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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스핀오프] Dr.다이사트_00_완. 키즈 커뮤니케이터

(1.240) 2016.01.03 02:25:39
조회 283 추천 3 댓글 3

														

 

꿈을 꾸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벨 때 쓰는 칼을 든 다이사트 박사는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계단의 끝에는 돌로 된 제단과, 그 위에 가지런히 누운 여자아이가 있었다.

 

다 올라가면 그 아이를 베어 자신이 모시는 신에게 피를 바칠 예정이었다.

 

마지막 한 계단을 남겨 놓은 그 순간, 뜨끈한 고통에 내려다 본 곳에는

박사의 늘어뜨린 왼팔을 물어 계단 아래로 잡아끄는 뭔가가 있었다.

 

허벅지까지 오는 커다란 개였다.

개는 으르렁거리며 박사의 팔을 물고 계단 아래로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 필사적이고 사나운 서슬에 두 부제사장이 달려와 개를 떼어내려 하자

박사는 오른손을 들어 두 제사장을 제지했다.

 

그리고 제물용 칼을 높이 들어올렸다가, 아래로 빠르게 내리쳤다.

 

그의 왼팔이 팔꿈치부터 잘려나갔다.

 

개는 다이사트의 팔을 문 채 뒷걸음질 쳐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박사가 다시 제단 쪽으로 시선을 돌려 마지막 계단 한 칸을 올라가자

제단에 누워 있는 아이가 보였다.

 

능숙한 솜씨로 아이의 심장을 도려내자, 부제사장이 피를 받아 신전에 바쳤다.

박사는 손에서 아직 작게 뛰고 있는 따뜻한 심장을 느꼈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아이가 다시 예전처럼 정상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부모의 바람이었다.

다이사트 박사는 며칠에 한 번씩 병원으로 찾아오는 부부와 함께 아멜리아의 치료에 들어갔다.

 

첫 번째 주.

 

모든 진실을 깨달은 아멜리아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어머니의 슬픔을 이해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착한 아이였다.

 

다이사트 박사는 아이에게 간단한 최면을 걸어,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슬픔과 분노를 끄집어냈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너머에

디모를 잃게 만들고 1년 간 그를 숨겼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분노의 표출이 바로 별과 교신하려 하는 그녀의 움직임이었다.

부모들이 그 모습을 보며 걱정하고 염려하고, 종내에 분노하는 것을

자신이 부모에게 주는 고통의 벌인 것처럼 여기고 있었다.

아마 그 상태가 잠재된 채 계속되어 왔다면,

부모는 아멜리아가 사춘기를 건너 성인이 되었을 때에 뒤늦게 표출될 아이의 분노를

이해도 감당도 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박사는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충격 받은 부모에게 아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시키는 데에

아이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둘째 주.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자신의 행동의 실체를 모두 드러내버린 아이는 크나큰 심리적 동요를 겪는 것 같았으나

부모의 진정한 사과와 함께 그동안의 행동을 이해하고 감싸고자 하는 행동을 보이자

점차 가족의 품 안에서 안정을 찾아 갔다.

 

다이사트는 아멜리아를 감싸안아 보듬는 부부를 보며 쓰라림을 느꼈으나

스스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었으므로 드러내지 않았다.

환자의 이야기는 결코 밖으로 노출될 수 없기 때문에, 오랜 친구인 헤스터 판사에게도 말을 꺼낼 수 없었으나

그녀는 다이사트의 가라앉은 표정만 보고도 그 상태를 알아챘다.

물론 그녀 역시 다이사트가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는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부분이었다.

그저 다음에 술이나 한 잔 같이 하자며 그의 등을 두드려 줄 뿐이었다.

 

셋째 주.

 

과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아이가 디모에 대한 슬픔과 아픔을 떨쳐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박사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갔다.

그리고는 깡 마른 채 먹이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유기견들을 지켜봤다.

아멜리아는 표정 없이 떠도는 개들의 눈을 유심하게 바라보는 듯했다.

다이사트는 그 개들에게 빵조각을 나누어 주며 아멜리아의 시선을 유심히 살폈다.

 

병원으로 돌아와서는, 디모의 추억에 대해 아이와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디모를 만났을 때 얼마나 작고 귀여운 강아지였는지.

잘 때의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얼마나 장난꾸러기였는지.

디모가 가족의 품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지냈는지에 대해

다이사트는 오래도록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박사가 특별히 그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도

아이 스스로 이야기하며 자신과 가족이 디모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러니 디모가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 않았을 거란 사실도 인지해 갔다.

 

효과는 좋았겠지만 다이사트는 자신의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심리가 적용된 것일까.

그 날 밤 시뻘건 눈을 한 신의 사냥개들에게 사냥감이 되어 쫓기는 꿈을 꾸었다.

 

넷째 주.

 

아멜리아가 병원에 있는 다른 친구들과 놀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모여서 인형놀이 하고 있는 아멜리아의 모습을

부모는 오래 전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을 찾은 듯이 감격스러워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제임스와 다이사트가 악수를 나누는 동안 아내 사라는 아멜리아를 안고서 뭔가를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아멜리아가 뛸듯이 기뻐하며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다이사트가 그 모습을 보자 제임스가 말했다. "둘째를 임신했습니다."

 

"아. 축하드립니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강아지를 한 마리 데려올 생각입니다."

 

두 아이와 부모, 그리고 강아지 한마리. 굉장히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다.

다이사트는 가족이 행복하길 빌며 아멜리아를 보냈다.

 

"선생님께 인사해야지."

 

어머니의 말에 아멜리아는 다이사트에게로 달려와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

박사는 아멜리아를 안아들고 한참을 다독였다.

또 한명의 환자가 그의 안내를 통해 정상의 생활로 돌아갔다.

 

하지만 하늘의 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특별한 소녀는 다이사트의 손에 사라져 버렸다.

 

그 날 밤. 다이사트는 자신의 팔을 문 개 디모를 꿈 속에서 만났다.

디모는 소녀의 심장을 쥔 채 앉아 있는 다이사트에게로 다가와

그의 팔을 내려놓았다.

다이사트는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심장을 디모에게 내밀었다.

디모는 그 심장을 가지고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묘한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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