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그런 집에서 태어나

취직하고 맞벌이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나는

20~21년도 하루가다르게 폭등하는 집값을보며,

이러다가는 평생 내집마련을 못할거라는 생각에 패닉이온다

집을 매수하기로 마음을먹은 나

부모를 쳐다보니 부모도 자기가 살고있는 집 한개뿐

도와줄수있는 돈도없고 능력도없음

주변에서는 이번에 자기집이 1억올랐네2억올랐네 자랑하기바쁜인간들

계산해보니 내 월급으론 이거저거빼고 저축하면 저돈모으는데 10년도부족한느낌

결국 서민인 내 부모처럼 그저그런 거지같은인생 , 아니 어쩌면 부모보다도 가난해질수있다는 공포가엄습함

맞벌이 사내대출 신용대출 주담대 2금융권 사업자대출 할수있는거 다 끌어다가

향후10년간 돌아오기힘든 역사적고점에서 다주택자들의 차익실현을 달달하게시켜줬다

나도 이제 수도권에 "내집"이 있다는 안정감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급류속에서 방주에 올라탔다는 생각에 내선택이 내심뿌듯했다

향후 몇개월동안 내가산아파트 호가가 올라가는것을보며 잘샀다는 확신이생겼다

나는 내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고 , 급한불을 끄고나니 지금 아파트값이 비싸다며 사지않는

내 직장동료가 어리석어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의 흐름도 모르고 급변하는 기류에 빠르게 대처도 못하는 우유부단하고 미천한 사람이라 마음속으로 내심무시하며 비교하고 우월감에빠졌다

언론과유튜브에는 종종 아파트값 고점론이등장하곤했지만 , 그런것들을 볼때마다 마음하켠에 불안함이 싹트긴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부갤과 네이버카페를 접속해 광기에 젖어있는 영끌이들의

무한우상향론을 곱씹고 2022년 전세난,공급부족 등으로 부동산이 폭등할거라는

부*남, 얼*공장, 이*우 등 자칭 부동산 전문가들의 영상을 수십번돌려보며 공부하고

나의 선택은 틀리지않았다며 자신의 확중편향을 단단하게 다져나갔다.

2023년까지 금리인상이 없다던 파월이 갑자기 말을바꾸고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시작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위기설이 점점커지기 시작했지만 , 내가 공부한 내용으론 금리따위는 중요한게아니었다.

내가 보고있는 유튜브전문가들은 부동산은 금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서울은 공급부족에 원하는사람도 많으니 집값이 떨어질리가없다고 굳게믿었다.

하지만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기시작했고 , 언론에서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강해지고있다며

어느날부터 여기저기서 고점대비 하락거래가 하나둘씩 터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구랑 세종시 인천쪽에서 부동산 하락조짐이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뉴스가보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야금야금 올라가던 내집호가도 어느순간 상승을 멈추기시작했고, 여기저기서 부동산이 폭락한다는 이야이가나오고있었다.

마음이 불안해지기시작했지만 , 서울집값 우상향 확신론을꺠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강남 서초 한남등 아직도 간간히 신고가가 터져나오고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위치한 내집은 세종 인천같은 지잡지방도시랑은 다르다고 선을긋고 , 연고도없는 강남 서초와 같이계속해서 신고가가 터져나올거라 믿었다.

미국이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에 더 강한 긴축을 시사하며 , 주식시장이 박살나기 시작하고 아파트 거래량이 얼어붙어

역대급 거래실종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와중에 내 주변단지에서 한번에 고점대비 -25%거래가 한건터졌다.

계산해보니 대출뺀 내 순자산이 절반이상 녹아내리는 수준의 하락이었고 , 눈에 불을켜고 해당매물을 들여다보기시작했다.

