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번1역) 내가 선택한 현실(下)

K0J4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2.25 12:35:34
조회 603 추천 9 댓글 5
														


viewimage.php?id=20b1c0&no=29bcc427b38177a16fb3dab004c86b6f1a1232ae65b3ad26358090ec593c1708e5d05815949573d5696717841675f840886f0e4242f2aaf3a7



The reality I choose

내가 선택한 현실


-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는 얌전히 의자에 앉아, 약간은 긴장한 미소를 지은 채 슈가큐브 코너의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확실히 똑같아 보였고, 똑같은 과자 장식이 가게에 걸려 있었으며, 컵케이크 부부도 둘 다 똑같았다. 윗층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울음 소리로 미루어 보았을 때, 파운드와 펌킨도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테이블에 앉은 이들의 어색함까지 바꿔주지는 않았다. 선셋, 래리티, 닥터, 그리고 더피가 있었지만, 나머지 둘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질문을 던져야 할지 아님 기다려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조그만 빵집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뛰어들어왔을 때, 트와일라잇의 호기심이 거의 이길 뻔 했다.


 "왔구만, 왔어, 기다리게 혀서 미안타이!" 애플잭이 외쳤다. 그 독특한 억양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애플잭!" 트와일라잇이 발굽을 쭉 펴며 말했다.

 "오!" 그녀가 숨을 들이마시곤, 잠시 멈추었다."어이구마, 안녕하셔라! 오랫만이구먼, 스타라이트!"

 "어디 있어?!"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동시에 소리치고는, 분노한 눈길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얘 이름은 트와일라잇이야. 에이제이." 선셋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 웜마." 애플잭이 말하곤, 모자를 살짝 내려 얼굴을 가렸다. "미안혀."

 트와일라잇은 자리에 몸을 던지곤, 귀를 내려뜨렸다. 내 이름도 기억 못 하다니...

 그녀는 선셋과 스파이크가 각각 어깨에 발굽과 손을 올려놓는 걸 보고 기운을 차렸다. "미안해. 이렇게 보니 좋다, 애플잭."

 "그려, 그려." 애플잭이 자리에 앉았다. "그럼 이제 한 마리 남은겨, 맞제이? 고럼 갸는 당췌 어데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색종이 조각이 흩날리며, 포니 형상의 무언가가 창문으로 날아들어왔다. 그 포니는 색종이 조각이 흩날리는 가운데 뒷다리로 버티고 서서, 앞다리를 양쪽으로 크게 벌렸다. "쨔-자잔!" 그가 소리쳤다.


 "얼씨구. 인자 온겨, 치즈 샌드위치!" 애플잭이 앓는 소리를 냈다. "나야 치소한 농장에서 일따꺼리라도 했제, 느넌 어데서 몰 한다고 인자 기어들어오냐이!"


 "아, 좀 봐줘라, 에이제이!" 복슬복슬한 갈기를 한 수말이 말하곤, 애플잭 옆 자리에 끼어들어 앉았다. "늦은 게 아니라! 맵시 있게 늦은거지! 래리티라면 이해해 줄 텐데." 그가 래리티를 발꿈치로 쿡쿡 찔렀고, 그녀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거기다가, 내가 이렇게 입장하는거 좋아하는 거 알잖아!"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를 바라보았고,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말은 되네. 핑키가 여기 없으면..."


 트와일라잇은 모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모두 와줘서 고마워요, 모두들. 지금부터 놀라운 얘기를 해 줄 거에요. 여러분이 놀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하지만 여기 있는 선셋이 더 잘 설명해 줄 것 같네요. 그러면 다들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진 않겠죠. 선셋?"


 선셋이 탁자를 짚고 일어섰다. "들어봐, 다들." 그녀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햇다. "여기 있는 트와일라잇은 우리가 아는 트와일라잇이 아니야. 얘는 나 대신 우정의 공주고 스파이크를 조수로 쓰는 다른 시간대에서 왔어. 그 시간대에서는 조화의 원소들이 모두들 달라. 닥터도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고."

