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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궁금해서 적어봐요앱에서 작성

ㅇㅇ(119.64) 2018.09.04 04:13:17
조회 204 추천 0 댓글 8

전 친구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상하게 대학교에서 만난 또래들은 오며가며 잡담이나

나눌 뿐 정말 마음을 터놓고 지낼만큼 친하게 지내기

어렵더라구요

진짜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애들은 전부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두 세 명 정도 뿐인데 이 친구들 전부

저보단 훨씬 나은 놈들이에요

이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학력도 떨어지고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뚱뚱하고 사회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며

다들 한 번씩은 가져 봤을 여자친구도 저한텐

그저 다른 나라 얘기였죠

때문에 저는 어릴 적부터 열등감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

같아요

공부든 게임이든 내가 남이랑 나를 비교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요

저한텐 약간의 관종 끼도 있는데 아마 이런 부분에서도

영향을 좀 받지 않았나 싶어요

문제는 열등감을 느끼면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스스로

더 노력한다던지 해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뭐라도

했어야 하는데 전 그러지 않았던 거에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선 제게 넌 애살이 부족해

공부든 뭐든 그런식으로 하면 실패하는게 당연해

이런 뉘앙스의 발언을 많이 하셨어요

사실 제가 현재까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그 발언들 때문이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제가 실제로 그랬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셨겠죠

하여튼 저는 계속 열등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살아왔어요

여기서 짜증났던건 제가 그 늪에서 빠져나올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고 새로운 열등감의

대상을 찾는 일만 계속 반복했던 거죠

열등감은 점점 늘어만 가는데 속으로 삭혀도 다 사라지진

않으니 저는 점점 더 힘이 빠지는 것 같았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일 싫어진 건 저였어요

저는 열등감을 느끼는 제가 너무 싫었어요

저는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가

싫었어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보면서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제가 싫었고 뭔가를 하려고 노력해도

금새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제가 싫었어요

언젠가는 정신과 상담이라도 한 번 받아볼까 생각도 해

봤지만 혹여라도 기록이 남아서 미래의 제게 불이익이

가는 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그만 둔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상담을 받았었더라도 뭔가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최근 저는 뭔가 하고 싶은게 많아졌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계속 정해진 시간표에 쫓겨 살던

시절에서 벗어나 방학마냥 텅 비어버린 시간표에

따라 살다 보니 게임만으로 시간을 보내는 건

조금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나은게

게임이긴 하지만 이것도 계속 하다 보면 다른게

하고 싶어질 때도 있잖아요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인터넷 방송도 해보고 싶었고 노래도 한 번 잘 불러 보고

싶고 소설도 한 번 맛깔나게 써보고 싶고 기왕 대학

들어갔으니 공부도 한 번 해보고 싶고 뭐 그런 것들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씩 맛보면서 해볼 때 마다

저는 제 재능 없음에 대해 정말 놀라게 됐어요

전 정말 제 친구들뿐만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도 남보다 낫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그런 게

없었던 거죠

하고 싶은 건 시간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많아지지만

결국 어떤 길 끝에서도 저는 또 열등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겠죠

사실 지금 이렇게 평일 새벽 4시에 방 구석에 쳐박혀서

한 시간째 별 것 아닌 내용을 두들기고 있는 저도

정말 싫어요

사실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이렇게 있어보이려고

관심 좀 끌어보려고 하고 있는 거니까요

어쩌면 저는 그냥 뭘 하든 제가 싫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아졌어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한 두가지씩 늘어날 정도니까요

하지만 전 재능이 없어요

사실 그렇게 노력하고 싶지도 않아요

세상 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제 욕심이겠죠

그렇게 일찍 포기하는 제가 싫지만 여기에 또 훈수 두는

제 다른 부분도 너무 싫어요

너무 피곤하네요

새벽에 갑자기 뭔가 털어놓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요

사실 인터넷 한 구석에서라도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추악한 관심종자의 저급한 발악일지도요

저를 매도하셔도 좋아요

진심어린 충고도 욕도 비난도 비판도 다 좋아요

이렇게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뭔가 좀 가벼워진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다시 무서워지는 건

제가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여기서 바뀌는게 없을 것

같단 거에요

아마 바뀌려고 노력도 하지 않겠죠

그게 옳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그게 너무 싫어요


죄송해요 새벽이라 정신이 흐릿흐릿하고

글 쓰다가도 잠깐잠깐 졸았다 깨면서 쓰니깐

두서도 없고 완전 개난장판인 글이 나왔는데

다시 읽어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기엔 지금 너무

피곤하네요

아무튼 모두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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