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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Say You Love Me 06

험버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4 08:10:53
조회 1136 추천 75 댓글 21

이 노래 가사에서 따온 내용이라 넣었는데 들으면서 보기엔 좀 정신 사나울 거야.




Say You Love Me 01

Say You Love Me 02

Say You Love Me 03

Say You Love Me 04

Say You Love Me 05





엘사는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엘사는 제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웃고 있는 눈앞의 붉은 머리 아가씨를 찬찬히 훑어봤다. 어색한 웃음으로 볼록해진 광대가 만든 귀여운 눈웃음을, 주근깨가 흩뿌려진 앙증맞은 코와 뺨을, 꽤나 공들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 틀어 올린 머리와 자연스레 삐져나온 잔머리를 하나하나 살폈다. 머리 모양이 어쩐지 나이와 맞지 않아 보이는 구석이 있어서, 성숙해 보이고 싶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런 머리를 했으면 완전 나이 들어 보였겠지. 안나는 그런 머리를 하고서도 깜찍하기만 했다. 안나는 정말 어렸고,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성향은 제쳐두고 단순히 외모로만 보자면 엘사의 취향에 꼭 들어맞게 귀여웠다.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천진함과 풋풋함이, 엘사가 갈망하는 젊음이 바로 눈앞에 앉아있었다. 문제는 저 젊음은 제 것이 될 수 없고 저것이 맘에 든다고 눈앞에 두고 돌봐주다가는 되려 얼마 남지 않은 젊음마저 쪽쪽 빨려 폭삭 늙어버릴 것 같다는 점이었다.


진지한 연애를 한 건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일이었으나 그 가물한 기억을 더듬으면서도 어렴풋한 행복을 느낄 만큼의 감정만은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나눴던 대화나 상황, 심지어는 상대의 얼굴조차 가물가물했지만 맞잡은 손의 온기나 밤중에 침대 옆자리에서 들려오던 나른한 숨소리 따위는 지금도 문득문득 포근히 떠오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엘사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좋았지. 사랑을 해보긴 했지만 추억에 매달려 울고불고 그리워할 정도로 절박했던 적은 없었다. 좋은 기억, 그저 그뿐이었다. 받다 보면 주고도 싶다는 말을 왜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하지만 엘사는 그런 만남 사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올 다툼과 귀찮음을 알고 있었다. 영원히 행복하게를 믿지도 않았다. 얼마나 행복하든 결국 끝은 이별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까지 오랜 시간을 들여 사랑의 기쁨을 나누는 건 너무 가성비 구린 시간 낭비 아닌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건대, 고작해야 조각으로 남는 얄팍한 행복은 공들인 시간에 대한 보상이 되기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다. 가뜩이나 젊음을 날렸다는 생각에 초조해하는 최근의 엘사에겐 더더욱 그리 느껴졌다. 뒷일 생각 탓에 겁먹어 날린 젊음을 늦게나마 겨우 메꾸고 있는데, 그런 얄팍한 행복이나 핥자고 기한도 얼마 남지 않은 청춘을 반납할 순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엘사가 안나에게 연락한 건 그런 얄팍한 행복을 추억한 탓이었으니, 가성비 구린 건 그렇다 치고 연애의 기억이 제게 끼치는 영향력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눈앞에 앉은 맹랑한 꼬맹이를 더 조심해야 했다.

엘사는 안나가 이렇게 나올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안나에 대해 아는 건 얼마 없었으나 지금까지 봐온 것만 생각해봐도 예사롭지 않은 상대가 될 건 뻔한 일이었다. 청춘 남녀 특유의 충동적인 기질을 감안하고서도 안나는 너무 빨랐다. 나도 저 나이 때 저랬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만나자마자 사랑한다며 뒤집어지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적어도 너 댓 번은 만나봐야 마음이 생기지 않았던가. 최소한 네 번이지. 그렇고말고. 거기다 난 아무리 많이 만났어도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평생 소리 내 말해본 적이 없는데 얘는 아주 인사말처럼 뿌리고 다니잖아.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사랑에 휘둘리는 경향이 평균 이하 치에 머무르는 엘사조차 종종 그 추억에 잠겨 미소 짓곤 했기에, 평균 최고치를 웃도는 듯한 안나가 만남과 이별을 좋은 추억으로만 남겨 둘 수 있을 거라곤 생각 할 수 없었다. 연애는 고사하고 하룻밤도 위험해 보였다. 이거 잘 못 건드리면 분명 뭔 일 날 거야. 아마 납치나 감금으로 끝나겠지. 그리 생각하며, 엘사는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목구멍을 타고 스물스물 올라오는 소리를 안나의 면전에 툭하고 내뱉었다.