 "그렇다네." 닥터가 말했다. "자세히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얘기하지, 말하자면, 우리 '시간적' 동네 포니가 아닌 거요."

 다른 포니들이 충격을 받은 채 이 소식을 받아들이느라 조용히 있는 와중에, 래리티가 목을 가다듬었다.

 "그럼 여기 있는 포니들 모두가 원래는 원소가 아닌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정말이지 우리 말고는 다른 원소를 상상할 수 조차 없는데!"

 트와일라잇이 미소지었다. "글쎄, 반 정도는 네 말이 맞아, 래리티. 너랑 애플잭은 내 시간대에서도 관용과 정직의 원소였거든!"

 

 애플잭과 래리티가 서로를 마주보았고,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표정이 띄워져 있었다. 둘이 발굽을 마주친 걸 보면, 어쩌면 약간은 의기양양해진 것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제가 착각하는 게 아니라면," 트와일라잇이 턱을 문지르며, 말을 이었다. "닥터께서는 의리의 원소, 더피는 친절, 그리고 치즈 샌드위치는 분명 웃음의 원소겠네요."

 "그 말이 체다 맞네요!" 치즈 샌드위치가 소리치고는, 다른 이들이 한숨을 쉬자 가슴을 쭉 폈다. "포니빌에 한 마리라도 웃지 않는다면, 제가 나서야죠!"


 트와일라잇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핑키와는 달랐지만, 그럼에도 너무도 닮은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 시간대와 제 시간대의 차이점은 조화의 원소만이 아니에요. 여러분이 겪어온 모험들이 제 경험과 어떻게 다른지 말씀해주셨으면 해요. 스파이크, 노트 부탁해."


 스파이크는 이미 깃펜과 종이를 들어 적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글쎄다, 귀염둥아." 애플잭이 말했다. "시작부텀 야그할라믄, 선셋헌티 물어보는 것이 최선일겨."

 선셋이 턱을 두드렸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네. 봐, 내가 셀레스티아 여왕님의 학생이었을 때부터 모든 게 시작됐어. 그 때는 아직 '공주님' 이셨지만. 난 그 분 최고의 학생이었지만, 너무 자만하고 있었고 자제력도 없었어. 심지어 나도 공주로 만들어 달라고 졸라대기까지 했지. 그 분은 나와 관계를 끊으시고 거의 날 쫓아내실 뻔 했지만, 그 분께서 나를 설득하셨어. 결국엔, 남기로 했지, 정말 다행이야!"


 트와일라잇은 주의 깊게 듣고 있었지만, 벌써부터 이야기는 크게 달랐다. 이 시간대에서는, 선셋이 캔틀롯 고등학교에 애초에 갈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 분은 내가 친구를 좀 사귀면 내 힘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될 거라고 생각하셨어. 글쎄, 처음엔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국 포니빌로 날 보내셨지. 그리고 이 친구들을 만난 거야!"

 다들 미소를 지었다.

 "나이트메어 문이 셀레스티아 여왕님 대신 여름 태양절에 나타났을 때, 오직 조화의 원소만이 그녀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알았지. 우리는 두 자매의 성으로 가서 원소를 찾았고, 그 길에서 모두가 각자의 원소에 부합하는 힘을 증명했어. 그리고 각자의 원소를 찾아냈을 때, 우리는 그 힘으로 나이트메어 문을 무찔렀지."


 "그럼 루나 공주님이 돌아오신 거네, 그렇지?" 트와일라잇이 물었다.


 온 테이블이 얼어붙었고, 그들의 눈이 바닥을 향했다.


 "잠깐... 잠깐만, 지금 그 말은-"

 "불쌍한 루나 공주님." 더피가 중얼거리곤, 고개를 저었다. "항복하시게 하려고 최선을 다 했지만, 항복하지 않으셨어. 그래서, 어쨌든 막아야 하니까 원소를..."

 선셋이 고개를 숙였다. "다시 달로 돌아가셨어. 그 분을 구해낼 방법을 찾고는 있지만..." 그녀는 입을 쩍 벌린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를 보고 말을 멈추었다.

