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학원서를 성공회대에 쓰고, 성공회대에 대한 자료, 홈페이지를 뒤져보았다. 인터넷 검색어로 성공회대학교를 치면 나오는 것은 대부분이 성공회대 xx교수가 하는 특강 내지는 여러 대학들과 함께하는 학술단체 여러 언론에 투고한 성공회대 교수들의 칼럼들이다. 김성수 총장. 그에대한 좋은 이미지를 줄 만한 기사가 있다. 권위없고, "할아버지 총장님" 으로 불리며 학생들이 쪼르르 달려와서 "총장님"께 "식권 빌려주세요!" 라고 한다는. 성공회대에 대한 기사를 찾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성공회대학교로 편입한"이다. 그 학생의 전적 대학은 성균관대학교였다. 성공회대학교 학생이 성균관대학교로 편입한다면 뭐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길것이다. 하지만 그 역이다?? 이런 기사는 성공회대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운동권 출신과 종교인의 말솜씨는 한마디로 용호상박의 대결이다. 성공회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느티나무 아래’라는 말 그대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벌이는 격의 없는 논쟁이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수시로 마을 어귀 정자나무에 사람들이 모이듯 교수들의 모임이 자연스레 이곳에서 형성된다.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은 정해진 순서다. 말솜씨가 다들 뛰어난 만큼 조금만 튀는 교수들이 있으면 ‘시원하게 씹어주기’도 하고 ‘즐겁게 씹히기’도 한다. 주로 좋은 부분을 쓰긴 했지만, 이런 부분도 있다. “교수들이 진보적이기는 하지만 학생들 취업에 대한 마인드가 별로 없어요. 물론 우리 대학이 일반적인 의미의 명문대가 아니기 때문에 취업을 하는 데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교수님들의 ‘영업 능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에 다녀와 올해 복학한 김수완(사회학과 4)씨는 취업 계획을 세우는데 교수들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다. 글쓴이는 사실 이것을 말하고 싶었다. "성공회대에 등록할걸..." 지인에게 대학 상담을 요청했다. 지인께서는 우선 "대학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하셨다. 환상이 깨진 눈으로 바라본 성공회대는 "멀고" "등록금이 비싸고" "고민하고 있는 대학과 입학점수가 다를게 없는" 그런 대학이었다.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하신 분이라 일리 있다 생각하고 타 대학에 등록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혀갔고, 결국은 그렇게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서면 성공회대의 환상이 보인다. "감옥에서의 사색"과 "더불어 숲" 이 두권을 감명깊게 읽은 나로서는 두 책의 저자인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 단 하나만 들을수 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영광이다. 사실 나는 성공회대학교 교수진중에서 "그나마" 들어본 사람은 신영복 교수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하는 교수들은 얼마나 멋지겠는가? 나는 아직도 대학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내가 가게 될 대학은 이런 환상이 없다. "그냥 가까우니까 돈 안들고 좋지 뭐" "과도 똑같은데 뭐 다르겠나" 시간이 지나면 환상이 깨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