“윽-”


“그런 소리는 좀 상처인데.”



안나가 태연한 척하며 지적했지만 엘사는 같은 소리를 내길 반복하며 고개를 저었다. 엘사는 반쯤 비운 접시를 밀어내며 포크를 내려놨다. 안나의 접시는 어느샌가 다 비워져 있었다.






“다 먹었으면 나가자.”






*





“이제 뭐 할까요?”



아직 이른 저녁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집에 보내고 싶었지만 싱글벙글 웃으며 제 팔에 손을 감아오는 안나를 보자니 차마 그러진 못하겠고, 엘사는 슬쩍 팔을 빼내며 근처 공원에서 산책이나 할 것을 제안했다. 안나는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건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 마음속으로 적당한 합의를 본 듯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나섰다.

산책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엘사가 안나와의 일에 대한 처리를 궁리하는 동안 안나는 끈질기게 들러붙어 엘사와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으려 들었다. 엘사는 안나의 손을 쳐내며 짜증을 냈다.



“아- 왜 이래? 나 다한증 있어서 손 못 잡아.”


“거짓말 마요.”


“진짜거든? 팔도 잡지 마. 어깨 잘 빠져.”


“무슨..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에요?”


“환자라 미안하네. 너한테 연락한 걸 보면 이제 정신과도 다녀야 할 것 같아.”


“자꾸 밉살스럽게 구는데- 다른 사람들은 저랑 한 번이라도 만나보려고 줄 서있는 거 알아요? 만나기도 힘든 안나가 먼저 손을 내민다? 로또 맞은 건데.”



안나는 입을 비죽이며 엘사에게 손바닥을 내보였다.



“먼저 연락해놓고 손도 안 잡아 줄 거예요? 정말?”



엘사는 그런 안나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찬찬히 훑어보더니 피식 코웃음을 흘리며 안나의 손을 낚아채 듯 잡았다. 손 정도는 괜찮겠지, 뭐.


“거짓말 맞네. 완전 뽀송한데?”


안나가 손가락을 꼼질대며 말했다.


“당연히 거짓말이지. 내가 땀쟁이로 보여?”


“와, 뻔뻔해라.”


“너만 할까.”



안나는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방실방실 웃어대며 엘사의 손등을 엄지로 쓸어내리고는 걸음에 맞춰 가볍게 팔을 흔들었다. 엘사는 가로등 밑을 지날 때마다 안나의 얼굴을 슬쩍슬쩍 훔쳐봤다. 아, 얘 귀엽네. 다른 생각은 다 접어두고 나온 솔직한 감상이었다. 엘사는 순간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돼, 정신 차려야지.



“너 그러면 안 돼.”



엘사는 앞을 보고 걸으며 딱딱하게 말했다.



“뭘요, 또.”


안나는 흔들던 팔의 속도를 늦추고 언짢은 표정으로 엘사를 올려보며 말했다.



“손잡는 거?”


“이렇게.. 들이대는 거.” 엘사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었으니 망정이지 잘 못 걸렸으면 너 큰일 났어. 어떻게 만나자마자 사랑한다고 그래? 조심히 살 필요가 있어, 너는.”


“좋은 사람 만났으니 된 거 아니에요?”



아, 말이 안 통해. 어째 무슨 말을 하든 안나의 부담스러운 감정 대사로 대화가 끝나는 것이, 점점 갈피를 못 잡고 휘말리고 있단 기분이 들었다. 엘사는 가볍게 끙 소리를 내며 안나를 바라봤다.



“그..- 연애는 꽤나 해 본거지?”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만나온 사람들이랑 나랑 다를 게 뭐야?”


음... 안나는 엘사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느낌?” 안나는 멍하니 말했다. “몰라요. 그냥 느껴지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요? 이런 게 사랑 아니에요?”