 "오. 오 이런, 너희 시간대에서는 루나 공주님을 구해드린 거야?"

 트와일라잇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미...믿을 수가 없네. 불쌍한 셀레스티아 공주님. 잘 받아들이셨니?"

 "우리한테 티를 내진 않으셨어." 선셋이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속으론, 정말 괴로워 하실 거야."


 트와일라잇이 침을 삼켰다. "알았어. 자, 계속 말해줘. 예를 들면, 어떻게 솜브라 왕이 네 대관식에 나타났는지."

 래리티가 웃었다. "글쎄, 그건 좀 더 밝은 얘기가 되겠네. 우리가 원소의 힘으로 그 분을 둘러싼 암흑의 힘을 정화했거든. 케이던스 공주님과 샤이닝 아머가 크리스탈 왕국의 지배자 자리를 이어받았고, 셀레스티아 여왕님께서 그 분의 선한 본성을 일깨우시는 걸 도와주셨지. 두 분들이 가까워 지시고, 그러고 나서," 그녀가 한숨을 한껏 들이마시곤, 눈을 반짝거렸다. "지난 봄에 둘이 결혼하셨어!"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다시 얼어붙었다. "그 둘... 셀레스티아 공주님하고 솜브라가... 그 둘이서..." 트와일라잇이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치즈 샌드위치가 눈썹을 치켜떴다. "워우, 그쪽 시간대에선 잘 안 됐나 보네요! 둘이 뭐 헤어지기라도 했어요?"

 스파이크가 그에게 몸을 돌렸다. "우리 시간대에선, 우리가 솜브라를 터뜨려 버렸어요."

 치즈 샌드위치는 눈을 깜빡였다. "아이구! 두 분이서 이혼하시면 왕은 큰 일 나시겠네!"


-



 그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 트와일라잇의 눈은 초점을 잃었고 다리도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 포니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음, 어쩌면 다른 시간대의 트와일라잇은 가만 놔두는 게 좋겠군," 닥터가 제안했다. "좀 기운을 회복할 필요한 것 같군요."

 "좋은 생각이에요, 닥!" 더피가 블루베리 머핀을 한 입 먹기 전에 말했다. "음!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요?"


 다들 그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트와일라잇은, 아직까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셋이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갔고, 닥터는 뒤로 물러나 선셋에게 손짓을 하고는, 뭔가를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내내 그녀만 바라보던 선셋은, 닥터가 속삭이는 말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술을 깨물었다.

 닥터가 말을 마쳤을 때, 선셋이 그에게 향해 말했다. "알겠어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최선을 다 해 볼게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곤 더피를 향해 뛰어갔다. 선셋은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갔다. "음, 자, 받아들일 게 많았던 모양이네, 그렇지?"

 트와일라잇이 침을 삼켰다. "선셋, 나... 나 스파이크하고 잠시 좀 같이 있을게. 성에서 다시- 도서관에서 다시 만나도 될까?"

 선셋은 눈썹을 치켜뜨고는, 닥터가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트와일라잇에게 다시 눈길을 던졌다. "음... 그래. 집에 가서 보자."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는 띄워 등에 얹은 다음 구름 위로 날아갔고, 선셋을 뒤로 한 채 앉을만한 곳을 찾았다.


-



 "으으으, 어떻게 해야 하지?" 트와일라잇이 구름 위에 몸을 내던지며, 앓는 소리를 냈다.

 "무슨 소리야, 트와일라잇?" 스파이크가 묻고는, 등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를 썼다.

 "내 말은, 스파이크, 이 시간대가, 다른 시간대하고는 다르게, 이퀘스트리아가 파멸하는 그런 끔찍한 시간대가 아니라는 거야!" 트와일라잇이 소리쳤다. 얼굴을 구름에 파묻으며, 푹신한 구름이 그녀의 앓는 소리를 지워버렸다. 몇 분 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이 세계는 내 집이 아니지만, 다른 수많은 포니들의 집이기도 해. 게다가 착한 포니들이라고! 삶과 친구들이 있고 희망과 꿈이 있는 포니들! 우리가 되돌아가서 뭔가를 바꾼다면, 이 시간대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안 돌아가면, 트와일라잇, 우리 시간대가 결코 안 일어날 거야!"

