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위의 계급인 '준위'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실 꺼무위키 준위 항목을 혼자 정독하는게 가장 확실하겠지만 귀찮아할 거 같으니 아는대로 정리해본다.

워낙 희귀한 계급이라 군필자들 중에서도 군생활 도중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글쓰는 본인도 나름 계급 인플레가 심한 후방 부대 행정병 출신인데 군생활 도중 실물로 준위와 마주친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이 준위란 무엇인가..

이름만 따지면 '소위에 준하는 계급' 으로 '부사관의 최종진화형' 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부사관의 최종진화형태를 원사로 알고 있는데 실제 짬이나 파워를 따지면 원사도 준위에게 설설 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준위가 되기 위해선 특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상사급 지원자들이 경쟁을 거쳐 일정한 선발 및 교육을 받아야 한다.

때문에 준위를 달았다면 일단 짬에서 최소 원사랑 맞먹을 급이 된다는 소리다.

근데 단순히 짬바 때문만이 아니라, 준위들이 맡는 보직들은 99% 타 특기나 외부인력이 대체하기 어려운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서 준위가 특별히 대우받는 것이다. 

육군 기준으로 준위 계급장 달고 있는 사람들 보직을 보면 헬기조종사나 특수차량정비 같은 '단순히 짬을 오래 먹었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군생활 하면서 눈앞에서 딱 한번 봤던 그 준위 영감님도 특기가 헬기조종이었고, 군악대 전역자의 말을 들어보니까 사단군악대 수준말고 서울에 있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이런데서는 군악대 지휘같은 걸 담당하는 준위도 있다 카더라..

천안함때 순직한 해군의 한주호 준위님 같은 경우도 특기는 잠수고 UDT나 SSU같은 특수부대 교관이었다고 하지.

이처럼 준위라는 계급은 단순히 계급이나 짬을 넘어선 '전문성'이 있으니 부사관들 사이에선 걍 언터쳐블이고 (원사? 그래서 뭐? 내가 준위인데?)

2시즌 1화에 첫장면에서 오준위의 등장은 바로 그런 위상을 잘 드러내주고 있지.

레고상자 짬 때리면서 신경질부리니까 옆의 수행인원들이 벌벌 떠는 모습이 바로 그런 현실의 반영인것이지.

여기서 궁금한 것은 그럼 준위랑 장교사이의 대접은 서로 어떻게 되느냐 이거다.

한국의 군계급은 총3개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고 FM에 따르면 "병사 << 부사관 << 장교" 라는 우열 관계는 분명하다.

몇년 전에 육군총장이 '나이가 어려도 장교가 부사관에게 반말로 지시하는 것은 당연' 이라고 오피셜 발표도 한 적 있지.

갓 임관한 쏘가리라 할 지라도 '오~ 자네가 이 부대의 주임원사인가?' 라고 말을 놓을 명분은 있다.

아 물론 명분이 있다고 실제 그랬다간 돌아이 취급받게 된다는 거 군필자는 다들 알 것이야..

그래서 준위도.. 계급장만 놓고 따지면 원사보다 높아도 소위보다 아래가 맞다.

앞서 말한 한주호 준위 순직 때도 사망후 1계급 특진 추서를 하려고 하니까 소위;;가 되어버리는 웃지못할 상황이라

오히려 특진이 예우가 아니다는 논란이 일었지.

실제 군필 아저씨들도 자기가 겪었던 경험을 비춰서 생각해보자고

대략 중대장인 대위가 상사(진)인 행보관이랑 서로 먹으려고 기싸움하고

연대장이나 여단장급인 대령을 보좌하는게 원사 중에서 짬이 찬 주임원사라는 것을 고려해 봤을 때

대략 준위의 위상은 쏘가리나 대위 나부랭이는 걍 투명인가 취급하고 지나가도 아무문제 없고

중령쯤 되는 지휘관이랑 맞담배 태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되겠다.

그런 준위의 사무실에 USB를 털려고 무단 침입했다가 현장에서 걸리자

'오준위 거 나이가 몇인데 이런 거(레고)나 가지고 놀고.. 상급자를 봤으면 먼저 충성 박아야지' 하고 적반하장을 시도한 임대위는...

신임 소대장이 '오! 자네가 이 부대의 주임원사인가?' 하는 거랑 동급의 똘아이짓을 한 것임.

날라차기가 아니라 낭심차기나 쪼인트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