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빠른 기록)는 기술의 가치가 없다.

우리가 시험 대비 준비하였던(혹은 하고 있는)
속도와 정확도 중심의 타이핑 연습은
현장에서 하나도 쓸모가 없다.

실무에서는
3급이 1급보다 처지지 않고,
1급이 3급보다 월등하지 않다.

좆막ㅂㅅ 을 제외한 모든 속기는
현장속기 후 수정할 시간을 어느 정도(놀지 않는다면 꽤나 충분한 시간) 준다.

아무리 현장을 많이 담아왔어도
수정(번문)을 제대로 안 하면 개떡 같은 결과물이 출력될 뿐이다.

만약 시간만 충분하다면 기자가 일반 키보드로 치는 게 결과물이 더 좋을 것이다.
왜냐, 기자가 속기사보다 교정교열을 더 잘하기 때문에.

국회든 의회든 윗대가리는 검수만 한다.
개중엔 검수조차 제대로 안 하는 경우도 있겠지.
걔네들은 수필속기 출신이라 이미 '속기'를 못 한 지 오래다.
검수면에서만 본다면, 그들은 거기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검수 전문가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뭔가 타이핑 빠르면 기술인 것 같고 특별해 보이지?

기술이란 게 밥벌이랑 연관이 돠어야 하는데..
정작 현란한 속기술을 가지고 밥벌이 할 수 있는 곳은

1. 좆막
2. 국회 (실기시험 칠 때 한정. 입성 후엔 그닥 필요 없음)

이 외에 또 있나..?
없는 것 같다.

옛날 기인열전을 보면 신기한 거 하는 놈들이 많았다.
보다보면 입이 딱 벌어지지만, 또 마음 한켠으로는
'돈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도 든다.

속기도 딱 그 정도다.
빠른 타이핑 보면 일반인들은 입이 딱 벌어지지만
주머니에서 돈은 꺼내주지 않는다.
빠른 타이핑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일종의 취미생활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밥벌이 수단이기 때문에
속기는 하찮은 잡기술이 되는 것이고
그저 묘기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