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전하가 그거 보면서 새삼 반해야 됨

지나가다가 훈련하는 소리 들려서 몰래 가서 지켜보는데
무휼이 몸집도 왕크고 목소리도 왕크니까
멀리서도 잘보이고 잘들리겠지

어제 밤만 해도 자기 앞에서 삐져서 크흠대다가 자기 말 한마디에 방긋 웃어준 귀엽고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저 많은 병사들을 차갑고 엄하게 호령하는 모습 보니까 새삼 신기함
그렇게 큰 목소리 듣는 것도 오랜만이라 새롭고
남자가 봐도 멋있음

그러는 사이 무휼이 전하 발견하고 저 멀리서 급히 달려옴
무슨 일이 있으셔서 오신 건지 놀란 얼굴로 묻는데
방금 전과 달리 따뜻하고 걱정과 충심이 가득한 표정이라 새삼 뿌듯함
아 이 남자가 내 사람이구나

그냥 지나가다가 보고싶어서 들렸다고 하니
무휼은 전하가 그러시는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너무 좋아하면서 며칠 못 본 사람처럼 반가워함
그 표정 보니까 전하는 왠지 벅차는 느낌임

그럼 한번 들어오셔서 보시겠냐고 하면
내가 들어가면 오히려 방해될 거라며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고
점점 멀어지는 무휼 목소리 들으면서 미소지으면서 가던 길 감

밤에 다시 무휼 만났는데
늘 보던 모습이지만 오늘따라 새로워보이겠지
그래서 빤히 보다가 무휼이 무슨 일이시냐 물으면
내금위장이 하는 일 없이 나만 따라다니는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일하는 모습을 보니 새롭더구나 함
무휼이 발끈하면서 평소에도 일 열심히 한다며 입 삐죽 내밀면
이도가 껄껄껄 웃다가
자네 부하들이 이 모습을 봐야 할 텐데 하고 또 한참 웃고

무휼이 아니 전하! 어찌 자꾸 소신을 놀리시옵니까 크흠 하고 반대쪽으로 고개 휙 돌리면
그래그래 미안하다 하고 웃다가
웃음 그치고 무휼 보면서, 참 멋있더구나~ 하면
여전히 삐진 무휼이 전하 안 쳐다보고 무엇이 말입니까 하고 퉁명스럽게 답함

오늘 자네 말이다 하는 전하 말에
전하 쪽으로 고개 돌리며 예..? 하고 눈 꿈벅이는 무휼에게
오늘 훈련하는 걸 보니 새삼 참 멋있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면
무휼 그, 그렇사옵니까..하더니 입이 귀에 걸려서는 부끄러워함
순진한 반응이 더 귀여워서 한번더 껄껄 웃고
칭찬 좀 자주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함

일부러 삼보씬 때처럼 부하들 있는 데서 칭찬을 하거나 챙겨주는데
무휼 항상 표정관리 못하고 좋아하다가
뒤에서 득룡이 째려보면 눈치보고 표정 관리함

그런 일 반복되니 부하들이 무휼을 좀 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부하들 앞에선 빈틈이 하나도 없이 여전히 엄하기만 함
칭찬을 해줘도 무슨 개수작이냐 새꺄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봐서 서러움만 느낌
그래서 군기에는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