 "알아, 알아, 하지만 온 시간선을 내 마음대로 바꿔버릴 권리가 나한테 있는 걸까?"

 "좀, 트와일라잇, 너한테 권리가 어디 있어! 이건 스타라이트의 짓인데!"


 트와일라잇이 다시 조용해졌다. 스파이크는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몰랐고, 그래서 조용히 팔을 그녀의 목에 감싸안았다. 그녀는 그 따스함에 미소를 지었고, 그에게 애정어린 포옹을 선물했다.

 "고마워, 스파이크. 그래도 이건 확실하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네가 내 곁에 있을 거라는 거."

 "언제든 기대라고!" 그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마... 아마 내가 뭘 할지 선택해야 하는 건 바뀌지 않을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스파이크, 아까 적어놓은 종이 있어?"

 그는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들었다. "그럼!"

 "그럼... 순서대로 한 번 따져보자. 이 시간대의 장점과 단점을 우리 시간대와 비교한 다음에. 이쪽이 높게 나오면 돌아가지 않고, 원래 시간대가 높게 나오면 돌아가서 다시 스타이트와 싸우는 거야."

 스파이크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게 간단하게 해도 돼?"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더 나은 생각 있어?"

 스파이크는 한숨을 내쉬고는 또 다른 종이를 꺼내들었다. "알았어, 열을 두개 그려놓고, 장점과 단점. 시작하자."


 "그래... 이 시간대에서는, 루나 공주님을 구한 적이 없어."

 "단점." 스파이크가 말하곤, 종이에 적어놓았다."

 "하지만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사랑에 빠졌고 결혼을 하셨지."

 "장점."

 "스쿠틀루는 언니 삼을 레인보우 대시가 없지, 왜냐하면 레인보우가 애초에 이 쪽으로 이사를 오지 않았으니까."

 "단점."

 "하지만 그건 걔가 원더볼트가 되기 전에 열심히 노력하느라 포니빌에 올 생각을 못 한 거야!"

 "장점."

 "아무 포니도 플러터샤이를 몰라. 애플잭이 조금은 알지만 거의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대."

 "단점."

 "하지만 닥터하고 더피가 결혼했잖아."

 "장점."

 "나... 난 우정의 공주가 아니라, 크리스탈 왕국의 수상으로 샤이닝 아머 오빠하고 케이던스 언니를 보조하지."

 "단점."

 "잠깐, 그게 단점인가... 맞네. 단점이네."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케이던스 언니랑 샤이닝 오빠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우정의 공주라서 자랑스러웠단 말이야. 내가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낸 거잖아. '수상'은 이 시간대의 트와일라잇이 얻어낸 거고." 

 스파이크가 머리를 긁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 그러니까, 난... 네 조수가 아닌데..."

 " '스파이크 경' 이 장점이 아니라는 거야?" 트와일라잇이 웃으며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너하고 함께가 아니잖아,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은 목에 뭔가 걸리는 걸 느꼈다. "좋아. 그럼, 단점으로 하자." 그녀는 눈물을 삼키며 겨우 말했다."

 "그건 그렇고." 그녀가 덧붙였다. "이 시간대에선, 래리티가 너한테 빠져있는 것 같고."

 스파이크는 잠시 조용해졌다. "그건... 아마 장점 두 개 어치는 될 것 같은데."

 "스파이크-"

 "농담이야." 그가 킥킥거리며, 장점 하나를 목록에 적어넣었다.

 "또, 선셋은 셀레스티아 공주님과 떨어지지 않았고, 우정의 공주가 됐지."

 "어... 그, 그래, 하지만 캔틀롯 고등학교는?"

 트와일라잇은 입을 오므리고 잘 생각했다. "만약 다른 세계로 안 갔다면, 그 세계의 우리 친구들과도 만난 적이 없는 거니까, 걔네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왕관에 손을 대지도 않았을 거고, 사이렌들이 이퀘스트리아의 마법을 노리고 나타나지도 않았겠지."

