난 구세대 강화 인간이지, 그것도 코랄을 사용한 2세대다. 아, 내가 말 안 했었나?”



“강화 인간 출신이랬지, 코랄 이야기 같은거는 하지도 않았잖아!”



“그랬던가.....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그렇게 말하며, 오키프는 프로이트 쪽에서 러스티를 거쳐, 레이븐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물었다.



“올 마인드가 너에게 비밀리 접촉을 한 적이 있었나.”



“없다.”



“그렇다면, 이상 징후에 대해서 느낀 적은 없었나?

가령, 특수한 광학 미채로 은폐된, 암호 통신을 사용하는 무인기와 조우했다거나 말이다.”



특수한 광학 미채, 암호 통신. 경험했지만 잊고 지냈을 뻔했던 키워드가 언급되자, 레이븐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억을 되짚어, 그 무인기를 조우했던 곳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행성 궤도 방어 시스템의 요격을 받아 그리드 135에 불시착하고,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그리드 135에 재방문 했던 당시, 자신이 불시착했던 위치에서 잠복 중이던 무인기를 감지 및 교전 후 격추시켰던 상황을 설명하고, 루비콘 해방 전선의 의뢰로 BAWS 제2 공창을 조사했을 때 총 11기의 무인기와 교전했던 것, 중앙 빙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그리드 086에 들렀을 때 G5 이구아수를 상대하던 도중 무인기들을 만난 것까지.


비록 3회에 불과한 접촉이지만, 오키프는 그 접촉에 대해 하나씩 전해 들을때마다 원체 흰 편이었던 피부색이 옅게 창백해지는 것 같이 보였다.



“...시기를 역산해봤을 때, 올 마인드와 나의 접촉이 이루어진 이후의 일이다.

그 시점의 나는, 올 마인드의 계획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서 접촉을 끊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 만약 그 이후로 직접 접촉이 있었다면 나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레이븐, 자네를 사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올 마인드의 계획이 코랄 릴리즈라는건 이해가 됐는데, 그 코랄 릴리즈라는 것을 이루고 나서 어떻게 뭘 하겠다, 라는 건 정보가 없는 건가?”



“아쉽게도 그렇다. 하지만 코랄 릴리즈라는 계획부터가 큰 문제야.

올 마인드의 계획이 성공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간인 자신에 대한 개념이 강제로 재정립당하게 될 거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들이 인간임을 강제로 포기하게 된다는 소리다.”



인간으로서 갖고 있는 모든 권리를 강제로 박탈당하게 된다는 소리는 자신감과 오만함이 묻어나오는 미소를 짓고 있던 프로이트마저 정색하게 만들었다. 루비콘 해방 전선의 일원으로서 동료와 루비코니언들을 지켜야만 하는 러스티는 두말 할 가치가 없었고, 루비코니언들의 생활사를 지켜보며 이들을 돕기로 결정하고, 인간으로 사는 법을 어깨 너머로 배워가던 레이븐에겐 최악의 소식이었다.


이야기가 너무 오래, 많이 진행 된 탓일까, 잔에 담긴 채 싸늘하게 식어버려 쓴맛과 탄내 가득한 물이 되어버린 피카를 보던 오키프는 피식 웃으며 맛없어진 피카를 한번에 들이키고는 말했다.



“처음엔 코랄 릴리즈를 통해 꿈을, 희망을 봤었다. 강화 인간이 되어서 고통 받는 삶을 끝내고, 진정으로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거라고, 내게 새로운 삶이 펼쳐질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지.

그래도, 맛도 없는 전투식량을 먹고, 이렇게 차게 식어버린 흙탕물 같은 피카를 마시기도 하는, 보잘것 없고 지긋지긋한게 삶이지만... 이런 삶을 사는 게 바로 인간인 거다.”



고통스럽고 지긋지긋한 삶을 살아도, 그런 삶이라도 살 수 있기에 인간이라는 말.


그의 말을 곱씹던 프로이트는, 조용히, 낮게, 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좀 전에 장난쳤던 걸 사과하도록 하지, 오키프.”



“갑자기, 네가? 이거 뜻밖인걸.”



“내가 AC에 타고, AC를 조종하며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싸우고 있는 상황의 중심에 있으면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치솟는 아드레날린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발이 떨리고, 숨이 거칠어지고, 온 몸이 땀으로 젖어들어가는 그 순간이 내가 살아있는 인간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그래서 내가 싸우는 것을 좋아한거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는거였지.