느낌이라. 엘사 역시 말로 설명할 수없이 그냥 느끼게 되는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느끼든 언제나 계기는 필요했다. 매일 저녁을 함께하던 상대가 자리를 비운 날, 생각보다 큰 허전함을 느끼며 감정을 차차 깨달아가는 것과 같은 진부하고 일상적인 일이든, 물에 빠진 상대를 인공호흡으로 구해내는 것 같은 드라마적인 일이든, 뭐가 됐든 감정이 생기려면 계기가 필요했다.

엘사와 안나는 고작 하루 전에 처음 만났고 둘이 함께 보낸 시간은 넉넉히 잡아도 여섯 시간이 채 못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정의 계기가 될 만한 사건이 없었다. 뭐, 꽃? 꽃말에서 느껴? 그게 말이 되니? 그거 말고 뭐 했더라.. 아, 만나자마자 모텔로 끌고 들어간 거. 그 과정에서 사랑을 느꼈다면 얘는 정말 인생 막사는 정신 나간 애인 거고. 아, 뭐. 정신 나간 게 맞는 것 같긴 하지만. 엘사는 정상인의 사고로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외모밖에 없었다. 그렇겠지, 내가 나이는 쪼오끔 먹었어도 끝내주는 건 여전하거든. 어딜 가도 나처럼 예쁜 사람 보긴 힘들더라고. 그렇게 생각하자니 샘솟는 자신감에 어깨가 올라가는 한 편,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제 외모에 반해 하룻밤을 내준 상대는 차고 넘치게 있었지만 그들을 가벼운 사람이라 생각한 적은 없었다. 예쁜 외모와 잘빠진 몸매만한 섹스어필이 또 어디 있을까? 엘사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한껏 이용해왔고, 그에 넘어온 이들은 그저 솔직하고 본능적일 뿐이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니? 단순히 외모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에게 사랑을 느낀다 생각하니 왜 이리 가벼워 보이는지. 엘사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그런 게 아니었다. 그 감정은 적어도 속옷보단 무거워야 했다. 엘사는 발걸음을 늦추고 나지막이 말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는 게 아니야. 넌 내 이름도 제대로 몰라.”


“알려주면 되잖아요. 몇 살이에요? 어디 살아요? 성은 뭐예요?”


“솔직히 말하자면, 알려줘도 될지 잘 모르겠어. 너 상당히 귀찮은 애 같거든.”


“그쪽 말대로 내 팬티 속까지 더듬어놓고 이름이랑 나이도 제대로 안 알려 준다고요? 사람도 아니다.”


“오늘 만나줬잖아? 이 정도면 거기에 대한 책임은 진 거지.”


“전혀 아니거든요? 더 져요.”



안나는 걸음을 멈추고 엘사와 마주 섰다. 안나는 엘사의 손을 끌어당겼고 엘사는 그에 끌려 살짝 허리를 숙였다. 안나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는 엘사와 눈을 맞추고 말했다.



“말해줘요. 성이 뭐예요? 이름이 엘사는 맞아요?”


너무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이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화장실에서 떡치지 않기로, 학교를 때려치우기로, 꽃 가게를 하기로, 지나간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방탕하게 살기로 한 선택들이 엘사를 이 당돌한 꼬맹이 앞에 서있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젠 뭘 선택해야 할까? 안나를 따돌리고 가게는 당분간 직원들에게 맡겨둔 채로 휴가를 떠날 수도 있었다. 안나가 엘사를 잊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요즘 하와이에 가고 싶긴 했지. 거기서 또 몇 가지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평소와 같이 하룻밤을 함께 보낼 사람들을 몇몇 추리고 지나간 젊음을 그리워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다시 처량히 나이 들어갈 수도 있었다. 편하고 예상 가능하게 지루한 삶을 되찾을 수도 있었다. 혹은- 안나를 끌어안고 나이에 맞지 않는 연애로 뛰어들 수도 있었다. 손잡고 꽃밭을 뒹굴겠지. 놀이 기구 타면서 빽빽 소리도 지를 거고. 안나 나이 대 치고도 좀 유치한 것 같긴 하지만, 어쩐지 안나와는 그렇게 만날 것 같았다. 정말 귀찮고 짜증 날 거야. 그래도, 재미는 있을 거야.