어거지로 가격패널티가 붙을만한 요소들을찾았고 , " 그럼그렇지 , 층수가6층이고 남향이아니라 동향에가까운 남동향이군"

내가 사는곳보다 지하철역에서도 도보3분정도 더걸렸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역시 좋지않은 매물이라 그렇다고 마을을 다독였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알고있었다. 이런 조건따위로 매매가가 25%나 떨어진다는건 말이안된다는것을...

한달후 우리집 단지에서 -30% 거래한건이 더 터졌다.

놀란마음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우리집보다 더 좋은 로얄동에 더군다나 남향 , 고층 우리집보다 더 좋은조건이었다

증여 직거래가 아닌지 확인해보지만 명확하게 써져있는 "중개거래"

해당매물 거래내역을 확인해보니 7년전에 내가구매한 가격의 반도안되는값에 매수했던 물건이었고 , 수억의 차익을거두고 나갔다

"어떤 사정이 있었더라도 이렇게 가격을 던져서 우리단시 재산을 깎아먹여?"

매도인을 향한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사실 그 안 가장 깊숙히 숨겨진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내가 몇넌동안 피땀흘려 모은돈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모습에 며칠을 고민했지만 , 남은건 역시 후회뿐이었다.

다음날 일어난 나는 회사 반차를내고 동네부동산을 찾아갔다

"저 집내놓으려고 합니다"

중개사 아주매미는 뻔한게 또 왔다는듯 한숨을쉬며 일어났다

"원하시는 매도가격이 있나요?"

나는 내가매수했던 가격을 불러봤지만 , 중개사 아주매미는 미간에 옅은 내천자가 그려지며 떨렸고,

"죄송하지만 그가격에 절대못팔아요. 그거보다 싼매물도 많이 나와있고 , 그런매물은 올려봤자 저희 수수료만나가요 가격을 좀 더 내리세요"

이여자가 지금 무슨말을하는거지? 대출뺀 내 돈을 어떻게 벌고모은건데 , 이렇게 쉽게 가격을 내리라는소리를?

나는 순간 욱하는마음에 살짝 언성이 올라가는걸 억지로 누르며 말했다

"그런데 네이버부동산에는 제가 말씀드린 가격에 올라와 있던데요?

중개사는 한숨을 쉬며 노트한장을 보여준다.

"이게 지금 저희 손님들이 내놓으신 실제 매도가에요."

노트를보자 온몸에 식은땀이 흐른다.

얼마전에 매도된 물건과 같은가격 , 그리고 그옆에 빨간글씨로 적혀진 "가격조정가능"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부동산을 걸어나왔다.

나는 답답한마음에 평소에자주가던 부동산 카페를 들어갔다. 거기에 무슨답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나와같은 상황의 사람들에게서 위안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눈에 보이는것은 온통 나를 조롱하는 글 뿐.. 화가치밀어오른다

난 최선을 다했는데 ,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였는데 왜 세상은 내맘대로 안되는거야?

난 내가 분명 세상의 흐름에 맞춰 방주에 올라탔다고생각했는데..

그 배는 나를 폭풍우가 몰아치는 대양 한가운데로 데려가서는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왜 이 ㅈ같은 세상은 내가 행복하게 놔두지 않는거야?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왜 아무것도 안하고 손놓고 있던 거지새끼 녀석들까지 나를 놀리는거야?

너희는 대출받을 능력도없었잖아. 정말 안산거야? 돈없어서 못산거잖아!

내가 열심히 대출 알아보고 집 알아보고 발로 뛰는동안 너희는 갤질하면서 아무것도 안했잖아!!

거지같은 무주택자놈들 , 영끌도 나처럼 능력되는 사람들만 하는거야

남들 망하는거나 즐기는 방구석 패배자놈들

너희들은 영원히 집 못사 무주택 거지 폭락이새끼들아!!!

악에 받친 댓글을 달고있는 중에

내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핸드폰에서 띵~ 하는 경쾌한 알림음이 울렸다.

"고객님.. 대출금리 변경내역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