근데, 코랄 릴리즈라는 것에 대해 듣고나니까,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생각이 바뀌었다고?”



러스티도 프로이트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네가 그럴 수 있는거냐고 묻는 것 같은 러스티의 표정을 본 프로이트는, 조금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는 시선을 보이다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조금은, 이라고 앞에 붙였잖아. 결국 내가 그렇게 싸우는 것은, 내가 살아있는 인간임을 느끼게 해주는 수단 중 하나였던 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렇게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쩌면-”



프로이트는 말을 하던 도중, 레이븐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끝맺었다.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거겠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라. 러스티는 무어라 작게 중얼거리더니 자신도 생각하고 있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하려고 만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말이었다.


왠지, 지금의 기회가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사실은 죽을 뻔 했었다. 여기, 그때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아직 다 낫지도 않아, 반깁스를 한 상태인 팔을 들어올려 흔들어보였다.



“그러다가 죽지 않고 살게 된 다음, 내가 죽음의 위기를 경험하기 전까지 살아왔던 삶의 순간들보다 더 놀라운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어서, 죽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정말 다행이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것이겠지만, 그들이 느끼고 있는 것의 차이점은 크기일 뿐, 행복이란 이름의 감정이라는 것은 동일하지.

오키프, 바스큘러 플랜트의 조사가 허락된다면, 뭘 할 생각이야?”



“올 마인드는 현재 바스큘러 플랜트와 루비콘 조사기술연구소의 잔재에는 접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속해서 우회를 시도했다는 흔적은 감지되지만, 성공하진 못했어.

그러니 바스큘러 플랜트의 시스템을 내가 장악하는게 우선이다.

그 다음은, 그 안에 잠들어있는 기술의 산물을 해방 전선에게 제공하도록 하지.”



 바스큘러 플랜트에 대해서 다시 언급되자, 레이븐은 자신에게 이식된 코랄 디바이스에서 코랄 파형 변화가 감지된 것을 느끼고는 다른 셋의 시선을 곁눈질로 살피더니 잠시 생각을 하고 오겠단 말을 남기며 회담장을 빠져나왔다.


빠져나와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걸음을 옮기기를 반복하다 도달한 곳은 결국, 건물의 바깥.


여전히 부는 바람 때문에 다른 사람이 말하는 소리는 들리진 않지만-



“..에어.”



「...네, 레이븐.」



그녀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말을 해서... 당신이 절 어떻게 생각할지가 두렵지만..저는…」



“..말, 해도, 괜찮아.”



사실, 레이븐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에어가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코랄 파형이 일렁이는 것을 방금 전까지 디바이스가 감지하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동족이 엮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그 순간에서, 그녀가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그런 감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에, 레이븐은 머뭇거리는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네가 생각하고, 선택하는 건, 온전히, 너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나는, 그런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제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나에게, 있어서, 너는 그럴 자격이, 있어.

에어, 넌 내게, 소중한 존재니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레이븐은 자신이 말을 하는 것에 집중하며 에어를 격려했다.


강화 인간으로서 배제되었던 필요 이상의 인간성이 회복되면서, 그와 동시에 언어구사능력도 성장하고 있는 레이븐이 말을 하는 것을 즐겁게 여기게 해주는 존재는 다름 아닌 에어였다. 필요한 단어만 짧게 내뱉던 사냥개 수준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그녀와 접촉한 이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그의 핸들러는 그에게서 나타나는 정신적 성장의 징후에 의아함을 느끼기도 하다가, 일개 용병이 아닌 평범한 인간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 여겨 그에게 별도의 추가 조정을 가하지 않았었다.


그 덕분에 이 소중한 존재와의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었고, 레이븐은 이런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그녀의 존재를 자신이 처음으로 느끼고, 함께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소중한... 존재..」



“...더 일찍, 말해주고, 싶었는데.”



프로이트의 방해로 그러지 못했다. 라는 말까지 꺼내진 않았다. 어찌 되었든간에, 하려던 말을 이렇게 무사히 전했으니 된 거라는 생각이기도 하고, 그걸 제외하고 프로이트라는 인간 개인에게 악감정이라고 칭할만한 사감은 일절 없었으니까.



「저도... 당신을 그렇게 생각하고..있어요.」



육신이 없는 생명체가 아니었다면 하는 감정을 담아서.



