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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운동으로서의 하이퍼모더니즘

김첨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16 10:00:03
조회 8725 추천 36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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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유럽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유럽 방방곡곡에 철도가 놓여 증기 기관차가 유럽 전역을 달리고,


도시 한복판에는 웅장한 백화점들이 들어서며 근대적 소비문화가 꽃피었다.


공장들은 자전거·축음기·재봉틀과 같은 새로운 상품들을 찍어내며 대중들의 삶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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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새로운 건축기술은 런던의 수정궁, 수에즈의 운하, 파리의 에펠탑을 탄생시켰고,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규모의 거대한 증기선이 대서양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날랐다.



대영제국의 패권 하에 유럽 열강들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기간이 계속 이어졌고(Pax Britannica),


너무나도 깊어진 이들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으로 인해, 앞으로 유럽은 서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돌았다.



(식민지인은? 알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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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19세기에 인간 이성이 이뤄낸 위대한 성취였다.


합리주의, '앎'에 의한 인류의 구원.


인류의 지혜는 점점 더 깊어질 것이고, 사회는 더욱 진보할 것이며, 질병과 빈곤은 사라질 것이다.


이 시대에 살아가던 사람들 상당수가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그려내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한순간에 와장창 금이 간 사건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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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차 세계대전이었다.



유럽 열강들 사이의 항구적인 평화는 한낱 꿈에 불과했으며, 


애써 이룩한 기술들은 이제 다른 인류를 효율적으로 죽이는 데에 사용되었다.


민족주의적 열기 속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나섰지만 그 중 많은 이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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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충격적인 사건은 유럽인들의 세계관을 그야말로 뿌리째 뒤흔들어놓았는데,


미래에 대한 낙관론 대신 피로감과 허무주의가 자리잡았고,


인간 이성, 그리고 구 체제에 대한 불신이 유럽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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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1차 대전이 남긴 심리적 상흔은 개인적·주관적 체험을 강조하는 문학으로 재탄생했으며,


기존의 표현양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다다이즘과 같은 새로운 사조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전통적, 나아가서는 반전통적이었던 신세대들의 예술운동을 오늘날 흔히 '모더니즘'이라고 통칭하곤 하는데, 


19세기 후반 태동하고 있었던 모더니즘은 이렇게 1차 대전의 영향 속에서 1920년대에 본격적으로 개화한다.

 


갑자기 왜 체스 갤러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왜냐하면, 체스의 역사도 이러한 시대적 맥락과 결코 무관하게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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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9세기로 돌아와보자.



19세기 유럽이 격변기를 맞이했던 것처럼, 같은 시기 체스도 큰 변화를 겪었다.


대영제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체스의 표준화와 국제화가 이루어진 것도 거대한 변화였지만, 


가장 큰 혁신은 무엇보다도 제1대 세계챔피언 슈타이니츠의 '포지셔널 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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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장악, 건전한 기물 전개, 작은 이점의 축적.


슈타이니츠의 새로운 이론은 기존의 낭만주의 체스를 무너뜨리고 체스의 새 시대를 열었고,


지크베르트 타라쉬의 계승에 의해 더욱 더 발전해나갔다.



오늘날 우리는 이 슈타이니츠-타라쉬의 이론을 "고전학파" classical school 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는 오늘날에 고전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고전이라고 칭하는 것이지, 


당시 슈타이니츠나 타라쉬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하여 "현대적" modern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는 했다.


슈타이니츠의 저서인 "Modern Chess Instructor", 타라쉬의 저서인 "Die moderne Schachpartie"의 제목만 봐도 이러한 단어 사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별칭이 있었으니,


바로 "과학적" scientific 이라는 명칭이었다.


슈타이니츠-타라쉬의 이론은 흔히 과학적 이론, 과학적 접근방법, 과학적 원칙 같은 말로 칭해지고는 했는데, 


이들의 이론이 그 시대에는 어떤 기풍이기 이전에 하나의 새로운 진리로 여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가 체스, 나아가서는 세계에 대한 진리를 밝혀나가고 있다고 믿었던 시대였기에,


19세기 말의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호칭이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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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니츠가 창시하고 타라쉬가 발전·보급시킨 이 새로운 체스 이론은 말그대로 체스계를 휩쓸었다.


