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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갤 문학] 버섯 포자 -10

거북손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16 22:57:12
조회 39493 추천 83 댓글 28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67965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68290

 

 

 

3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72906

 

 

 

4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73790

 

 

 

5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76572

 

 

 

6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77497

 

 

 

7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88299

 

 

 

8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094977

 

 

 

9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10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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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젠장..."

 몰아치는 비바람을 가로막으며 나는 연신 포켓기어를 확인했다. 아무리 작동시켜도 통신이 되지 않았다.

 '라디오타워 때문인가...'

 나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포켓기어를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다시 비바람 사이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연락이 되지 않아?"

 저만치 앞서가던 초련이 나에게 물었다. 그녀는 흠뻑 젖은 가운을 둘러매고 빗속에서 휘청이고 있었다.

 "네. 아무래도 성도의 라디오타워 하나만으론 많은 통신량을 감당하지 못하나 봅니다."

 그녀는 걸어오는 나를 가만히 쳐다봤다. 하늘에서 몇줄기의 번개가 빛을 뿜었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비바람은 그치지 않았다.

 "이수재의 연구실은 나도 잘 알고있어."

 다가오는 나에게 그녀가 비를 막으며 말했다.

 "그리고 강연에 대한 걱정은 하지마. 연락이 안되면 걱정 될만도 하지만, 그는 관동지방 최고의 불타입 트레이너라고."

 '이미 다 알고있었군.'

 허탈한 표정의 나에게 그녀가 계속하여 말하였다.

 "자세한건 말해줄 수 없지만, 아무튼 이런 날씨는 그에겐 일도 아니라고. 도대체 누가 누굴 걱정하는거야."

 "그건 저도 잘 알고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네요."

 그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저렇게 말하는 것도 전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물어볼 수 없었다. 그래선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사실 미래를 바라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이 앞이야."

 내가 가까이 오자 초련은 손가락으로 언덕 너머를 가리켰다. 나는 빗줄기 너머로 보이는 블루시티를 바라봤다. 시커먼 하늘 밑으로 펼쳐진 블루시티는 사진 속에서 보던 지상 낙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관동지방 최고의 휴양지라 불리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나는 다시 포켓기어를 꺼내들었다. 아직도 전파가 잡히질 않았다.

 '마박사님께도 연락 드려야 하는데'

 잠시 포켓 기어를 바라보던 나는 다시 눈 앞에 펼쳐진 도시를 바라봤다. 도시 너머로 블루시티의 상징인 거대한 호수와, 어둠 속에 칙칙하게 빛나는 골든볼 브릿지가 보였다. 황금빛 다리 너머는 빗줄기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날씨가 이러니 보이질 않네"

 호수 너머를 바라보던 초련은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나도 그녀의 뒤를 따라 블루시티로 향했다.

 블루시티에 다가갈 수록, 나의 눈앞에 재앙이 펼쳐졌다.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넘어 블루시티로 입성하자, 그곳에는 물이 넘쳐 침수되어가는 도시와, 무너지는 건물 사이로 도망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럴수가..."

 눈이 닿는 모든 곳에 파라섹트가 있었다. 온 도시의 바닥이 움직이는 버섯들로 가득했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를 받으며 온 도시를 헤집는 파라섹트들은 너무나도 생기가 넘쳐 밑에 달린 말라비틀어진 포켓몬마저 살아있는 듯 했다.

 "이 괴물들은 도대체 뭐야!"

