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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창피한 과거 고백하러왔다.

KmkAㅁㄴ(106.254) 2022.04.18 07:44:56
조회 232 추천 5 댓글 1


그냥 잠에서 깼는데, 문득 내 부끄러운 일 고백하러왔다.

고백갤러리라는 이런 갤러리가 있는줄도 몰랐고


생각난김에, 이런갤러리가 있는김에 쓰는글


초등학교다닐때였는데, 유독 나보다 덩치가 큰 여자아이가 있었다.

나랑 우유당번이어서 같이 1교시쉬는시간마다 초록색박스를 같이 나르던;;


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던 나날들중,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않지만 어떠한 까닭으로

이친구와 시비가붙은적이 있었는데


감정싸움이 곧 말싸움으로 이어졌고 이윽고 몸싸움까지 가게되었다.

그러면 안됐지만 있는힘껏 이 친구를 밀쳤다.

운동장에서


근데 웃긴건 이친구가 나보다 덩치가 훨씬 컸기때문에

꿈쩍도 안했던것이다.


평소에는 남자답지도 못한새끼가

그날따라 유독 사나이 자존심이라는게 발동됐던건지


돌덩이같던 그 아이를 계속해서 밀쳤다.

한 대여섯번 밀었던가?

넘어졌다. 아니 넘어져 줬다.


직감으로 알았다.

얘가 일부러 넘어져 줬단것을.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시절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다시꺼낸적이 있는데

놀라운사실을 들었다.


이 아이도 이 이야기를 옆옆학교,

그러니까 그녀가 다니던 여고에서 내 이야기를 하고있었다는것

그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나는 알수없는 이 에피소드의 새로운엔딩까지

포함해서 발설하고 있었다는 것



사실 넘어져준 이유가

나를 좋아해서였다는 것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그저 내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해내지못하는일에 부딪힌게

마음이 아파서 넘어져줬다는것


나는 부끄러웠다. 사실 넘어져준것은 내 손에 느껴지던 느낌으로

알고있었다.

내심 예상도 하고있었다.

일부러 넘어져준 이유가 혹시 그것때문이었을까 하는 의심따위였다.


지레짐작하고는 있었지만 4년이 흐른뒤 그 이야기를 직접

사실로 확인해버리니 얼굴이 새빨개졌다.


17살 내 친구들은

'지 좋아했다니까 부끄러워한다'며 상기된 내 얼굴을 보고 놀렸지만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 올라오던 부끄러움은


나를 좋아하던 사람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점

그러나 그 폭력이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는 점

이 이야기가 내 입이 아닌 누군가들의 입방아에 올라온다는 점

설마했던 내 예상이 맞았다는 점


그리고 가장부끄러웠던 점은


본인의 덩치가 타인에게 상처,고난으로 남을수있을것같아

살을뺐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는 점


사실 나에게 그녀의덩치는

내 성취를 가로막는 장애물따위가 아니라

내 힘이 모자라서 넘기지 못했다는 자기혐오와도 같은 감정이었는데


배려심이 뛰어났던걸까

아니면, 그저 이유없이 살빼고싶어서 뺀건데,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예쁨받고싶어 살을뺀건데

거기에 나와 있었던 이야기를 이용해 허세를 부리려던걸까?


충분히 나이가 어렸기때문에 어떤생각으로 살을 뺀건지

거기에 있던 동기가 무엇이었을지


10대의 그녀만 알고있었을것이었다.


후일담인데

반은 맞고 반은틀렸다.


실제로는 건강이 나빠져서 살을뺐었던 것이고

생각해보니 그런 일도 있기도해서 본인을 멋진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에 고딩때 내 썰을 풀고다니기도 했다는것.


이 사실을 어떻게 아냐고?

내가 어제 듣고왔으니까


사정이생겨서 돈을 벌고있었다.

근처 허름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도중


집안 심부름으로 두부와 계란을 사러온 그녀와마주쳤다.

내가사는곳이 좁은동네의 시골이라

생길수있는 일


살을 뺐다는 얘기도 들었고

고딩때 이미 우리학교 축제에 놀러온 그애를

멀찍이 쳐다본적도 있고


페북,인스타에 추천친구로 계속 뜨는 그 얼굴을 봐왔으나

실제로 가까이에서 마주한건 초등학교 이후 처음이었다.


서로 대학생이 되어 이젠 더 마주볼 일이 없었는데

촌동네가 이걸 ㅋㅋ


나는 모른채하며 구루마를 끌고 다른곳으로 가려고했는데


'저기'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알아보고 어머 오랜만이다 라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간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떨려나 했지만

생각과는 달랐다.


쌈무는 어디있냐며 묻다가

내얼굴을 골똘히 보더니 깨달아주었다.


알바가 끝나고 읍내에서 술한잔했다.


"야 나는 너 처음부터 알아봤는데 쌈무 물어보려다가 알아보는건 조금 상처다"


같은 찌질한 말도 술김에 해봤고

이런저런 못보고 살던 지난날도 이야기했고


그리고 그때 있었던 에피소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만나면 해줄이야기가 한보따리는 쌓여있었던것 같은데


술때문에 기억이 나지않는건지, 아니면 썰보따리가 썩 시원찮았던건지 모르겠으나

할수있는 이야기는 다 한것같았다.


군대에가있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도 들었고


내가 고등학교3학년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아이와 고딩 입학식때부터 사이가 안좋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곤 내 전여친에대한 뒷담화 비슷한것도 했던것같다.



술을 다 퍼마시고

버스를 타고 가려는데 인스타 맞팔하라며 소리지르더라.

드디어 추천친구에 떠있는 얘랑 맞팔은 했다.



마음에 걸리는게 지 남친이랑 싸웠고

그 남자애가 군대에 가있는 와중

나를 만나 옛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그리고 진짜 내가 평소에 남자답지 못하다는게

또한번 리마인드됐다. 어제 술마시는데

걔한테 사과한마디 못했다 ㅋㅋ

일단 화내고 욕하고 민건 민거니까


아 그리고


무의식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으로

'걍 헤어져라' 라는게 두둥실 떠 지나갔다.


걜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런생각이 든게아닌데

이유는 모르겠다. 내가 또라이같은거지




그리고 오늘 DM이나 카톡같은건 전혀없다.

할 생각도 없고, 또 사람좋은애라 지나고 보면 또 잘 화해하고

남자친구랑 잘 만나고있을거다.


나는 오늘 출근이 없기때문에 조금은 늦게일어나도 됐을것을

술도못마시면서 어제 소맥을 두병가까이 먹어서 그런건지


토한번 시원하게하고 물마시면서 이 글을 쓰고있다.



이야 술이 확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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