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올리기 전에..이고르 춤추는 거 부탁한 횽 진짜 미안ㅠㅠㅠㅠ 내 손이 ㅄ이라 이고르 춤추는거 넘나도 어려운것...그 춤동작이 안그려짐...그래서 뭘로 대신할수 있을까 머리굴리다가 이상한 뻘것만 끄적거렸어ㅠㅠ 진짜진짜 미안ㅠㅠㅠ

굽은 등을 가진 남자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그리고 그 뒤로 기이한 생김새의 사람들이 따라 행렬한다. 아주 우스운 걸음걸이로, 아주 우스운 표정으로. 후드망토를 깊게 눌러쓴 단발의 곱슬머리의 작은 꼬마는 난생처음보는 기이한 행렬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관경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아직도 그 잔상이 머리속에서 아른거렸다. 아기처럼 작은 몸을 가진 어른, 손가락이 마치 집게처럼 생긴 남자, 두사람의 몸이 하나의 몸에 붙어있는 여자, 그리고 자신과 눈빛이 마주친 붕대를 감은 소녀의 눈동자까지.
아이는 분수에 걸터앉아 벽면에서 때어온 쇼 광고지에 써진 글자를 읊조려 보았다. -우스운 자들의 프릭쇼- 우스운 괴물들의 쇼. 곡예단이라 들었는데 우스운 괴물이라는 건 그들을 말하는 것일까. 사람들의 말로는 신의 저주를 받은 존재들이라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이는 괴상한 취향을 가진 영국 귀족들의 사치스런 애완동물 이라 부르기도 한다. 솔직히 그것들이 뜻한 바가 무엇인지 아이는 다 알수가 없었다. 신의 저주를 받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 왜 그들이 애완동물로 불려야하는지.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는데 자신의 앞에 누군가가 서서 짙은 그림자를 만들었다. 고개를 들자 뜻밖에도 기괴한 행렬 속에서 트럼펫을 불던 여자아이가 자신의 앞에 서있었다. 여전히 붕대로 온 얼굴을 감싼채였지만 아까같이 우스운 복장은 아니였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깊은 후드 망토로 전신을 덮은 여자 아이는 무언가를 감추고 싶은 사람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그런 것 처럼. 하지만 여자아이는 의외로 살갑게 먼저 다가와 제 곁에 나란히 걸터앉고는 손에 들려진 전단지를 관심있게 쳐다보았다.
너 우리 쇼를 보러오는 거야?
...그건.
뭐,왠만하면 보러오지마. 별로 유쾌한 구경거리는 아니거든.
대답을 꾸물거리는 아이에게 여자아이는 딱잘라 말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화제를 바꿔 이런저런 말들을 주절거리기 시작한다.
나 제네바는 처음와봐. 말로만 들어봤지 이렇게 예쁜 도시일줄은 몰랐어. 근데 내가 있던 곳보단 좀 춥네. 비도 자주오고. 그래도 넌 좋겠다. 이런 예쁜 도시에 살아서.
왠지모르게 부러움이 잔뜩섞인 그 말이 슬프게 다가왔다. 아이는 손을 꼼지락 거리며 무슨 말을 해주어야할까 고민하던 끝에 살짝 고개를 저으며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대답해주었다. 여기라고 해서 꼭 다 좋은 것만은 아니야- 그 말에 여자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그 순간 가까이 마주한 여자아이의 눈은 붕대 사이에서도 궁금증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또래 여자아이와 이렇게 가까이 마주한적이 없는 아이는 왠지모를 부끄러움에 먼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나..나는 바깥외출은 거의 안해. 그래서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곳이 어딘지도 잘 몰라.
흐음, 난 지금 이 분수대도 또 저기 보이는 풍경들도 너무 이쁜데. 하늘도 집들도 나무들도 또 저기 저 멀리에 보이는 호수까지.넌 아니야?
아..
그말을 들은순간 아이는 자신이 이제껏 차가운 돌바닥만 바라보고 걸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매일 조심조심. 목과 팔목의 상처를 숨기기 바빴던 바깥외출의 기억.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든다.
내가 왜 너한테 말 걸었는줄 알아?
...
너도 뭔가 숨기는 게 많은 눈빛을 하고 있었거든. 마치 우리 곡예단에 있는 식구들처럼.. 이상하지? 우린 이렇게도 다른데.
거기서 뭐하고 있는거냐.
그때였다.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가 여자아이를 부른 것은.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등이 굽은 꼽추의 남자가 성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아까 거리의 행렬에서 보았던 그 남자였다. 그의 등장에 여자아이는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덜덜 떨고 있었다.
남들과 말섞지 말라고 했을텐데.
그..게 아니라...전..그냥..
변명해보려는 듯 간신히 입을 때보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거기에 아이는 재빠르게 먼저 입을땠다.
죄송해요. 제가 먼저 말 건거예요.
...
그 말에 남자의 매서운 눈이 아이에게로 향해졌다. 하지만 아이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죄송해요. 그러니 이 애를 혼내진 말아주세요.
겁먹긴커녕 오히려 똑바로 쳐다보는 그 눈빛에 남자는 재수가 없다고 느꼈는지 잔뜩 인상을 구기며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리고는 낚아채듯이 여자애의 팔을 우왁스럽게 잡아 끌었다. 덕분에 여자애는 망토자락을 크게 휘날리며 넘어질뻔 했다. 그것을 잡아주기 위해 몸을 숙인 그 순간 무언가가 고약하게 썩는 냄새가 아이의 코끝을 스쳤다.
..그것은 사람의 살이 썩어들어가는 냄새.
붕대를 감은 이유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것 같았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굳은채 서서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있었다.
이고르, 그것은 그 꼽추의 이름이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기형적인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쉽게 끌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체감한 사실이다. 그 역시 지금의 쇼의 단장이 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볼거리 상품, 혹은 귀족들에게 애완용 개처럼 팔려지고 또 버려지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쉽게 이용당하고 버려질바에는 차라리 스스로 먼저 이용하고 버리기를 원했다. 그는 말이 없고 둔해보이지만 보기보다 영악했고 본디 태생적으로 잔혹한 성품을 가진 인물이였다. 그 성품이 드러난 것은 그가 16살때의 일 이였는데 5살 때부터 곡예단 쇼에 팔려와 이때껏 사람들의 눈요기꺼리로 살았던 것 만큼 그는 이 바닥의 원리를 훤히 꿰고 있었다. 그리고 돈벌이를 위해 자신의 주인이자 단장이 매매상에게서 납치된 아이들을 사서 일부러 약물이나 여러가지 압박을 통해 흉측한 몰골로 만든다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르고는 그것에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수긍해버렸다. 프릭쇼를 운영하는 이들 모두가 암연리에 그러한 짓을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러할 것이다. 그렇게 밖에 굴러갈수 없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스스로 그것을 통해 지금의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단장의 방으로 찾아가 무릎꿇고 엎드려 자신에게 매매의 일을 맡겨달라 간청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양심의 가책 때문에라도 하지 못할 짓을 이리하겠다고 기꺼이 엎드리는 자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의 주인이자 단장인 그는 이 추악하고도 우스운 남자를 일으켜세웠다.
너 역시 흉한 꼴로 태어나 지금껏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살아왔으면서 잘도 부탁하는군.
...
하지만 좋아. 한번 맡겨보지. 생각보다 이런 더러운 일과 너는 아주 잘 어울릴것 같으니까 말이야.
외형뿐만이 아닌 그 안의 알맹이 마저도 썩어 문드러진 남자, 자신이 격은 세상은 결국 그 정도가 다이기에 스스로 더러운 구정물 속으로 걸어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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