 "그럼... 잠깐만, 그럼 장점이 몇 개야? 둘? 셋?"

 트와일라잇이 침을 삼켰다. "아마... 아니, 그냥 한 개로 치자."

 스파이크가 적어내렸다.

 "아니다, 불공평한 것 같다. 두-두개."

 스파이크가 충실하게 적어내려갔다.

 "음... 디스코드는 아직 '개심 중'이지만, 보기엔 선셋하고 다른 원소들과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아. 아직 휴전 중인 모양이야. 디스코드가 골칫거리인 만큼이나, 친구가 없다는 게 좀 불쌍하긴 하네."

 스파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단점. 또?"

 둘은 계속 적어갔다. 트와일라잇이 지난 대화에서 정보를 추론해 내면, 스파이크가 조그만 의견들을 제안했고, 그렇게 해가 지고 기온이 점점 떨어졌다.


 "스파이크... 돌아가야 해." 그녀가 찬 바람에 몸을 떨었다. "결과는 어때?"

 "그... 어디 보자..." 그는 종이를 깃펜으로 툭툭 건드리며,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심지어 확실하게 하려고 한 번 더 세었다. "동점이야, 트와일라잇."

 "잠깐, 뭐라고? 어디 봐봐!" 그녀는 마법으로 스파이크의 손에서 기록을 낚아채 직접 세어보았다. 확실히, 장점과 단점이 동점이었다.

 "어어어쩌면 연장전을 해야 할 지도 몰라. 분명 어딘가에-"

 "아 좀, 트와일라잇, 아까 더 생각이 안 나서 이십 분 동안 고민했었잖아!"

 "그럼 더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거네! 시간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돌아갈지 말아야 할지 선택만 더 어려워지겠지! 트와일라잇, 제발, 이젠 결정해야 해!"

 트와일라잇은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곤, 조용히, 그녀는 날개를 펼치고, 황금 떡갈나무 도서관을 보기 위해 포니빌을 내려다 보았다. 한 때 집이었으나, 이젠 다른 이의 발굽 아래에 있는 곳을. 도서관 너머 해가 지며 도서관 자체가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넌 어떻게 할래, 스파이크?" 트와일라잇이 그의 얼굴을 보지 않고, 조용히 물었다.

 "나? 난..." 그가 침을 삼켰다. "화내지 마, 트와일라잇, 하지만 난 그냥 집에 가고 싶어. 이기적이라는 거 알아. 나도 걱정은 되지만, 과거로 돌아가서 모든 걸 바꿔 놓아도 이 포니들은 뭐가 변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 할 거야, 그렇게 문제는 안 되는 거지. 우리야 뭘 없애버렸는지 항상 기억하게 되겠지만. 나 친구들이 보고 싶어, 우리 집도, 우리 삶이 그리워, 내 남은 여생을 집이 아닌 곳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

 트와일라잇이 심호흡을 했다. "고마워, 스파이크."

 "뭘?"

 트와일라잇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름에서 뛰어올라, 포니빌의 도서관을 향해 날아갔다.


-


 선셋은 창고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트와일라잇을 웃으며 맞이했지만, 트와일라잇은 분명 그녀가 그리 즐겁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결정은 했니, 트와일라잇?" 그녀가 물었다.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도, 여전히 닥터가 나한테 뭘 말해줬는지 얘기는 해줘야 할 것 같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닥터도 자기가 이 시간 여행이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대, 하지만 가능성은 두 가지라고 했어. 한 쪽 이론에서는, 네가 매번 시간을 되돌아가 과거를 바꿀 때 마다, 그 때마다 너는 매번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게 되는 거야. '다중우주 이론' 이라고 했었지. 그 경우라면, 네가 지금껏 보아온 모든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고 있어. 아직도 존재하고 있고, 그래서 네가 기억할 수 있는 거지. 네가 이번에 돌아가서 또 실패한다면, 또 새로운 우주가 생겨나는 거야."


