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낳으면 안 되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은 후 복직한 하리, 복직 축하 선물과 칼럼 내용이 좋았다는 동료들의 격려에 복직의 기쁨을 느낀 것도 잠시, 정화와 함께 회장실에 가서 '독자를 우습게 보고, 일기 같은 글을 사과문 대신 실었다'며 불 같이 화를 내는 회장을 대면한다.

<회장이 서류를 날리는 장면에서부터 대사는 음소거 되고, BGM 흘러나온다. : Nessun Dorma 킬링파트>

퇴근 후, 정화와 둘만의 술자리, 정화는 하리에게 편집장 자리 넘기고 그만두겠다면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더 베이비에 15년이나 충성한 건 너밖에 없는데, 충성도나 애정도나 너보다 나은 사람 있어? 애 없는 게 무슨 결격 사유가 된다니? 참, 애 있어서 잡지 신뢰도 높여봤자 정작 내 애를 못 보는데...'

조조씨네 식당, 혼자 저녁을 먹으러 온 이상,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심각한 표정으로 비뇨기과 의사의 말을 떠올린다. '지난번에는 치료 효과가 없었는데...그래도 해보시겠어요?'

맞은 편 빈 의자를 보며, 예전에 하리와 같이 와서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려본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요? 아빠가 되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이상 내레이션: 절대 없었지. 당신 때문에 이렇게 아플 줄 알았나.

정화와의 술자리가 파한 후, 하리는 공원을 지나던 중 비오던 날(2화 참고) 강강술래한 일을 떠올리며 어느새 입가에 미소짓는다.

하리: (마침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있던 이상을 발견하고는, 큰 소리로) 한이상씨! (웃으며 발랄하게 손인사한다.)

이상: (굳은 표정으로 손 들어 인사한다.)

하리: (반가운 마음에 싱긋 웃으며 이상에게 달려간다.)

하리: (이상이 앞까지 달려가서 미소지으며) 뭐해요?

이상: (웃지 못하고, 심난한 표정으로 고개 숙인다.)

하리: (실망한듯) 좀 반가워해주지. 혼자 있고 싶은가 본데... 갈게요! (멋쩍게 웃으며 손인사 한다.)

이상: (가려는 하리에게) 가지 마요. 나랑 얘기 좀 할래요? (벤치 위, 이상이 옆에는 맥주 캔 하나가 놓여있다.)

하리: (그제야 활짝 미소지으며) 네 (이상 옆에 앉는다.)

하리: 오늘 뭐했어요?

이상: 사는 게 숙제 같아서 풀고 있었어요. 정답을 맞히고 싶은데 어렵네.

하리: 음...심오하네. 내 질문이 철학적이었나요? 아니, 난 뭐...이렇게...마감 끝나고 빈둥거리다가 공원에 산책 나왔는데, 장하리씨 생각이 나더라...

이상: (하리 말에 피식 웃는다.)

하리: 뭐, 이런 대답을 할 줄 알았는데?! (혼자 중얼거리듯) 그러고 보니 내 생각이네...

이상: (맥주캔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소지으며) 그러게요. 왜 내가 장하리씨 생각을 했을까요?

하리: (이상이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