「레이븐, 제가 이렇게 부르고 있는 이름이.. 진짜 당신의 이름이 아니어도.」



레이븐의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가 아니라, 그의 귀를 통해 들리는 목소리가 되길 바라며.



「저에게 있어서.. 당신은 레이븐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말대로…」



자신의 감정을, 그저 파형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전달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서.



「..레이븐, 당신도 제게.. 소중한 존재에요.」



이런 중요한 말을, 이런 식으로 전하고 싶지 않았다.


그와 같은 눈높이에서, 그보다 낮은 눈높이가 된다 해도, 동등한 입장에서 설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그런다면 좋았을 거라고. 그 생각은 에어의 심상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못 박힌 듯 매달려 있었다.



「...그렇기에, 코랄 릴리즈라는 계획의 설명을 들었을때, 저는 희망을 느꼈었습니다.

그리고... V.III 오키프의 말을 듣고, 그게 저에게 있어서 희망일 뿐인, 착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오로지 저 자신만 생각한 거에요.

레이븐, 당신과 같은 인류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이 아닐지, 제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각한게 아닐지..」



레이븐이 코랄 릴리즈에 대하여 갖고 있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인간으로서 살고 있는 이 삶을, 자의 없이 다른 존재의 억압에 의해 강제로 포기당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게 자신을 비롯한 인간들의 입장이라면?


에어를 비롯한 코랄에게는, 종족의 새로운 길이 열리는 희망이라면?



‘소통을, 할 수 있어도...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걸까.’



「잠시나마 그렇게 생각했던 저 스스로가 미워졌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편리하게 한 생각이, 당신에게는 불쾌하게 여겨질까봐.... 그게... 두려웠어요…」



에어에게 있어서, 그녀에게 있어서. 종족만큼이나 소중하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지도 모를 레이븐의 존재 때문에, 에어는 희망을 바라면서도 지금 당장 느끼고 있는 현실을 버려야 된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네?」



“코랄 릴리즈가, 아닌,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 오키프를-”



“그래, 역시 너도 그랬나.”



에어를 위해, 그리고 에어의 동족인 코랄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며 그녀를 격려해주던 레이븐은 자신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메마른 느낌의 목소리에 섬찟함을 느꼈다. 눈보라가 불어오는 바깥 날씨 탓이 아니라, 그저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서였다.


그 목소리를 들은 에어조차 숨을 급히 들이쉬는듯한 소리를 내고는 멈췄고, 레이븐은 불어오는 바람에 피부가 시리게 느껴짐에도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오키프가 서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설마, 에어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것을 들킨 건가, 레이븐은 우선 시치미를 뗐지만-



“아아, 내가 잘못 들은 거라면, 누구랑 대화하고 있었지? 혹시 애인이라도 되는 건가?”



생각보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물음에, 레이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분위기 속에서 얼어붙었다.


그 모습을 날카로운 눈매로 지켜보던 오키프는 쐐기를 박듯.



“난 아르카부스에서 첩보 활동을 도맡아서 했다. 관련 강화 시술도 받았었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었냐고 묻는 것 같은 표정이니, 대답해주겠다.

소중한 존재니까. 그래, 이런 말은 애인에게도 해줄 수 있는 말이지, 그런데-”



오키프는 자신의 귓가에 달린 이어셋을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이런 통신 장비 없이, 상대와 통화를 한다는 건, 이상하지 않나?”



오키프의 레이븐을 향한 말 속에는, 날카로움은 존재할지언정 적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독립 용병 레이븐, 아니... 루비콘의 해방자.”



침착했고.



“자네도, 코랄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건가.”



연민을 담고 있었다.







심각한 이야기와 반비례하는 621과 에어의 순애분량


저 정도의 순애면, 서로 사랑한다는 말만 안했지 쌍방 고백 아님?


저번엔 프로이트가 레이븐을 방해하더니 이번엔 오키프가 불청객으로 등?장


오키프가 뇌내 코랄 중화 수술을 받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고, 코랄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어떤 목소리를 들었을지에 대한 묘사는 작중엔 없었지.


그래서 이거 관련된 묘사를 창작해서 조금씩 넣을 생각임


이 글에서 오키프의 621을 향한 우호도는 '코랄 릴리즈 찬성만 안한다면 매우 우호적' 이라고 설정함


프롤로그 제외하고 10편까지 왔다...


10편까지 글을 계속해서 읽어주고 있는 갤럼들에게 늘상 고마움을 느끼고있어.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도 좋고 평가도 환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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