 트와일라잇은 뱃속에 뭔가가 들어찬 것 같았다. 그녀의 동공이 넓어지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지나온 끔찍한 미래들과, 그 미래를 결코 막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등골에 싸늘한 전기가 흘렀다. 


 "하지만, 동시에, 트와일라잇, 정말로 시간대가 하나만 존재한다면, 네가 되돌아감으로써 지금 이 현재는 사라지게 될 거야. 좋든 나쁘든, 이건 내가 살아오고, 자라나고, 수많은 포니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해온 교훈들에 만들어온 친구들이 전부... 사라지는 거야."


 트와일라잇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 가능성도 있지. 생각 해 봤어."

 선셋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다니 좋네." 그녀는 트와일라잇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말해 봐, 솔직하게. 네 선택은 뭐야?"

 트와일라잇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셋의 눈길은 돌처럼 단단했고,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선셋이 어떻게 대응할지 몰랐고, 그래서라도 그녀는 진실을 말해줘야 했다.

 "돌아갈 거야. 스파이크와 나는 우리 시간대로 돌아가야 해."

 선셋은 거기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코가 잠시 씰룩거리며 트와일라잇의 대답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길고, 무거운 침묵이 공기에 흘렀다.

 "알았어."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선셋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게 네 선택이라면, 널 막진 않을게." 그녀는 문에서 물러나 트와일라잇을 향해 열어주었다.

 트와일라잇은 문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선셋에게 눈을 돌렸다. "선셋, 나... 왜 이렇게까지 해 주는 거야? 왜 막으려고 안 해?"


 "나도 생각 해 봤어. 트와일라잇, 내 말 믿어." 그녀는 눈을 굴리며, 성마른 웃음을 지었다. "나도 내가 지금껏 알아온 모든 포니와 온 세계를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희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부터 고민하게 되더라. 닥터의 첫번째 이론이 맞아서 내 시간대가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믿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네 입장이었으면 똑같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니, 도저히 막을 수가 없더라."


 그녀는 말을 멈추고, 갈라진 목소리로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안 돼. 안 돼, 이 모든게 그냥 사라질 거라고는 절대 생각 안 할 거야! 그럴 수는 없어, 그럴 수는... 절대 그럴 수는 없어!"

 그녀는 눈을 떴고, 어느 새인가 트와일라잇이 그녀를 따스하게 안아주고 있었다. 스파이크 또한 그녀를 따라 꼭 안아주었다.

 "아. 하하." 그녀가 웃으며, 눈물진 눈을 깜빡거렸다. "나도 내 말을 못 믿었던 모양이네. 하지만, 내가 말했던 것처럼, 네가 어떤 심정일지 상상도 안 가, 알고 기억해온 모든 걸 잃어버리다니. 그래도 뭐 최소한, 내 생각이 틀렸다면, 절대 알 수조차 없겠지."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셋을 품에서 떼어놓았다. "고마워, 선셋 공주. 너 같은 친구를 두어서 정말 다행이야."


 선셋은 고개를 끄덕이곤 그 둘을 창고로 안내해 주었다. 그녀는 크리스탈로 된 커다란 테이블 앞에 멈춰섰다. "다음 역은 크리스탈 테이블입니다."

 셋은 그 농담에 잠시 조용히 웃었다. 스파이크가 두루마리를 들었고 트와일라잇의 뿔이 잠시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선셋을 마지막으로 한 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희망이 함께 차 있었다. 마법이 발동하며, 차원문이 다시 한 번 열렸다. 트와일라잇이 속삭였다. "잘 가, 선셋."


 선셋은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차원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문이 닫히며, 눈이 멀 것 같은 섬광이 반짝거렸다...


-


FiMfiction에서 퍼옴

The Hat Man이 씀

허락같은거 받은 적 없음


-



이걸로 끝인듯 쓴놈이 더 쓰면 좋을텐데...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0

1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팬픽번1역) 내가 선택한 현실(下) [5] K0J4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2.25 603 9
93718 팬픽번1역) 내가 선택한 현실 (上) [7] K0J4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2.25 859 13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