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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스핀오프] Dr.다이사트_02_왜 그 병원 간호사는 남자인가

(1.240) 2016.01.04 05:46:32
조회 492 추천 4 댓글 1

														

 

 

"그건 다이사트 박사가 워낙에 정 많고 겁이 없어서 그렇지."

 

병원의 수많은 간호사들 중 왜 유독 다이사트 박사쪽으로 배정된 간호사들이 남자들로(그것도 사이보그 같은) 점철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다이사트 박사와 한 병원을 쓰고 있는 의사가 해준 답변이었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 다른 두 의사는 성인에서 노인층을 맡고 있었고,

다이사트 박사는 어린아이부터 사춘기 근방의 청소년을 담당하고 있었다.

 

정신과의라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웬만한 애정과 체력이 없으면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아이 하나를 맡았을 때는 아이와 아이 부모까지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기 때문.

아이를 맡았을 때 그 부모의 집까지 찾아가 원인을 캐치해 오는 다이사트 박사의 열정에

두 의사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것이 그의 남자 간호사들과 관련이 있나요?"

 

"...음... 아니."

 

"그럼 왜죠?"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지."

 

병원에 있는 환자라면 유난히 다이사트 박사를 관심 있어 하는 편이었다.

우선 그 외모도 한 몫을 했겠지만.

여성 환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주 어린 환자들과 남성 환자들까지 대부분 그를 관심 있어 하고 지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하루는 다이사트의 진료실에서 막 나온 행복한 표정의 환자에게

그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환자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받은 것처럼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 그가 내 뇌를 들여다봤어. 그리고 내 뇌를 맘에 들어했지. 그게 전부야.

 

"그게 대체 무슨 뜻이죠?"

 

질문자는 도대체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되물었다.

하지만 의사는 그 말을 듣고 무슨 뜻인지 한 번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다이사트 박사가 그런 면이 있지. 어린아이의 두뇌를 다뤄서 그런지 사람 파악이 굉장히 빠르거든."

 

그와 대화하고 있다 보면 마치 뇌의 생김새와 생각하는 패턴까지 읽힌 것처럼

'다 드러내 놓은' 것 같은 상태가 된다.

이것은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다이사트 박사에게서 겪고 있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발가벗겨지고 나서 그가 '내가 파악해 본 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면

마치 굉장히 중대한 시험을 가까스로 통과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

그러니 자신의 정신 이상으로 인해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았던 환자들이야 오죽할까.

다이사트 박사와 이야기하며 그에게 '착하다' 한 마디 듣는 것이 낙인 환자도 종종 있었다.

 

질문자는 다시 물었다.

 

"그게 다이사트 박사의 남자 간호사들과 관계가 있나요?"

 

이번에 의사는 확실히 대답해 줄 수 있었다.

 

"관계가 있지."

 

"어떤 관계가 있나요?"

 

"다시 말하지만 그는 정이 많고 겁이 없다네."

 

다이사트의 박사가 가지고 있는 정의 크기란 어느 정도인지 같은 병원을 쓰고 있는 두 의사들도 측량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어떤 사나운 환자도 몇 달만 같이 지내 보면 눈빛이 순해지는데 그것은

박사의 그 끝을 알 수 없는 믿음과 애정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의사들에게 다이사트 박사는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바라볼 수 있는 건 뭐든 숭배하는 겁니다. 그럼 더 많은 것들이 나타나죠.'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은 이 진리를 박사는 수십년 째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의 환자들은 결코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 철석 같이 믿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나 많은 일을 당하고도.

 

의사는 얼마 전에도 있었던 사건을 떠올렸다.

늦은 밤까지 오래도록 상담실을 지키고 있던 의사가 잠깐 눈을 붙인 사이

다이사트 박사의 상담실에서 굉장히 소란스러운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뛰어내려가 봤더니, 피투성이 손을 한 환자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남자 간호사에게 끌려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변이 있나. 의사는 다이사트 박사의 상담실을 들여다 봤다.

머리에 피를 흘리는 다이사트 박사와, 그 머리를 침착하게 지혈하고 있는 간호사가 보였다.

 

나중에 환자를 추궁해 본 바. 그는 다이사트 박사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

그 시간을 끝내기가 싫었다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차라리 그의 뇌를 자신에게로 편입시켜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어떨까 했단다.

근데 그 시도가 과연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어서

일단 그의 뇌라도 갖고 가고 싶었다고.

 

그 섬뜩하고도 순수한 생각에 두 의사들은 경악했지만 다이사트 박사는 그저 웃어 넘길 따름이었다.

(대신 간호사들의 눈은 굉장히 흉흉해졌다.)

만약 근처에 그 간호사들이 없었다면

다이사트 박사는 그 자리에서 뇌를 빼앗겼을 것이었다.

다행히 박사의 상처는 깊지 않았으며 작은 생채기 수준이었다.

이 역시 치명적인 상처가 나기 전 간호사들이 문을 '쪼개고' 들어가 저지한 덕분이었다.

 

목숨을 건진 대신 쪼개진 문을 보수하는 건 다이사트 박사의 몫이었다.

 

"그런 일이 더 있었다고요?"

 

"한 달에 한 번씩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네."

 

그에게 한밤중에 사랑 고백을 하러 갔다가 그가 다른 환자와 단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목도한 후

마치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본 남편(!?)처럼 광분한다든가.

보편적으로는 그를 신봉한다며 다리를 붙들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환자를 간호사들이 떼어낸다든가.

또한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여성 환자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어필하려 든다든가.

그 나이 또래의 남성 환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며 시험해 봐야겠다고 덤벼들다

흉흉한 눈빛의 간호사들에게 끌려나간다든가.

 

"그리고 자네 같이 이렇게 박사의 상담실에 몰래 잠입을 시도하다 잡혀 나온다든가."

 

"난 그냥 궁금했을 뿐이라구요."

 

"박사의 상담시간은 낮이라네. 그때 찾아가 봐."

 

"낮에는 그의 자는 얼굴을 볼 수 없단 말이에요."

 

"뭐라?"

 

"아니에요."

 

일곱 명의 말 같은 남자 간호사들이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다이사트 박사의 상담실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

 

급하게 할 일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 작업을 끝냈는데 시간이 한 시간이 남는 거라.......

(그러게 나중에 일어나지 말고 일찍 끝내고 자야 하는데 왜 그러니 내 자신아<)

자투리 시간에 후다닥 적어 보는 다이사트 박사의 비밀.<

 

ㅎㅈㅇㅇ : 다이사트 박사와 일곱 간호사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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