 시민들의 비명소리가 사방에 넘쳤다. 파라섹트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몇몇 트레이너가 파라섹트에게 공격을 쏟아부었지만, 휘몰아치는 빗속에서 그 수많은 파라섹트의 무리에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사방의 포켓몬들이 쓰러져 절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수면성 마비독이었다. 파라섹트 특유의 독성 포자에 당해버린 것이다.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는 나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늘에선 끊임없이 비가 몰아쳤고, 그 아래로 도망치는 사람들의 비명을 거대한 번개가 덮었다. 번쩍이던 하늘을 또다시 어둠이 뒤덮고 어둠 너머로 파라섹트가 기어들어왔다. 이것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지옥이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지옥 한가운데에 내가 서있었고, 내 앞으로 파라섹트가 기어오고 있었다. 그 거대한 버섯 아래로는 이미 정체를 알아볼 수도 없는 포켓몬의 초점이 떨어져나간 눈동자가 데굴데굴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서서 다가오는 그것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마치 머리가 찢어지는 듯한 아찔함이 등 뒤에서 밀려왔다. 정신을 잃을뻔한 충격을 버티며 뒤를 바라보니, 그곳에는 한마리의 거대한 후딘이 초련의 앞에서 눈을 빛내고 있었다.

 "빨리 이쪽으로 와!"

 초련은 자신이 있는 구석으로 나를 불렀다.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후딘은 파라섹트를 바라보며 양 손에 쥔 숟가락을 꽉 움켜잡았고, 내가 후딘의 시야에서 벗어나자, 나의 정신으로 엄청난 충격이 밀려옴과 동시에, 순식간에 다가오던 파라섹트는 굉음과 함께 전부 터져 빗물이 흐르는 바닥을 나뒹굴었다. 후딘의 두 숟가락은 마치 공명을 일으키듯 울리고 있었다. 후딘은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자신의 시야에 숟가락을 갖다대었고, 후딘의 시야가 닿는 곳으로 사방의 파라섹트가 풍선이 터지듯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났다.

 "으아아악!"

 나는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다. 머리가 찢어지는 충격이 왔다. 후딘은 숟가락을 갖다대며 거리의 모든 파라섹트를 정리해나갔다. 비명지르는 나의 곁에서 초련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잠시 뒤, 거리의 파라섹트는 전부 산산조각이 되어 빗물에 쓸리고 있었다. 머리가 깨질것 같은 충격이 조금은 완화되었을 때, 초련이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안. 이렇게 가까이라면 버티기 힘들었을텐데."

 그녀의 부축으로 나는 일어났다. 초련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주었다. 그것은 투명한 상자에 담긴 작은 보석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신비의 부적이야. 지금은 하나밖에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후딘의 곁으로 다가갔다.

 "조금만 더 가면 골든볼 브릿지야. 그 너머에 연구소가 있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빗속을 걸어나갔다. 바닥은 파라섹트의 잔해가 뒤섞인 빗물로 흥건했다. 주위를 잠시 바라보던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브릿지로 향했다.

 도시의 곳곳에서 파라섹트가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초련은 더이상 후딘에게 명령하지 않고 거리를 헤쳐나갔다. 어느새 몰아치던 비는 잠시 그치었고, 온 도시에 넘쳐나던 파라섹트는 잠시 주춤하였다. 한참을 뛰어가던 우리 눈앞에 사람들이 모인 장소가 보였다. 수많은 트레이너들이 포켓몬과 함께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고, 몇몇의 사람들은 건물 내에 들어차는 빗물을 퍼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위로 아쿠스타에 올라탄 여인이 한명 보였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명령을 하던 그는 이내 우리쪽을 바라봤다.

 "초련 언니!"

라고 부르며 아쿠스타는 이쪽으로 날아왔다. 그녀는 하얀 수영복에 파란 와이셔츠를 대충 걸치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초련은 그녀를 진정시켰다.

 "진정해. 상황은 나도 알고있어. 그것보다 이제 어떻게 할꺼야?"

 "저도 모르겠어요. 일단 대피소에 사람들을 보냈는데, 갑자기 왜 이런일이.."

 라고 말하던 그녀는 내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초련이 먼저 말했다.

 "서로 둘다 유명하니 잘 알거야. 이쪽은 플라타느, 그리고 저쪽은 이슬. 시간이 없어. 지금 당장 이수재의 연구소에 가야하는데 도와주겠어?"

