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고 인간은 그냥 평범한 인간 수인은 대부분 호랑이 말 다람쥐 토끼 뭐 이런 평범한 수인으로 태어나는데 간혹가다가 진짜 0.001퍼센트의 확률로 수인중에서 환상종이 태어나는 거지. 주작 용 현무 백호 같은 종 말이야.그렇게 해서 태어난 환상종은 다른 평범한 수인들 보다 특성? 같은게 좀더 엄청날꺼야

비를 다루거나 치유를 해주거나 하여튼 존나 개쩌는 능력 그런데 약간 그런게 있어 백호는 호랑이 수인 계통에서만 태어나고 현무는 거북이 수인, 주작은 그냥 조류 수인중 아무 종이나 상관없이 진짜 로또당첨보다 힘든 확률로 태어나. 주작은 특별히 후천적으로 발현되기도 하는데 선천적으로 태어나는 것 보다 어렵고 어떻게 발현하는 방법도 몰라서 그냥 포기하는게 맞아

하여튼 수인 엘사는 평범한 가정은 아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렌델 가문의 귀한 따님이신데 그것도 하필 0.01퍼센트의 확률로 용 수인으로 태어나서 주변의 관심을 미친듯이 받고 자랐으면 좋겠다 엘사의 부모님은 그냥 뱀수인이야. 그냥 아렌델 가문 일가가 전부 뱀인데 엘사만 환상종ㅇㅇ

그렇게 주변의 관심과 사랑을 모두 받고자란 엘사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나 자기가 특별하단걸 점점 깨닫게 되고 거만해지겠지. 자신은 남들과는 달리 특별하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질꺼야 뭐 딱히 틀린말은 아닌데 환상종은 양심통 이란게 존재해

양심통이 뭐냐면 성스러운 존재가 남들을 상처입히거나 욕보이거나 해서 잘못을 저지르면 생기는 통증이야 잘못이 클 수록 통증의 강도는 점점 심해지고 진짜 심하면 죽기직전까지 갈 정도인 무서운병이야.

근데 엘사는 주변환경 탓에 거만하고 자존심 높게 자랐으니 남들을 하찮은 듯 막말로 까내리거나 마음에 상처를 주는건 일상이겠지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정도 앓아누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앓아누운 날은 눈이 존나 내릴꺼야 근데 엘사는 양심통의 존재를 모르고 그냥 몸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머리에 차갑게 적신 수건을 올려놓고 생각하겠지

그러다가 엘사가 수인들만 다니는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하게 되는 날 이미 엘사에 대한 소문이 학교에 쫙 퍼져있겠지. 엘사는 학교라는곳은 참 짜증나는 곳이라고 생각했어 엘사가 지나갈 때마다 학생들이 쟤가 그 환상종이야? 하면서 수근거리는데 엘사는 그게 마음에 안들지. 쉬는시간에도 하찮은것 들이 자꾸 친한척 달라붙으니 짜증나 죽겠지.

하찮은 수인들 한테 둘러쌓인체 자신에 대한 아부를 조잘거리는 여러개의 소리를 들으면서 엘사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꼈는지,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동공이 세로로 찢어지기 시작하고 비늘이 돋아나기 시작해. 게다가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한 맑은 날씨였는데, 순식간에 구름이 끼고 흐릿흐릿해 지더니 곧 비가 뚝뚝하고 떨어질꺼야.

일기예보 에서도 분명 완벽하게 맑음 이랬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고 순식간에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린다는 뜻은 분명 하늘이 노하거나 누군가가 임의로 비를 내리게 하는거겠지. 그리고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건 환상종 밖에 없고, 엘사는 환상종이야.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학생들은 엘사에게서 점점 뒷걸음질 칠꺼야. 엘사의 표정은 이미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일그러져 있고 지금 당장 누군가가 건드리면 용으로 변신한다음 불뿜어서 직화구이 해먹을 정도로 기분이 나쁜 상태야.

그러다가 눈치없는 학생1이 용기내서 엘사한테 미안하니 화풀라는 식으로 말을 더듬으며 말하겠지.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데, 더욱더 열받은 엘사는 이번엔 사슴의 뿔이 돋아나기 시작해.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엘사는 천한것들이...! 라고 말하려는데, 그 말이 목구멍 까지 차오르기 직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교실 문을 박차고나서는 외쳐

"야! 너희 이거 학교폭력이야 알아? 왜 순진한 애를 괴롭히고 그래!"

그 말을 들은 엘사를 포함한 나머지 학생들도 당황타서 목소리의 주인을 빤히 쳐다보겠지. 적갈색의 예쁜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곱게 땋아내린, 굉장히 정의롭고 활기차게 생긴 여자애가 엘사한테로 다가오더니 그대로 손을 잡고 엘사를 복도로 데려가기 시작해. 엘사는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손을 놓지도 못하고 그대로 복도로 끌려나갔고, 적갈색 머리 여자애는 이내 한숨을 푹-하고 쉬더니 미소지으며 말할꺼야

"아까는 많이 놀랐지? 내 이름은 안나야, 안나 그레이. 종은 참새야! 앞으로 누가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안나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자신있는 표정으로 말할꺼야. 마치 오늘도 한 건 했다 라고 말하는 것 처럼 말이야. 많고 많은 수인들 중에서 하찮디 하찮은 참새수인 주제 자신있어 하는게 너무 우스운 나머지 아까전까지 화가 났던 엘사는 풋!하고 웃을꺼야.

그러자 안나는 뭐야? 왜웃는건데! 하면서 의아한 표정으로 엘사를 바라봤어. 이윽고 엘사는 "너한테 말할빠엔 그냥 나혼자 처리하는게 더 편할껄?" 이라고 말하면서 안나를 놀리기 시작해. 그 말을 들은 안나는 지금 참새라고 무시하냐면서 펄쩍펄쩍 뛸꺼야.

근데 이 하찮은 참새가 나중에 위기를 극복하고 주작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