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네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

재영: 덜 된 인간들이 잘못된 거니까 막 상처받지 마! 너 잘못한 거 없어!

으뜸: 맞아요. 차장님, 잘못한 거 전혀 없으세요.

이상: (말 없이 뒤를 따른다.)

<어느새 하리네 집 앞>

하리: 아니 뭐...(고맙고, 미안하고, 민망한 복합적인 표정에 기운 없는 목소리로 고개 숙이며) 여기까지 오고...

이상: 아니, 우리가 맘이 안 좋아서 따라온 거에요.

으뜸: 네, 맞아요.

이상: 아....간만에, 어! 근육을 또, (권투하듯 포즈 잡으며) 확!! 막 이렇게 쓸 수 있는 기회였는데,

하리: (이상의 노력에 활짝 웃는다.)

이상: (하리 미소에 수줍게 웃으며) 아무 짝에 쓸모가 없었네.

으뜸: (수첩과 펜을 꺼내 뭔가 열심히 끄적이고 있다.)

재영: (무게 잡으며) 간만에 내 지성도 한 번 뽐내볼려고 했는데, 어!! 쉽지 않네!

으듬: (수첩에 끄적이던 것을 멈추며) 저, 차장님!!

으뜸: (하리 옆으로 다가가서 수첩을 보여주며) 이거 보세요. 아까 그 자식! (취객1의 몽타주를 그렸다.) 신고할까요?

하리: (다시 한 번 활짝 웃으며 수첩을 맞은 편에 있는 이상과 재영 쪽으로 돌려 보여준다.)

으뜸: (수첩을 돌려 양손으로 펴서 이상과 재영에게 보여준다.)

이상: (씨익 웃는다.)

재영: 으뜸 씨 미대 나왔어요? 잘 그린다.

이상: 잘 그리네요.

하리: (웃으며) 이렇게 웃기면...내가 툭! 털고 잘 자죠.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조심히 들어가요!

하리: (2층 자기 방으로 가는 계단 쪽으로 발걸음 옮긴다.)

으뜸: 들어가세요!

재영: (이상과 으뜸에게) 다들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하리 따라 계단을 오른다.)

으뜸: 들어가세요!

이상: (하리와 같이 계단을 오르는 재영이 못마땅한 표정)

하리: (계단 오르며 재영에게) 왜?

재영: (속삭이듯) 그냥 올라가.

하리: 왜 따라오는데?

재영: (속삭이듯) 현관문 열고 들어가면 도아랑 이모 깬다고

하리: 그냥 살살 열면 되잖아.

재영: 그냥 니네 집서 들어갈게.

하리: 맨날 들어 와..진짜...(현관 문 연다.)

재영하리: (함께 들어간다.)

으뜸: 진짜 같이 사시네요. 동거인가?

이상: 아이, 그냥 남사친 여사친이겠죠.

으뜸: 아이고..오늘따라 차장님 작아보이셔서요, (결심한듯) 제가 앞으로 좀더 지켜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이상: (으뜸이 말에 반응하여 눈 커지며 으뜸 바라본다.)

으뜸: 갈까요? (이상이 어깨를 툭툭 친 뒤 골목길로 먼저 걸어나간다.)

이상: (으뜸이 손이 닿은 어깨를 짚었다가 으뜸이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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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의 옷 스타일도 정말 다르고, 하리 마음 풀어주는 스타일도 정말 다르고, 정말 3인 3색의 매력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어.

이상이 시점에서는, 하리와 한 집에 사는 재영이가 하리 주변 남자 중 경계대상 1호였다면, 하리를 지켜줘야겠다는 으뜸이가 경계대상 2호로 추가되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