엘사는 문득 모든 일을 선택해야 된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알아서 좋은 길로 흘러 들어가면 좀 좋아? 엘사는 순간 움찔하며 이를 갈았다.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에 빠져있자니 뒷일을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는 자신이 몹시 나이 든 것처럼 느껴진 탓이었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이렇게 밀어낸 것도 후회하게 될까? 어릴 때 화장실에서 떡쳐보지 못 한 걸 후회하는 것처럼? 애초에 이 자리에 선 것도 그런 무모함을 즐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벌인 일들 때문 아닌가. 그래놓고 막상 다시 무모해질 기회가 오니 어김없이 겁먹어 망설이는 꼴이란.

엘사는 지금의 생활이 좋았다. 나이 들어가는 게 못마땅한 정도일 뿐, 딱히 걱정거리랄 것도 없었고 제 나름대로 만회 중인 청춘은? 작업은 늘 비슷한 패턴 속에서 상대만 바뀔 뿐인지라 슬슬 익숙하고 편안해진 차다. 그런데, 이런 게 정말 청춘이던가? 암만 생각하도 제가 동경하던 젊음은 이런 잔잔함 속에 있지 않았다. 엘사는 좀 더 무모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 사이를 오가며 하룻밤을 불태우는 청춘보단 고함이나 집착이 오가더라도 뜨겁게 열정적 이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 대판 싸우고 좀 귀찮으면 어때. 더 나이 들면 정말 기운 없어서 못 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뒷일 걱정 말고 좀 아무렇게나 살아보란 말이야!



“무슨 생각 해요? 말 좀 해주라니까요!”



안나가 엘사의 손을 놓고 화가 난 듯 주먹으로 허공을 내리치길 반복했다. 안나는 찡얼거리며 거의 날뛰기 시작했고 엘사는 그런 안나를 말없이 바라봤다.



얘는 집착 스토커로 발전할 기질이 보이긴 하지만- 엘사는 허공에서 휘적이는 안나의 팔을 잡았다. 슬쩍 당기자 안나는 별 저항 없이 끌려왔다. 음, 나중에 무슨 일 생겨도 이 정도는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부탁이 있는데,”




엘사는 징징대는 안나의 허리에 팔을 감고 끌어당겼다.




“사랑이니 뭐니 같은 말은 이제 하지 마.”




놀란 안나가 눈을 껌벅이며 엘사를 바라보자 엘사는 허리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줬다.



“나는 29살이고,”




엘사는 안나의 목덜미를 쓸었다. 잔머리가 쓸리며 뒷목을 간질이자 안나는 몸을 떨었다.




“가게 근처 호텔에 살아.”




엘사는 안나의 목덜미를 끌어 이마를 맞댔다. 안나가 파르르 떨며 반쯤 눈을 감자 엘사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이건 사랑이 아니야.”




안나는 반쯤 감은 눈으로 엘사와 눈을 맞추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에 ‘아직’정도는 붙여줘요. 사람이 희망이 있어야 사는데.”


“앞일은 약속 못 해. 지킬 자신 없어.”


“말뿐이라도 좋으니까-”



엘사가 고개를 가볍게 틀어 안나에게 입을 맞췄다. 입술이 살짝 맞닿았을 뿐인 담백한 입맞춤 사이로 엘사가 웃으며 속삭였다.




“그래, ‘아직’은.”



그 말을 듣자 차오르는 미소와 함께 안나의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안나는 엘사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몸을 기댔다. 숨이 가빴다. 안나는 엘사를 끌어당겨 조금 전보다 깊게 입을 맞췄고, 엘사의 입속에 중얼거렸다.



“이름은.. 엘사?”



“-도즈.”



엘사가 작게 끄덕이며 말했다.






“엘사 도즈-”




엘사는 그동안 지켜온 자신만의 규칙을 모조리 깨버렸다. 그렇다고 이게 온전히 안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번에야말로 뒷일 생각 않는 충동적인 젊음을 즐겨보기로 마음먹은 것뿐이었다. 이렇게 일을 벌여 놓고서 귀찮아지면 뒷일 생각 않고 훌쩍 하와이로 떠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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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연재 미쳤다~ 미안하다. 연재물 쓸 땐 왠지 쓸데없는 고민이 많아짐. 앞뒤내용 연결은 되는 지, 전편이랑 말이 달라지진 않았는지.. 이제 너무 고민 안하려고. 그냥 편하게 쓰고 싶은 대로 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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