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은영과 연호, 두 유부녀의 대환장 울음파티 씬 중, 은영이 하리에게 조심스럽게 물어.

은영: 거... 그... 입양은 생각 안 해봤어?

연호: 미혼도 입양되잖아요.

하리: 뭐...직업, 재산도 보고 어... 같이 양육해 줄 가족이 있는지 등등.. 조건을 갖춰야 돼.

가정 조사도 통과해야하고.

은영: 생각해 봤네.

하리: 아이가 선물이 되야지. 대안이 되면 안 되잖아.

아이도 나도 상처받지 않게 단단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은 자신이 없네.

이 장면전에는 상상씬으로 은영의 가족처럼 하리와 이상의 단란한가족의 모습이, 이 장면 뒤로는 연호커플같은 딩크족인 두 사람의 모습이,

그리고 지금 이 장면의 입양까지... 세가지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앞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임신이라는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게 드러난 이상 한번쯤은 입양이라는 이야기가 나올것이라고 짐작했고,

너무 자연스럽게 하리앞에 3가지의 선택지중 하나로 등장한 신이였어.

(자질구래한 부연설명이나 지지부진한 비교를 하지 않고서도 꽤 명확하고 분명한 제시였어. 작가님 칭찬이요^^)

여하튼 하리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입양 역시도 그 과정부터 쉽지 않은 길이지.

'아이가 대안이 되어선 안되잖아 '

우리가 입양을 얼마나 어렵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하리의 이 한마디로 충분하다 생각했어.

그런데 14화 엔딩 '하리의 엄마책 오열신'

이 장면이 나가고 많은 이들이 하리를 비난하더라. 솔직히 난 그게 좀 충격이었고...

'하리가 저리 통곡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라는 그 비난뒤에 이어지는 말들이.... 입양.

어라? 언제부터 우리가 입양에 대해 이렇게 자연스러워졌지? 입양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어렵지 않은 단어였나?

좀 당황스럽더라고.

드라마가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땐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리커플에 최고조로 닥빙해 있을때라,

하리의 좌절이 곧 이상이의 힘겨움으로 이어질테니 다들 그걸 지켜보는게 힘들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해.

결코 입양을 가볍고 쉽게 여겨서가 아니라...

여하튼 그런 반응들도 있구나 라며 나같은 사람이야 우야무야 넘길 수있는데, 다만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부디 저 글들은 보지 말았으면 좋겠더라고.

입양이 얼마나 고운결심인지, 또 어쩌면 좋은선택일런지 그들이라고 모를까...

단지 나를, 내 짝꿍을 닮은 '내' 아이를 낳고 싶고, 하리의 대사처럼 본인목숨 내어놓더라도 내 아이의 엄마가 되고 싶기에 하는 그 노력들이,

입양보단 우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기적인 마음이라 치부되어선 안 되잖아.

아직 입양을 선택지에 올려놓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지금도 아이를 얻기위해 고분분투 하고 있을 그들이 가진 소망이

그런 죄책감뒤로 숨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솔직히 이 드라마는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기보단 이렇게 툭툭 튀어나오는 대사들, 장면들이 여운을 많이 남겨서 이글도 그렇게 되어 버리네.

전 글도 그렇지만 지금 이 글은 불호가 많을 거라 생각해. 솔직히 아직까진 대다수에게 직접 와닿는 이야기들도 아니고...

그래서 이렇게 사견으로 범벅된 이런 내용들은 이것으로 마무리가 될꺼야.

다만, 고민 고민끝에 이 이야기를 꺼낸건 아래 작가님이 올리신 글에 달린 댓글때문이었어.

아마도 난임으로...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갤러 같은데 작가님께 많이 고마워하더라.

그 갤러가 혹여라도 그동안 이런저런 얘기들에, 의견들에 상처받지 않았음 하는 마음이었고, 할 수 있는 한 기적을 계속 꿈꾸길 바래.

기적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에, 아직까지 우리사는 세상에 기적이라는 말이, 단어가 존재하는 거겠지?

그렇지 않다면 벌써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말이 되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