이 이론의 영향으로 낭만주의 시대에 비해 플레이어들의 전반적인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너무나도 성공적이었던 나머지, 플레이스타일마저도 어느 정도 획일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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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니츠의 추종자였던 2대 세계 챔피언 엠마누엘 라스커.


그리고 슈타이니츠-타라쉬의 스타일을 궁극적으로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3대 세계 챔피언 호세 라울 카파블랑카.



이 둘은 1910년대 말부터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무승부율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하고,


얼마 안 가 "체스의 무승부 종말(draw death)"이 찾아올 것을 경고, 체스의 룰 변경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양측의 플레이어가 모두 완벽에 가깝게 플레이할 경우 모든 게임이 무승부로 끝날 수밖에 없으므로, 


무승부가 나오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의 규정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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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블랑카는 이러한 체스 개혁의 일환으로 '카파블랑카 체스'라 불리는 확장된 형태의 변형체스의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으악)



지금 와서 보면 너무 터무니 없이 성급한 우려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은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인간이 체스를 완전히 정복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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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차 세계 대전 이후, 시대의 사상적 조류를 타고 등장한 다른 목소리가 있었으니, 


우리는 이들을 "하이퍼모더니스트"라고 칭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아론 님조비치, 리하르트 레티, 사비엘리 타르타코워, 줄라 브레이어.



하이퍼모더니즘(초현대주의)은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되어,


새로운 플레이스타일을 꺼내들며 슈타이니츠-타라쉬의 정통 아이디어에 대한 저항을 시작했다.


폰 전진 지연, 피앙케토를 통한 중앙 간접 통제, 이후 반격.



하이퍼모더니스트들은 이전의 획일화된 오프닝을 거부하였고,


플레이어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오프닝을 활용하고, 나아가서는 체스에서의 예술성을 추구하였다. (레티는 그러다가 한번씩 겜 말아먹는 게 주요 약점으로 지적됨)


실제로 이들은 당시 각 예술분야에서 활동하던 모더니스트들의 일부로서 자신들을 인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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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체스의 흐름을 살펴보기 전에, 현재 세계 정세의 심오한 의미와 본질적 가치를 간략히 개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의 체스는 단순히 과거 천 년의 경험적 증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천 년의 수수께끼를 설득력 있게 해결하려는 시도를 포함한다. 우리는 상대성 이론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는 과학적 엄밀성을 통해 신의 전능함을 흔들었다. 또한 우리는 공산주의의 시대를 살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모든 문화적 성취를 조롱한다. 더불어 표현주의의 시대이기도 하며, 이는 음악, 회화, 시 등 예술의 모든 형태에서 우주에 대한 자기중심적 반항을 보여준다.

 

이러한 정신적 전복의 거대한 물결이 체스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가? 전후 첫 국제 토너먼트였던 1920년 예테보리 대회는 새로운 세대의 반항적인 체스 정신이 등장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레티, 브레이어, 알레힌, 보골류보프와 같은 거장들은 단순한 체스 마스터가 아니라 투사의 열정과 예언자의 열망을 결합하여 천 년에 걸친 체스 이론을 혁명적으로 뒤바꿔 놓았다!

 

카파블랑카가 체스 이론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하고, 루빈스타인이 모든 게임을 미리 설계된 엔드게임 전략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 새로운 체스 개혁자들은 전통의 모든 도구를 파괴하고, 모든 규범을 무너뜨리며, 권위에 대한 모든 믿음을 버리고, 체스를 전혀 새로운 무명의 오프닝의 바다로 던져 넣었다."


- 사비엘리 타르타코워, Die hypermoderne Schachpartie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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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의 체스 경기를 과거의 경기들과 비교해 보면, 옛 시절부터 전해 내려오는 게임들을 피상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오프닝과 익숙하지 않은 국면 전개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게임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미술의 사조들과 상당한 유사성을 지닌다. 예술이 자연주의로부터 돌아섰듯, 현대 체스 마스터들의 이상도 더 이상 ‘건전한 수법’이나 자연에 부합하는 전개라 불렸던 방식이 아니다. 다시 말해, 가장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자연에 부합하는 방식은 과거에 자연으로부터 직접 모방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사고 속에서 자연의 작품보다 더 깊은 가능성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적어도 인류에게 있어 인간의 정신은 자연이 제공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을 모방하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의 사상을 현실 속에 담아내고자 한다."