그녀의 물음에 이슬이 답하였다.

 "네. 하지만 지금은 걸어서 갈 수 없을거에요."

 "걸어서 갈 수 없다고요?"

 나의 물음에 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가 많이와서 공원과 다리가 모두 물에 잠겨버렸어요."

 라고 말하며 그녀는 도시로 넘쳐 흐르는 호수를 가리켰다. 그때 저쪽에서 거대한 차가 알 수 없는 장비를 끌고왔다. 그러자 미리 대기하고 있단 사람들이 무언가의 두꺼운 케이블을 가져와 그것에 장착했다.

 "이봐! 감전되지 않도록 조심해!"

 사람들은 분주히 거대하게 솟은 장비를 대피소 곳곳에 배치하였다. 장비에는 '실프주식회사'라고 적혀있었다.

 "실프에서 지원해줬어요. 이제 조금 나아질 것 같네요."

 그녀는 그 거대한 기계를 바라봤다. 케이블이 연결되자, 그 거대한 기둥같은 것에서 강렬한 빛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주위는 밝은 빛으로 뒤덮혔다. 나는 그 기계를 천천히 살펴봤다. 기계들은 하나같이 정교했고 제품의 마감이 한결같이 완벽했다. 그것들은 그야말로 파라섹트를 잡기위한 물건이었다.

 "단순히 밝은 빛이 아니라 태양광이군요. 확실히 이것만 있으면 파라섹트는 가까이도 오지 못할겁니다."

 거대한 여섯개의 기둥은 그렇게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여섯개의 기둥, 완전히 준비된 제품이 무려 여섯개나 블루시티로 지원을 올 수가 있었다. 나는 실프주식회사의 준비성에 대하여 놀라움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과학력을 지닌 회사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에겐 왠지모를 이상함이 밀려왔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저기 박사님. 연구소에 가시는 길이라면 라프라스를 빌려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이슬은 몬스터볼을 건네었다.

 "강 상류를 따라 가면 금방 도착할거에요. 가장 꼭대기에 있는 저택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가락으로 넘쳐나는 강 너머를 가리켰다. 저 멀리 어두운 하늘 밑으로 희미하게 저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 아래에 조성된 공원은 이미 공원이라고 부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고맙습니다. 일은 잘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나의 감사인사에 그녀가 웃었다.

 "라프라스는 강하니까 도움이 될 거에요. 저는 이곳을 지키고 있을테니 두분이서 다녀오세요."

 그녀의 말에 초련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녀는 무엇인가 걱정을 하는 눈빛이었다. 잠시 그렇게 무언가 생각하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순간, 하늘이 어둠에 뒤덮혔다. 어두웠던 하늘은 더욱 어두워져, 어느순간 번쩍이는 번개의 섬광마저 가리었고, 바닥은 더욱 깊은 어둠과 함께 커다란 그림자가 졌다. 우리들은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맙소사..."

 그것은 하늘을 가리며 날아오는 거대한 망나뇽이었다. 그것이 가까워질수록 그 거대한 날개짓은 주위의 모든것들을 휘몰아치게 만들었다. 초점없는 눈동자는 분명히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등 뒤로 우리의 눈에 다가온 것은, 수도없이 돋아난 수많은, 거대한 버섯들이었다.

 "목호의 망나뇽."

 초련이 입술을 깨물었다.

 "언젠가 사라졌다고 들었었어. 그의 망나뇽중 하나가."

 그 거대한 위압감은 서서히 우리를 덮쳐왔다. 조용히 이쪽을 노려보던 그것은 어느순간 천천히 입을 벌리고있었다.

 "이런!"

 초련은 순식간에 마임맨을 꺼내었다. 이미 숨을 크게 들이쉰 거대한 망나뇽은 일순간에 거대한 숨결을 내뱉었다.

