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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인내자

운영자 2020.02.17 10:36:06
조회 123 추천 1 댓글 0
살아오면서 내게 고통을 주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문득 중학교 시절의 선생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교사로서의 자질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는 부잣집 아들을 반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야 속칭 촌지라고 해서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잣집 아이들 과외를 지도하면서 시험 전날 문제와 답을 빼돌려 아이들의 성적을 억지로 올려주었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안 나는 선생에게 그게 바른 행동이냐고 항의했었다. 토요일 오후 학교가 텅 빈 시간이었다. 선생은 나를 교사 숙직실 뒤로 오라고 했다. 선생은 나를 보자 단번에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했다. 무참하게 얻어터졌다. 그 폭력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장교로 근무 중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오 년이라는 짧지 않은 의무복무기간이 끝나면 제대를 하고 법조인이 되고 싶었다. 군에서 상사였던 사람이 나의 제대를 철저하게 방해했다. 그냥 군에서 평생을 있게 하려고 제대 명령을 내 주지 않으려고 했다. 가는 길이 막혔을 때 막막한 느낌은 또 다른 고통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그런 행동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은 남이 잘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절벽에 떨어뜨리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이다. 고통을 주는 사람은 참 다양했다.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납득하기 힘든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돈 있는 의뢰인들의 갑질도 있었다. 더러 칼럼을 쓰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나를 생각만 해도 역겹다고 글로 공격을 하기도 했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한 번 만난 적도 없었다. 그때마다 고통을 주는 사람을 미워하면서 털을 곤두세우고 날카로운 손톱을 보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고통을 주던 수많은 사람들을 개의할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분이 수많은 가면을 쓴 심부름꾼을 통해 내게 고통을 가한 것이다. 그 고통을 받으면서 나는 영혼의 근육에 힘이 붙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적절한 고통이 필요하다. 누에고치에서 애벌레가 작은 구멍을 뚫고 나오는 고통을 겪어야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 하나님은 나비처럼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고통을 주시는 것 같다. 참다운 인내의 덕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더러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번지점프를 하기도 하고 스카이다이버들도 있다. 죽음 직전에서 살아나는 환희를 맛보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객기를 부려본 적이 있다. 환갑이 되는 해였다. 모세가 마지막으로 섰던 느보산과 광야가 성경 속에서 튀어나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유대광야로 갔다. 예수님이 시험을 받았다는 외따로 떨어진 지역의 한 동굴에 들어가 기도하다가 독충에 물렸다.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해서 속에서 알이 번식하는 벌레였다. 건방을 떨다가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피부가 벗겨지고 살이 문드러지면서 정강이뼈가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그 병을 경험한 의사도 치료할 수 있는 약도 없었다. 요르단의 병원에서 약이 비행기를 통해 공수되어 오기도 했다. 죽음이 눈 앞에서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그분께 간절히 매달렸다.

성경 속에서 피부병에 걸린 왕 한 사람은 간절히 기도하니까 하나님이 불쌍하게 여겨 십오 년을 더 살게 해 준 경우도 있었다. 그 왕은 무화과를 짓이겨 상처에 바르고 살아날 수 있었다. 간절했던 내게 천사 같은 할아버지 의사가 나타났다. 사막 지역에 의료봉사를 나갔다가 비슷한 증세를 한 번 취급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의사는 마이 너스 이백도에 가까운 액체질소를 내 상처에 발라 독충의 벌레들을 얼음덩어리로 만들어 뜯어냈다. 그리고 나는 회복이 됐다. 돌이켜 보면 그런 엉뚱한 행동이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멀쩡히 있다가 모압 광야로 유대광야로 그것도 단독으로 간 자체가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이 한 행위가 아니다. 그 분이 내 영혼을 잡아끌어 그곳으로 가게 한 것 같다. 그리고 독충까지 대기시켰던 것 같다. 오늘도 주님은 내게 이렇게 말 하시는 것 같다.

‘참다운 인내자는 여러 번 고통을 당해도 그런 고통을 모두 하나님이 내리신 것으로 여기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그런 고통을 커다란 은총으로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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