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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스핀오프 픽숑] Dr.다이사트_00_01. 키즈 커뮤니케이터

(1.240) 2015.12.20 19:48:24
조회 327 추천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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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끼고 물기 머금은 햄프셔(함프샤) 포츠머스의 바닷가는

어느 전설 속 성지 같은 아련함을 품고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 부모들 곁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아

모래성이나 거대 산을 쌓으며 자신만이 아는 전설을 만드는 중이었다.

 

부모들이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저마다 책을 읽거나 간식거리를 챙기는, 주말의 한적한 바닷가.

 

한 쌍의 부모만은 그 평화로운 풍경 속에 몸을 맡길 수 없었다.

 

부부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끝에는

백사장 위에 혼자 앉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소녀가 있었다.

 

한 손은 자신의 머리에 얹고 다른 한 손은 하늘을 향해 뻗은 채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약 7세 가량의 소녀였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주변 시선도

아이가 10분이 넘게 그러고 있자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남자아이들이 같이 놀자며 잡아끌어도 소녀는 꼼짝하지 않았다.

완강하게 잡아끄는 남자애를 소녀가 밀어 넘어뜨리자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부모가 다가와 우는 남자아이를 달래며 안아올리고는

소녀에게 몇차례 적의와 의문의 시선을 건네며 멀어져 갔다. 

소녀의 부모가 손을 써보려 몸을 일으킬 틈도 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돌아가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그런 행동을 했다간 네 친구들이 네 흉을 보며 비웃을 거라고

또 주변에서 알았다간 집안 모두가 망신을 당할 거라 다그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 부부의 시야를 어느 신사가 가로막았다. 

부부는 경계했으나, 곧 그의 온화하고 다정한 눈빛과 점잖은 차림에 마음을 놓았다.

 

"저 아이의 부모 되십니까."

 

"예.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저 아이의 행동이 인상깊어서..."

 

신사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아이의 아버지가 신사에게 한 걸음 위협적으로 다가섰다. 

 

"인상깊다니. 무슨 뜻입니까? 지금 우리 아이가 이상하다고 지적하는 겁니까?"

 

"아니 제 말은..."

 

"우리를 모욕하는 건가요? 방금 그 헤프닝은 아이들끼리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그것으로 우리 아이를 잘못됐다 몰아붙이시는 건가요?"

 

남편은 꼭 지나가던 누군가에게 뺨이라도 맞은 것처럼 펄쩍 뛰기 시작했다.

아내는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의 시선을 살피며 남편의 팔을 잡아 말리는 중이었다.

 

신사는 눈을 꾸욱 감고 손가락을 코에 걸치며 한 차례 자신을 가다듬은 후

부부의 패닉을 모두 덮을 만큼, 하지만 언성이 높지 않게 눌러 말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아주 흔한 현상입니다."

 

세차게 몰아붙이려 하던 남편이 잠깐 입을 다물었다.

신사는 그가 다시 말하려 숨을 들이키기 전 이어 말했다.

 

"아이는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듣지 못하는 다른 소리나 계시를 들으려고 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 실제로 믿고 있고

또 그것을 탁 트인 바닷가 백사장 한가운데에서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몇 분동안이나 들고 있는 저 팔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근데 그것도 상관없이,

친구들과 노는 것도 마다할 만큼 아이는 간절하게 뭔가 들으려 하고 있는 겁니다."

 

신사가 숨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다다다 늘어놓는 동안 부모는 넋을 놓고 그의 입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야기를 마친 그는 두 부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잠시 확인한 후

다시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그러니 여쭙건대. 저 아이가 언제부터 저런 행동을 보였는지 얘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오랜만에 쓰려니 뇌가 삭신이 쑤셔함..(..)

 

에쿠우스를 보다 보니 다이사트 캐릭터를 집중해서 보게 되는데

이 다이사트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철철 넘치다 못해 범람하는 수준이라.

상상할 꺼리도 많고, 에쿠우스에는 나오지 않은 백스토리도 많을 거 같고.

그리하야 마틴 다이사트 박사 심층분석을 해 보고자 끄적여 보는 스핀오프 팬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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