 "빛의장막을 깔아!"

 마임맨은 순식간에 뛰어올라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찍어눌렀다. 망나뇽이 내뿜는 강한 숨결은 거대한 파동과 함께 지면을 내리찍었다. 엄청난 충격파가 장막에 부딪혀 굉음을 내었다. 하늘에서 강력한 불꽃이 일어났고, 주변으로 강력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초련은 긴장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망나뇽은 숨결을 다 뿜어낸 뒤에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엄청난 굉음이 하늘을 뒤덮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망나뇽은 또다시 그 초점없는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얼 빠진 표정으로 그렇게 하늘에 군림한 절망의 폭군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들어가있어!"

 갑자기 초련이 소리쳤다. 그럼과 동시에 그녀의 옆에있던 후딘이 천천히 떠올랐다. 사람들이 물러서는 사이, 후딘의 손에 움켜쥔 숟가락과 함께 주위의 모든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초련은 나를 돌아보며 외쳤다.

 "플라타느, 나는 저것을 상대해야겠어. 반드시 일을 끝내줘."

 그녀는 그렇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앞에는 하늘을 가득채운 거대한 망나뇽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이것도 예정된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웃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옆에서는 이슬이 아쿠스타에서 내려와 나에게 말했다.

 "상류를 따라 올라가세요. 제 바램으로는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줬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말하는 사이 아쿠스타는 엄청난 빛을 내뿜으며 한줄기 광선을 쏘아보냈다. 그것은 망나뇽에게 부딪히더니, 순식간에 망나뇽의 한쪽 날개가 얼어붙었다. 망나뇽은 거대한 굉음을 울부짖으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을을 향해 떨어지던 망나뇽을 향해 후딘이 숟가락을 들이밀었다. 또다시 눈앞에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며, 망나뇽은 저 멀리 바위산에 들이박았다. 산산조각나 쏟아지는 바위사이로, 그 거대한 망나뇽이 다시 일어났다. 나는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그럼 최대한 빨리 끝내고 오겠습니다."

 나의 말에 두사람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는 라프라스와 함께 상류로 향했다.

 거친 물살을 헤치며 라프라스는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갔다. 나의 등 뒤로 수많은 굉음과 작렬하는 불빛이 일었다. 나는 차마 뒤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눈 앞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저 멀리 오박사가 말했던 거대한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 저택은 한눈에 보아도 음침하고 어두워보였다. 라프라스는 순식간에 도착하여 마치 도착을 알리듯 울음소리를 냈다.

 "고마워 라프라스. 기다리고 있어."

 라고 말하며 나는 저택 앞으로 향했다. 저택에서는 불길한 기운이 크게 감돌았다. 인기척은 없었으나, 저택의 문은 열려있었다.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저택의 내부로 향했다. 고급스러운 문은 아무런 소리없이 조용히 열리었다. 저택의 내부는 깜깜하였다. 벽을 찾아 불을 켜보려했지만, 무언가 고장이 난듯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주머니에서 포켓기어를 꺼내 불을 비추었다. 그나마 앞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불빛이 눈앞을 밝혀주었다. 눈앞을 천천히 비추며 나는 조심스럽게 복도를 따라 걸었다. 로비를 따라 걸어 응접실을 지나, 나는 열려있는 방들과 창문을 바라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순간, 나의 눈앞에 소름끼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방 주위에 피어난, 수많은 버섯이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버섯이 피어난 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무언가 중요한 서류같은것들이 옆에 붙어있었다.

 '이쪽이 연구실인가'

 나는 천천히 문앞으로 향했다. 문고리를 서서히 열자, 그 안에서 도저히 맡을 수 없는 악취가 풍겨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코를 움켜쥐었다. 그 순간, 초련이 건네준 부적이 빛나기 시작했다. 나는 놀라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부적을 중심으로 나의 주변이 빛났다.

 '악성 포자 때문인가.'

