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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경험담.txt

축견(115.126) 2016.06.04 04:02:20
조회 22821 추천 381 댓글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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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인접한 남도의 끝자락, 산으로 둘러싸여 고립된 분지


그곳


바로 내가 나고 자란 고향 X군


한없이 초록빛만 머금은 것 같은 조용한 시골 마을엔 제법 어두운 색이 있다


그리고 난 이 어둠을 본 적 있다


이건 경험담이자 목격담이고, 고발이다



가정 형편으로 인해 읍과 면을 오가며 같은 군에서만 20년을 살았다


그럿 탓에 나와 내 아버지, 어머니의 고향인 그곳에서도 난 늘 이방인 신분이었다


그들만의 언어를 쓰고 그들과 같은 억양으로 말하며 짜디짠 음식을 즐기지만 그들과 섞이기란 도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역 사회란 그런 것이다


섞이려 해도 섞일 수 없는 무언가 막 같은 것이 있다


그들은 이 얇은 막을 지나치게 경계한다



부모님은 늘 개인적인 시간을 즐겼다


아버지께서는 LP판과 CD 수집이 취미였고 영화를 즐기셨다


어머니는 언제나 가정에만 충실하고 이웃과 교류가 적은 편이셨다


당연히 나도 그런 영향으로 조용히 혼자서 보내는 나날이 많았다


학창 시절도 한결 같이 구석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학우를 관찰하는 것이 취미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날 친구라고 부르는 녀석들이 제법 생겼다


단지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고상해 보였는지, 소위 좀 노는 녀석들 중 꽤나 지적인 녀석들과 친해졌다


인터넷 문화에 어두웠던 시골 녀석들에게 난 문화를 수입해 공급하는 귀한 무역가 정도의 역할이었다


그놈들은 날 썩 극진히 보살펴 줬다


덕분에 난 편안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1학년 여름 방학을 앞두고 일진 놈 자취방에 들른 적이 있었다


점심시간에 굳이 방에 물건 가지러 가는 걸 나와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양아치의 전형적인 습성 중 하나인 무리짓기였다


난 특별한 대꾸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따라나섰다


강력한 무리의 우두머리와 유대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도서관 뒷편 담을 넘어 나무가 우거진 샛길을 따라 10분여 걷자 등교길이 나왔다


가는 동안 녀석은 내게 담배를 권했지만 거절했다


놈은 시종일관 들뜬 상태로 이것저것 떠들어댔고 난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렇게 걷기를 큰 길을 벗어나 또 다른 샛길로 들어서 10분을 넘게 걷자 조그만 시골 집 하나가 나왔다


양철문이 달린 반쯤 쓰러져가는 슬레이트 집이었다


녀석은 열쇠도 없이 그 문을 열었다


삐걱거리며 문이 열리자마자 천장이 낮은 좁은 주방이 나왔고


또 다른 양철 문을 열자 싸구려 식료품 봉지와 과자 부스러기가 널부러진 지저분한 방 한 칸이 나왔다


녀석은 그 쓰레기 아래 깔린 눅눅해 보이는 이불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았다


잠시 뒤 날 보며 최대한 비열한 표정으로 씨익 웃어 보였다


콘돔이었다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3학년이 되면서부터 무리를 이탈해 홀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2년이란 시간은 성질이 다른 서로를 분리시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가을 무렵, 주말 제법 늦은 시간이었다


이전에 어울렸단 날 친구라 부르던 놈들과 마주쳤다


녀석들은 잔뜩 신이 난 상태로 내 별명을 부르며 어깨동무를 했다


나도 덩달아 신이나 물었다


"뭐 좋은 일이라도 있냐?"


"빽하러 간다"(빽=섹스)


"누구랑?"


"있어"


"이러기냐?"


"너도 갈래?"


"됐어"


그렇게 우린 헤어졌다


녀석들 청바지 주머니 아래 불룩하게 잔뜩 들어찬 콘돔이 거슬렸다



한 학년에 200명 조금 넘는 정도의 작은 학교였지만 성적으로 꽤나 활발한 편이었다


여기저기서 경험담을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녀석들이 많았다


사귀는 동급생끼리, 선후배끼리, 다들 얽혀 관계를 가지는 듯 했다


거기까지는 어느곳에서나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유별날 게 없는 일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이 흐른 뒤 명절날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생과 늦게까지 마신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래 안주는 지난 학창시절 일들이었다


녀석들이 하는 말들은 내게 충격적이었다


학창시절 강간에 대한 얘기였다


내가 어울렸던 그 일진 녀석들이 저지른 일들에 대해 상당히 상세한 부분까지 늘어놓는 것이었다


대상은 한둘이 아니었다


남자 선배들과 모인 자리에서 신고식 개념으로 여자 선배들과 떼씹을 했다는 이야기


나와 가까이 지내던 여자애가 2:1로 범해진 이야기


체육대회 뒷풀이라며 여자 후배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길에서 범한 이야기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지적 장애가 있던 후배를 꾸준히 성노리개로 쓴 이야기까지


술자리가 무르익자 내게도 뭔가 털어놓길 요구했다


녀석들은 나도 그들과 함께였을 거라 생각했다


난 구토가 나왔다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았던 것이다



시간은 흘렀다


이젠 이전보다 드물게 시골에 간다


그리고 아직도 그 녀석들은 그곳에 있다


그곳에서 경찰, 행정직 공무원, 치킨집을 하며 말이다


조용했던 그곳은 여전히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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