- 리하르트 레티, Die neuen Ideen im Schachspiel (모던 체스 아이디어) 서문 

 





"아니 근데 왜 모더니즘의 일부라면서 왜 이름이 하이퍼모더니즘임?" 이라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이미 Modern이라는 단어를 슈타이니츠와 타라쉬가 선점하고 있었기에,


타르타코워는 이를 의식하여 Modern보다 더 졸라게 모던하다는 뜻에서, Hyper-modern이라는 명칭을 붙였고, 이것이 굳어진 것이다.



타라쉬의 저서 제목은 Die "moderne" Schachpartie(1912),


타르타코워의 저서 제목은 Die "hypermoderne" Schachpartie(1924) 라는 점에서, 무엇을 의식한 명칭이었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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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모던 학파의 등장 이후, 다른 예술 분야가 그랬던 것처럼,


체스도 구파, 고전 학파와 신파, 하이퍼모던 학파가 나뉘어 격렬하게 싸웠다...


라는 것이 흔히 알려져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딱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플레이어들이 하이퍼모던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어느 정도 있기는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도 다 하이퍼모더니즘의 유용성을 상당 부분 인정했기 때문.



사실 이들 간의 분쟁은 개인적인 감정싸움의 성격이 강했는데,


고전학파의 지도자 타라쉬, 하이퍼모던학파의 지도자 님조비치 양쪽 다 체스계에서 성격 개차반으로 유명했던 작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슈타이니츠도 그렇고, 아무래도 그 정도 성깔은 있어야 위대한 체스 이론가가 될 수 있는 모양.)




타라시는 님조비치에게


"내가 체스 두다가 10수만에 겜이 이렇게 터진 건 처음 봄 ㅋ" (심지어 님조비치는 이때 아직 18살.)


"님 왜 이렇게 체스를 존ㅡ나 못생기게 쳐두셈? ㅋㅋㅋ" 같은 폭언을 쏟아부었고, 



님조비치는 타라시에 대해서


"얘는 철학자 행세를 하는 경험 많은 주부임" (독창성이 전혀 없다는 뜻)


"나에게 타라시에 대한 증오가 없었다면 체스를 결코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것" 같은 말을 남겼을 정도였다.



이 둘은 그냥 성격이 막장이라 지들끼리만 싸운 게 아니고 인생 내내 별별 사람이랑 다 싸우고 다녔고,


그런 것들이 좀... 고전 학파 - 하이퍼모던 학파 간의 싸움으로 오해된 면이 없잖아 있다는 것.





하여튼, 하이퍼모던은 주류 체스계에 생각보다 빠르게 안착했는데, 


레티의 발언에서 그 핵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예술의 선구자들은 소수에게서만 인정받고 다수에게 조롱당한다. 반면 체스는 예술보다 비평이 미치는 영향이 적은 영역이다."


"체스에서는 결국 경기의 결과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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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예술의 다른 부문들은 비평가들, 그리고 대중의 인식과의 전쟁을 치러야했지만,


체스에서는 절대적 판단기준이 존재했다. 바로 승패.


하이퍼모던이 맘에 안 들건 어쨌건, 실제로 이겨서 성과를 내버리고 나면 상대로서는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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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모더니즘은 실제로 빠르게 성과를 내며 그 가치를 입증해냈다.


1924년, 리하르트 레티가 무적으로 불리었던 8년 무패의 카파블랑카를 1. Nf3로 무너뜨린 사건은 뉴욕타임즈 1면에 실렸을 정도. (우하단)


 

알레킨은 하이퍼모더니스트로 불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그들의 플레이스타일을 상당 부분 흡수하여 활용하였고,


카파블랑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제4대 세계 챔피언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하이퍼모던의 등장으로 인류는 아직 우리가 체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물론, '체스의 무승부 종말' 같은 헛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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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시대적 저항운동으로 출발했던 하이퍼모던은, 


예술에서의 모더니즘이 그리하였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하나의 주류로 자연스레 통합되었다.



결국 체스판 위에서도, 역사의 무대 위에서도,


고정불변한 것으로 보이던 질서와 정답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거듭 재해석되고 뒤집힌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하이퍼모더니즘의 정신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오프닝 북을 따라 두고 있는 수는 과연 정답일까?


우리는 너무 무비판적으로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이퍼모던을 넘어, 하이퍼-하이퍼모던을 창시하는 것은 바로 체붕이 여러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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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







출처: 체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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