 나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악성 포자의 냄새임을 알 수 있었다. 부적은 빛을 발하였고, 나는 그것으로 인하여 이 방으로 향할 수 있었다. 나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안에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은 방이 펼쳐졌다. 내부는 곰팡이와 버섯들로 가득 차있었다. 부적은 더욱 밝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포켓 기어로 방안을 비추며 주변을 살피었다. 그곳에는 오늘까지만 해도 무엇인가 둘러본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그 어느곳에도 이수재를 포함하여 더이상 사람의 흔적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한참을 둘러보던 중, 나는 도무지 백신에 사용될 물건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벽에 붙어있는 메모지들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공식의 기록들과 포켓몬에 대한 수많은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그것을 하나하나 확인해보던 나는 바닥에 떨어진 메모지 하나를 발견하였고, 그것을 줍다가 순간 멈칫하였다.

 '물려선 안돼'

 빠르게 휘갈겨 쓴 메모지는 마치 집어던진듯 구겨져 있었다. 그것을 읽던 중, 나의 눈에 메모지 뒷면에 적혀진 또다른 글자가 비쳤다. 나는 천천히 메모지를 뒤집었다. 그곳에는 짧은 단어가 적혀있었다.

 '포켓기어'

 나는 천천히 메모지를 비추던 포켓기어를 들여다봤다. 이것은 이수재의 포켓기어였다. 나는 천천히 포켓기어를 살펴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포켓기어의 메모장 기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무작위로 쓰여진 숫자의 배열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읽어내리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앞에 깜빡이는 불빛이 있었다. 전기가 들어와 있었다. 천천히 그것에 다가가보니, 숫자를 입력할 수 있는 작은 기계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매우 거대한 원형 기계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것이 최초의 통신시스템인가.'

 나는 그 거대한 기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가운데로 가서 포켓기어에 적혀있는 숫자를 차례대로 입력했다. 마지막 숫자에 다다르자, 숫자 배열의 뒤쪽으로 '오른쪽' 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마지막 숫자를 입력하는 순간, 거대한 소리와 함께 양쪽 기계의 문이 뒤로 젖히며 열리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방안을 맴돌던 냄새는 더욱 심해졌다. 방 안의 공기가 조금씩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오른쪽의 기계로 다가갔다. 기계의 안을 살펴보니, 그 안에는 열개 정도의 작고 투명한 병이 한데 모여있었다. 그 밑에는 종이가 하나 깔려있었는데, 백신에 입력할 파라섹트의 정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것들을 가방에 넣었다. 이마의 흐르는 땀을 한번 닦아내고 뒤돌아서는데, 어디선가 인기척 같은것이 들려왔다. 아니, 사실 그것은 인기척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생각해보니 오른쪽 문과 함께 왼쪽문도 열리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곳을 확인해보지 않았다. 아니, 사실 확인해볼 필요는 없었을지 모른다. 혹은, 그것은 확인을 해선 절대 안되는 것이었다. 나는 무언가에 홀렸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쪽으로 나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을까. 나의 두눈은 그것을 직접 확인하려고 했다. 그것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천히 그곳으로 향하여, 나는 절대로 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 거대한 기계 구석에 자리한, 그것은 이미 사람도 아니었고, 버섯도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그것은 그저 '파라섹트' 였다.

 

 

 

 

 

 

다음 편에 계속

 

 

 

 

- 이렇게 1부가 끝났습니다. 바로 내용을 정리한 뒤에 2부로 넘어가고 싶었으나, 8월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의 클로즈업 부문 본선에 진출하게 되어 이만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감 없이 시작하였던 소설이었는데 이렇게나 많은 분들께서 재미있게 봐주실줄은 정말로 몰랐고, 그래서 대회 준비를 하던 도중에도 쉬지않고 계속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저의 누추한 글을 너무나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리며, 대회가 끝난 뒤에 2부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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