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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오늘은 우울한 날

식복(61.254) 2018.11.07 12:06:11
조회 306 추천 17 댓글 3
														

오늘은 우울한 날

우울이 가득찬 시간 시월의 마지막 날



그녀를 말하는 서류들은 한 장도 남김없이 수거되었다,

덜렁 남은 그녀의 외로운 칫솔, 빈 책꽂이, 남겨진 껍데기뿐인 파일 ㅡ




눈물은 나를 집어삼킨다, 슬픔은 나를 눌러담는다

나는 240ml의 쓰디쓴 커피를 벌컥인다

식도를 따라 내려간 검은 액체는 심장을 씻어본다, 허나 씻기지 않는다

쓴맛은 슬픔을 무디게 한다ㅡ, 아니 했었다. 오늘은 소용이 없다




이별이 처음인 것도 아니다. 슬픔도 내 오랜 친구였다

당연한 듯 뻔뻔히 옆에 와 앉아있는 녀석에게 나는 불같이 성을 내 보지만

그는 어느새 나만큼 컸다, 어쩌면 나보다 컸다

녀석이 너무나도 싫어 쫓아내고 싶지만 ㅡ, 내게는 용기가 없다



우울은 항상 나를 따라왔다, 그때마다 신(神)은 언제나 내 옆에 있었다.

그는 한 가수의 구슬픈 목소리이기도 했고,

천사같이 하얀 나의 여자친구이기도 했으며

좌절의 뒤에 날아온 광고 문자이기도 했다 ㅡ



지금 내 곁엔 신이 부재중이다 ㅡ 심지어 무기한이다, 구직란(求職欄)은 비어있다

나의 신앙은 인내심이 없다, 오로지 달빛만이 나를 정화시킨다

우(禹)씨성을 가진 그녀의 살결은 투명했지만 내가 마구 쓴 백지들은 하나같이 시꺼메졌다

블랙커피는 심장을 씻어내지 못했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앉아 바깥 윙 윙 바람소리를 들으며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숨죽이며 흐느껴 울고 싶은 날


오늘은 우울한 날 시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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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 재질에 펜이 잘 안써지더라구요, 


어쨌거나 인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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